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관한 책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소리들)

소리에 관한 책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소리들)

$28.00
Description
소리에 대한 광범위한 탐험,
듣는 행위에 대한 찬사이자 침묵에 대한 경의!
물체가 진동하며 생기는 공기의 파동인 소리는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어디선가 들려온다. 그 종류와 크기 또한 매우 다양하여 일일이 열거하기는 불가능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물리적 세계가 온갖 소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소리에 관한 책』은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소리들을 코스모포니(우주), 지오포니(지구), 바이오포니(생명), 앤스로포포니(인간)로 구성, 총 마흔여덟 편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관점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모든 글을 소리라는 주제에 과학적 시각으로만 접근하지는 않는다. 소리와 인간을 비롯한 생명들이 맺는 다양한 정신적 물질적 관계의 층위, 소리가 인간의 삶과 역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문적, 문학적, 예술적 관찰 혹은 성찰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한 관찰 혹은 성찰의 과정과 결과는 신비롭고 아름답고 때로는 슬프고 우리 마음에 떨칠 수 없는 고통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날 머리 위로 날아가는 수많은 붉은가슴도요의 날갯짓 소리를 들었던 순간의 경이에서 이 책이 시작됐다는 저자의 말에서 기대할 수 있듯,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소리의 경이로운 비밀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부제인 ‘Notes on the Auraculous’는 auraculous는 ‘청각적’이라는 뜻의 aural과 ‘기적적인’이라는 뜻의 miraculous를 합쳐 만든 말로 그 의미는 ‘귀를 위한 경이로움’이다.
저자

캐스파헨더슨

저자:캐스파헨더슨CasparHenderson
작가이자저널리스트.《파이낸셜타임즈》《인디펜던트》《네이처》《뉴사이언티스트》에서편집위원으로일했다.『우리가상상하지못한존재들』『경이로움의새지도』(ANewMapofWonders)를썼으며,에너지·과학·환경·인권에관한글을주로쓴다.

역자:김성훈
현재출판번역및기획그룹‘바른번역’회원으로활동중이다.『늙어감의기술』로제36회한국과학기술도서상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서문

Ⅰ.코스모포니:우주의소리
최초의소리
공명⑴
우주의소리
천구의음악⑴
천구의음악⑵
골든레코드

Ⅱ.지오포니:지구의소리
리듬⑴:행성파동
가장큰소리
북극광
화산
천둥소리
무지개소리듣기

Ⅲ.바이오포니:생명의소리
리듬⑵
청각
고대동물의소리
식물
곤충

개구리
박쥐
코끼리
멀리멀리퍼져나가는고래의노래
리바이어던,향유고래
대륙검은지빠귀
올빼미
나이팅게일

Ⅳ.앤스로포포니:인류의소리
리듬⑶:음악과춤
의성어
언어의시작
마술피리
음악의본질
화성
이상한악기
슬픈노래
바쇼
보이는소리
플라톤의동굴
귀벌레
소음공해
기후변화의소리
지옥
음악으로치유하기
소리로치유하기
종소리
공명⑵
새영역
고요와침묵
몇몇좋은소리들

출판사 서평

“상상할수없을정도로거대한소리의심연”

저자의소리탐험은우주에서시작해지구,생명,인류순서로진행된다.
1부‘코스모포니’에서는우주적차원에서소리의위상을개괄한다.빅뱅후첫20~30만년동안우주는급속하게팽창했다.그때우주는수없는“우주종으로가득채워진것처럼”울렸을것이다.소리는매체의밀도가높을수록빨리이동하는데초기의우주는밀도가매우높아소리또한현재의지구에서보다훨씬더빠르게자유로이퍼져나갈수있었기때문이다.이와같은맥락에서보면“오늘날우리눈에보이는우주는우주의초기시절이남긴메아리”다.(「최초의소리」)

지구이외태양계의다른행성들에서는무슨소리를들을수있을까?화성탐사로봇퍼서비어런스는2021년3월에화성의소리를지구로보내왔다.공기밀도가낮은화성에서는폭풍도산들바람같이느껴질텐데,퍼서비어런스가보내온것은“수십억년동안물한방울흐르지않았던가장황량한땅에서들려올만한공허한바람소리였다”.태양계밖우주에서어떤소리가날지지금으로서는알수가없지만,무수한우주종이울려퍼지던우주가현재침묵에쌓여있는것은사실이다.그것은“상상할수없을정도로거대한소리의심연”이어서우리로하여금“실존을뒤흔들어놓을정도의아찔한현기증을”느끼게한다.저자는이러한“공허에대한자각은이세상과그너머에존재하는모든것을통해경험하고,함께창조하고,공유하는대상속에서더큰기쁨을누리는삶의관문이되어줄수있다”고말한다.(「우주의소리」)
이밖에천체의움직임이창조하는우주적화성의비밀을탐구했던인류의오랜역사를피타고라스,아리스토텔레스부터갈릴레이,케플러까지아우르며살펴보는「천구의음악」,보이저1,2호에실어보낸,금도금구리로만들어진10억년이상보존가능한LP음반에새긴갖가지지구의소리와인간의음악을둘러싼이야기를풀어낸「골든레코드」도흥미진진하다.

오로라에서도소리가날까?무지개속에서는?

2부‘지오포니’는지구상에서들을수있는원초적인소리들을다룬다.화산이폭발할때나는소리나천둥소리등이대표적이다.특히천둥소리에대한이야기가재미있다.번개는겨우엄지손가락너비밖에안되지만태양보다도뜨거운것으로알려져있다.번개가통과할때좁은공기통로의온도는섭씨3만도까지올라가는데이는태양온도의약다섯배다.이때공기가순식간에팽창하면서음향충격파가만들어진다.즉공기가폭발하면서나는소리가바로천둥이다.그런데그소리가아무리커도이방전에너지에서소리가차지하는비율은고작1퍼센트에불과하다.9퍼센트는빛,90퍼센트는열이라고한다.(「천둥소리」)극지방에서관측되는오로라에서도소리가날까?(「북극광」)무지개가소리를낸다는말을들어본적이있는가?(「무지개소리듣기」)아마도독자들에게북극광과무지개소리이야기는생소하게들릴것이다.

힘과가능성으로부풀어오르는생명의소리

3부‘바이오포니’에서는지구위생명체들의소리세계를탐구한다.생명체의청각,고대동물,그리고식물과곤충부터코끼리와고래같은거대동물을아우르며살아있는지구가만들어내는다양한생명들과그들의소리에관한놀라운비밀들이펼쳐진다.

인간은초당2만헤르츠까지음파를감지할수있는데이는시각정보를해상하는속보보다1000배빠른것이라고한다.저자에따르면“청각은인간의초능력”이다.하지만어떤동물들은인간의이러한초능력을훌쩍뛰어넘는다.개는4만헤르츠,고양이는8만헤르츠까지들을수있다.쥐들은9만헤르츠,돌고래는14만헤르츠,박쥐는무려20만헤르츠까지들을수있다고한다.이런동물들에비하면소리에관한한인간은“2차원적인존재”라불러도될정도다.(「청각」)한편식물도소리를낸다.마이크를이용하면나무줄기속에서물과영양분이세포를지나쳐가는소리를들을수있다.바로“나무가맛있게물을마시는소리”다.(「식물」)

“병에서와인을따를때처음나는소리”

마지막4부‘앤스로포포니’에저자가붙인이름은‘인류의소리’다.인간과관련된온갖소리들의역사,그것들이인간이라는존재와그들의삶에서갖는위상,인간이필요에따라상상하고사용하기도한소리등등인간과소리의내밀한관계에대한글들을모았다.음악과춤,언어의기원과음악의본질,화성과악기,시와소음공해,기후변화와소리로상상한지옥의모습,그리고소리의한형태로서고요와침묵까지주제도다양하다.

책의마지막을장식하는글은흥미롭게도소리가아니라소리없음,즉고요와침묵에대해이야기한다.여기에서고요와침묵은“새로운것을만들어내고오랜것에새로이생명을부여”한다.저자가인용하는음악가다니엘바렌보임의말에서그의미를찾을수있다.“소리는그자체로는존재하지않는다.소리는침묵과영구적이고일관되게불가분의관계를맺고있다.따라서음악은첫음에서시작하는것이아니라그에앞서존재하던침묵으로부터나오는것이다.”본문의마지막글「몇몇좋은소리들」은저자가좋아하는다양한소리들의목록이다.그가가장먼저꼽은것은“병에서와인을따를때처음나는소리”다.

소리,거부할수없는매혹적인세계

태어나는순간부터,아니어머니의배속에있을때부터죽기전까지(어쩌면죽고난뒤에도)우리인간은어떤종류의것이든소리들속에서살아간다.적어도지구상에소리가없는곳은존재하지않는다.마치소리가없는것처럼느껴지는고요한곳에서도우리는스스로의몸이내는소리로부터는벗어날수없다.새와고래의노래,무지개속물방울과오로라의찰나,지구라는별과끝모를우주에서생명과비생명이뒤엉켜이어온유구한역사는어쩌면너무나비밀스럽게팽창해온소리의역사인지도모른다.나아가생명과자연과우주의역사는우리가결코알수없는신이온갖소리들로써내려간한편의대서사시가아닐는지.『소리에관한책』은감각이자풍경이요,듣는것이자눈에담는것이기도한소리의거부할수없는매혹적인세계로기꺼이독자를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