김병권
저자:김병권
《기후를위한경제학》(2023)의저자이고,2025년현재녹색전환연구소연구위원이다.기후위기대응과정에서인공지능의영향과복지의변화를연구하고있다.
2022년까지정의당부설정의정책연구소장을맡으면서기후정책과디지털경제정책설계를책임졌다.연세대학교화학과에입학했지만,졸업후에는10여년동안소프트웨어개발과기획등디지털분야에몸담았다.이후정책연구로방향을바꿔(사)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부원장을맡으며국가사회경제정책연구를했고,서울시혁신센터장과협치자문관으로일하며지역의혁신과협치현장에참여했다.사기업-시민사회,공공영역을넘나드는경험을하는사이석사는경제학,박사는사회학을전공했다.
《1.5도이코노믹스타일》(2024),《기후위기와불평등에맞선그린뉴딜》(2020),《사회적상속:세습사회를뛰어넘는더공정한계획》(2020),《사회혁신》(2017)등저서와다수공저가있다.
머리말세명의노벨상수상자가말하지않은것
1부인공지능은기후구원투수일까,기후악당일까?
1.한세대안에일어날네가지가능한미래
2.인공지능을담은디지털전환,기후를담은생태전환
3.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을‘쌍둥이전환’으로
4.디지털과인공지능이기후위기해결책이라는주장들
1)디지털은우리를탄소중립으로안내할까?
2)친환경디지털혁신으로포장된‘스마트도시’
3)친환경디지털을이끄는인공지능
5.두전환을적절히조율할수있다는주장들
6.디지털과인공지능이기후에해롭다는경고들
1)디지털가속으로인한에너지폭식
2)효율성을압도하는인공지능의에너지소비
3)디지털과인공지능이‘비물질적’이라는착각
4)인공지능이기후부인론자가되는미래
5)사회와기후모두에게해로운디지털가상코인
6)기후와생태에해로운‘디지털과소비’
7.기후한계안의인공지능이라는새로운좌표
2부한국은‘최고의디지털국가’,‘최악의생태국가’
1.한국사회는두전환을통합적으로접근해왔나?
2.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의매트릭스만들기
1)‘사회적층위’에서두전환을살펴보기
2)어떤방향이‘바람직한’전환일까?
3)쌍둥이전환매트릭스구성하기
3.한국은얼마나심한디지털편향사회가되었나?
4.2020년코로나19발생과한국형뉴딜이라는기회
1)두전환의분기점,코로나19
2)디지털뉴딜로기울어진한국판뉴딜
3)2020년이후한국기업의RE100참여와한계
5.한국의디지털편향을잘알고있는시민들
6.국민소득이낮아생태후진국이되는가?
3부디지털삼국지vs생태삼국지
1.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으로가는세가지경로
1)디지털편향함정에빠진한국
2)전환을분석하는기존틀의문제
3)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의세가지경로모델
2.디지털전환에서세국가의서로다른경로
1)미국의‘시장주도모델’과디지털독점의등장
2)중국의‘국가주도모델’과감시국가의위험성
3)세계표준을이끌어온유럽연합의‘권리주도모델’
4)무엇이디지털전환의서로다른경로를만들까?
3.생태전환에서세국가의서로다른경로
1)세국가모델은생태전환에서어떻게달라질까?
2)뒤처진미국,다시생태전환선도국될까?
3)녹색산업굴기를이끌어낸중국
4)생태전환의리더유럽연합의성과와고민
4.세국가경로의유동성과수렴현상
5.유럽의길위에놓인세가지한계
6.쌍둥이전환에서예외적인한국의경로
1)글로벌표준경로에서이탈한한국
2)한국이방향을돌릴기회는어디에있나?
3)왜한국은전환의경로를바꾸지못할까?
4부한국의전환경로를바꿀정책들
1.전환의방향을바꿀디지털독점규제
1)전환을결정하는‘기술산업복합체’
2)사회와기후모두를위한빅테크규제
3)디지털독점규제의사각지대한국
4)규제와혁신은함께갈수있다
2.생태친화적인인공지능을위한규제
1)생태적피해앞에서멈춘유럽‘인공지능법’
2)뒤처진미국과중국의인공지능규제현실
3)사회·생태적안전을외면한한국인공지능기본법
4)가상자산채굴의생태파괴는규제되고있나?
3.지체된생태전환을가속시킬녹색산업정책
1)시장주의를넘어녹색산업정책으로
2)녹색산업정책전환의결정적계기,그린뉴딜
3)글로벌녹색산업경쟁의도래
4)녹색산업후진국한국의선택
맺음말2050년안에인공지능과기후가바꿀미래
1.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의장기전망
2.두터워지는‘기술권’은파괴된지구를대신할수있나?
3.지구생태계한계안에서의디지털과인공지능
4.한국사회의미래:인공지능과기후대응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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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먹는하마AI가기후위기해법이라는장밋빛전망
일찍부터실리콘밸리빅테크들은디지털과인공지능기술이기후위기해법이라고주장해왔다.최근에는인공지능이2030년까지글로벌온실가스배출량의5~10%를줄일수있음은물론,기후재난에대비하고회복력을향상하는데도움을줄수있다는식의보고서들도쏟아져나왔다.인공지능이기후위기해법이라는주장들이현재미디어와여론을지배하는데,샘알트먼이나일론머스크같은경영자들이쏟아내는낙관적인미래예측을시민들은정치인이나학자들보다오히려더신뢰하는경향이있다.
하지만디지털과인공지능혁신이오히려지구와기후에부정적영향을줄수있다는주장도꽤나오고있고,불행하게도인공지능의생태적악영향우려는현실로드러나고있다.특히2022년말등장한생성형인공지능과데이터센터폭증이‘전기먹는하마’로알려지면서인공지능의막대한에너지수요가미디어의집중조명을받았다.국제에너지기구에따르면급팽창하는데이터센터는규모가클경우100메가와트이상의전력용량을요구하는데,이를위한연간전력소비량이전기자동차약35만~40만대에필요한전력과맞먹을정도다.아일랜드는자국에유치한데이터센터가2024년기준전체국가전력소비량의20%를잡아먹을정도로막대했고,2026년에는전체전력수요의32%까지잠식할수있다는충격적인전망도나오고있다.
한국도마찬가지다.2023년12월말기준으로국내에는153개의데이터센터가있다.이를가동하기위해1기가와트급대형발전소2기이상의발전용량을데이터센터에내주고있는데2029년까지새로요구되는데이터센터수요가무려700개를넘을것이고이를위해막대한추가전력이필요하다는전망이다.2023년재생에너지비중이9.2%밖에안되는한국의경우,전력수요증가는더많은석탄과가스발전의수요로연결되고이는곧바로온실가스증가로이어진다.이런추세가확대된다면,기후위기최대주범이인공지능과이를지원하는‘데이터센터’로옮겨갈공산이크다.
딥시크의효율성도트럼프정부투자계획도위기를막을수없다
기업들사이의경쟁을넘어국가들사이에서도대규모투자경쟁에들어가고있어인공지능으로인한전력수요는한층커질전망이다.트럼프대통령은취임하자마자5천억달러의대규모인공지능데이터센터구축프로젝트인‘스타게이트합작회사’계획을직접발표했다.한국정부도2025년1월최대2조원규모의‘국가AI컴퓨팅센터’를지을계획이며여기에공공이51%를투자하겠다고발표했다.같은시점에중국스타트업이딥시크를공개하면서자원효율적인인공지능개발시대를예고했지만,에너지와자원수요증가추세자체를막지는못할것이다.기술혁신으로효율을높이면단위당자원투입량은줄어들지만,가격의하락으로수요가증가하여총자원소비는오히려증가하는리바운드효과또는제본스역설이작용하기때문이다.
이대목에서인공지능지원을위한데이터센터전력수요가20%까지폭증하여국가적인문제로번진아일랜드의환경부장관이먼라이언이2024년9월파이낸셜타임스와의인터뷰에서한발언이주목할만하다.그는인공지능개발역시“우리가약속한기후한계안에서작동해야하고,전력의안정적공급이가능한전력망안에서작동해야”한다고분명히말했다.생태경제의원칙에따라서인공지능과기후의관계를압축적으로매우잘표현했다고할수있다.
이책의주요내용
기후한계안의인공지능이라는새로운좌표가필요하다
이책은1부에서는인공지능이기후에미칠다양한영향을긍정적,중립적,부정적견해로분류하여기존논의를종합했다.비즈니스쪽에서주도하는인공지능의긍정적역할논의는현재정치권이나미디어에서압도적인다수를차지하고있고학계도크게다르지않다.또한중립적인위치에서디지털과녹색을정책적으로적절히조합하여선순환을이뤄야한다는주장들도있다.하지만디지털과인공지능이기후와생태에줄수있는부정적인영향을우려하는분석과연구는아직공론장에서는비주류이고국내에서는그조차도접하기가쉽지않다.그래서이책은디지털혁신이발생시킬생태적유해성에대한글로벌연구성과를다양하게소개하고,상당한논리와근거로이들주장이뒷받침되고있음을보여준다.이어서기후를위해인공지능이할수있는것과할수없는일을명확히하고,인공지능의특별한능력을뒷받침하기위해사회와기후가어떤비용을치러야하는지도알아본다.특히인공지능의폭발적확산지원을위해빠르게증설되고있는데이터센터가에너지공급에상당한부담을주고,심지어에너지전환을지체시키는우려가이미현실화하고있음을보여준다.
한국은최첨단디지털사회이자생태지체국가
2부에서는한국사회가두전환을어떻게수행하고있으며다른국가들과비교하여어떤특징이있는지살펴본다.기존의다양한글로벌성과측정지수를이용해서179개국가의위치를디지털-생태매트릭스에분포시켜봄으로써,한국은최첨단‘디지털사회’인반면에생태전환의진도는매우느린생태지체국가임을확인한다.한국경제는역사적으로반도체와디지털경제에의존해성공적으로경제선진국이되었지만생태전환을위한준비는제대로할기회가없었다.그결과선진국가운데매우특이하게최고의디지털국가이면서동시에최악의생태국가라는불균형에빠졌다.
2020년코로나19를계기로시작된한국형뉴딜정책으로한국정부도이불균형의늪에서빠져나올중요한기회를열었다.하지만처음부터디지털전환에치우친설계와부실한그린뉴딜,과도하게사기업에의존한정책추진,정부의일관된정치적의지결여,그리고윤석열정부로의교체가이루어지면서점점더균형에서멀어졌다.같은시기온실가스배출량이많은한국의글로벌대기업은4년이라는짧은시간동안36개주요기업이RE100에가입하는등외형적으로는생태전환에높은관심을기울였다.하지만한국기업은유럽과북미는물론여타아시아기업에비해RE100목표달성시기를2040~2050년으로과도하게늦춰잡는등실제로는생태전환의의지가상대적으로낮았음을확인한다.
디지털삼국지VS생태삼국지
그러면‘디지털과잉,생태지체’국가인한국이어떻게불균형을바로잡고두전환의균형을회복하여더나은미래를열수있을까?3부에서는글로벌디지털전환으로가는현실의세가지경로로서,①미국으로대표되는시장주도모델,②중국의국가주도모델,그리고③유럽의정책기조를반영한권리주도모델을제시한미국의법학자아누브래드포드의아이디어를생태전환으로확장하여중요한시사점을얻는다.세모델과우리나라를비교해보면,한국은시장주도모델을주도해온미국보다도더심한시장의존형전환패턴을보였던반면,녹색산업정책을주도하는중국모델의장점이나시민의권리와안전을중시하는유럽규제모델의장점을지나치게외면하고있다.글로벌세모델이디지털규제강화,녹색산업정책경쟁,시민의권리보호등으로수렴하는경향이있다는사실에주목하고우리사회가지금이라도이런추세를적극적으로참조해야디지털편향에서탈출할수있다고역설한다.
한국의전환경로를바꿀정책들
4부에서는우리사회가‘디지털편향’과‘생태적지체’상태에서벗어나기위한대표적인정책수단으로서디지털독점규제,인공지능과가상자산의생태적영향통제,그리고녹색산업정책도입을적극적으로고려해야한다고강조한다.우선두전환의방향을결정하는가장중요한요인은권력관계인데무엇보다디지털권력을견제하는독점규제가필요하다.따라서현재경제권력의중심부를차지하면서시장경제에서두전환의방향에결정적인영향을주는거대빅테크에주목한다.그리고그들이사적이익만을생각하며인공지능과디지털혁신의방향을좌우하는행태에대해공적으로제동을걸필요가있다고강조한다.아울러유럽의‘인공지능법’을필두로전세계적으로뜨거운쟁점이되는인공지능관련규제에서사회적요소만이아니라생태적요인이반드시포함되어야함을역설한다.두전환의균형을위해서는디지털영역에서의규제뿐아니라지체된생태전환의속도를올릴녹색산업정책을시급히도입하는것도필수다.산업정책덕분에선진국반열에올랐던한국이지금은녹색산업정책에뒤처지고있는역설적상황에서빨리탈출하자고제안하는것이다.기후대응과생태전환,산업경쟁력을위해서녹색산업정책도입을절박하게고려해야할것이다.
한국사회의미래는여전히열려있다.우리삶에점점더깊숙이들어오고있는디지털과인공지능혁신의이점을충분히누리면서도,이들이시민권약화,사회적불평등,민주주의침식,그리고기후위기와생태파괴로귀결되지않고지구생태계의한계안에서작동하도록만들수있기때문이다.디지털전환의특이점이사회적,생태적비극으로끝나지않게할수있으며,기후와생태의티핑포인트를넘기전에생태적으로안전한사회적티핑포인트에도달할수있는것이다.다만두전환이특이점과티핑포인트를넘기전에시민들의지혜를모아우리의길을찾아야한다고저자는주장한다.
《기후를위한경제학》의저자가선보이는네가지차별적특징
저자의전작《기후를위한경제학》은사서추천도서,서점인이뽑은올해의책,환경단체의올해의환경책,일곡유인호학술상,세종도서등다양한부문의추천및수상도서로선정되고수많은저자강연과행사에초청되며많은관심과호응을얻은바있다.이렇게될수있었던배경에는디지털부문사기업,시민사회,공공영역을모두경험했던저자의이력이작용했다.이책《AI와기후의미래》는이러한탄탄한이력에기초하여디지털비즈니스의변화추이를관찰하고디지털과생태라는두전환을통합적으로분석하고연구함으로써다른곳에서는찾아보기힘든첫번째특징을갖게되었다.한국의디지털분야전문가들은디지털전환이가져올미래는낙관적으로과대평가하는경향이있지만생태전환에는관심이적었고,반대로환경운동이나환경정책에관여해온이들은기후위기의심각성과생태전환의절박성에대해서는깊이이해하고있었지만디지털전환에는상대적으로무관심했다.이렇게지식과정책분야의관계자들이두전환에대해인적·지적으로분리된상황은두전환을통합할정책과제도설계의기회도멀어지게했다.
이책의두번째특징은우리학계와정책분야에서생소한생태경제학의관점에서두전환을함께보았다는점이다.생태경제학이라는낯선학문을우리사회에소개해온저자는‘인공지능과디지털혁신도오직지구생태계의한계안에서만가능’하다는생태경제학의관점을일관되게적용하고있다.
세번째특징은인공지능과기후,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을상호선순환시킬핵심요인이기술적잠재력이나혁신의수준보다는사회를구성하는이해관계자들사이의역학관계,즉권력관계와민주적인거버넌스수준에있다고전제한점이다.그에따라‘더많은기술,더나은혁신’이도움이될수도있지만,결정적으로는사회정치적인역학관계의재구성이인공지능과기후의선순환을촉진하게되리라전망했다.
마지막으로저자는‘규제와혁신이서로충돌’할것이라는통념을거부한다.치열한글로벌디지털혁신경쟁에서뒤지지않으려고분투하려는관점에서는기후와생태를이유로인공지능과디지털을규제하자는주장이불편할수있다.하지만기술혁신을통한사회변화를적극적으로지지하는저자는일반의선입견과달리사회의공동이익과기후대응을위해디지털기술을적절히규제하는것은오히려사회친화적이고생태친화적인혁신을낳을수있다고주장한다.엄격한교통법규가오히려자동차산업의부흥을촉진하고,까다로운식품·의약품규제가식품과제약산업의성장을돕는등규제와혁신이동반된사례는역사적으로수없이많다.비용효율적인인공지능혁신으로화제가된중국스타트업딥시크가미국에서먼저나오지못한이유는,미국의‘공적규제’가걸림돌이되었기때문이아니라극소수빅테크의‘사적독점’이시장의혁신을억압했기때문이라는것이다.디지털전환과생태전환이라는역사적분기점에서있는오늘,우리사회와지구를위한바람직한인공지능혁신에기여하려는디지털분야나생태분야의독자모두가이책으로도움을얻을수있을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