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할 땐 문어 (정진아 장편소설)

이별할 땐 문어 (정진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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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른, 내가 사랑한 이들이 자꾸만 나를 떠나간다
서른, 나는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모르겠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정진아의 『이별할 땐 문어』는 서른을 맞은 주인공 ‘로’의 사랑과 이별, 상처와 성장, 동물 친구와의 교감을 다룬다. 더불어 서른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이별할 땐 문어』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두 갈래로 조명하는 소설이다. 우선, 서른은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지게 되는 시기다. 학창시절부터 쭉 단짝이었던 윤희는 결혼 준비로 바빠졌고, 남자친구 ‘태’는 꿈을 찾아 화성으로 가버렸다. 연구를 위해 베링 소용돌이로 떠났던 아빠는 실종되었고, 엄마는 새 사랑을 찾은 듯하다. 로가 이제 마음을 기댈 곳은 근무중인 수족관에서 돌보고 있는 대왕문어, ‘덜로리스’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수족관에 방문한 부유한 투자자가 덜로리스를 매입하겠다고 찾아온다. 로는 또다시 소중한 존재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로의 서른은 그야말로 이별하는 나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나를 떠났거나 떠나는 중인 사람이 남겨놓은 구덩이를 살금살금 피해 다니느라 괴로운 나날이 언젠가는 끝날 거라고 누군가가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누구라도 말이다.”_388쪽
선정 및 수상내역
 반스앤노블 선정 이달의 발견 도서
 아시아태평양계미국인사서협회(APALA) 선정 소설 부문 영예의 책(Adult Fiction Honor)
저자

정진아

저자:정진아(GinaChung)
미국뉴저지에서태어나뉴욕에거주중인한국계미국인작가.
2020년,『스플릿립매거진』에소설「청개구리」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이별할땐문어』,소설집『청개구리』가있다.현재라셀대학교에서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이별할땐문어』는2024년아시아태평양계미국인사서협회(APALA)가선정한소설부문영예의책에이름을올렸고,반스앤노블에서2023년선정한이달의발견도서에꼽히기도했다.더불어2023센터포픽션(TheCenterforFiction)올해의데뷔작상의최종후보에올랐다.

역자:김지현
소설가이자번역가,에세이스트.‘아밀’이라는필명으로소설을발표하고,‘김지현’이라는본명으로영미문학을번역하고있다.단편소설「반드시만화가만을원해라」로대산청소년문학상동상을수상했으며,단편소설「로드킬」로2018SF어워드중·단편소설부문우수상을,중편소설「라비」로2020SF어워드중·단편소설부문대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로드킬』,장편소설『너라는이름의숲』,에세이『생강빵과진저브레드』와『사랑,편지』가있다.옮긴책으로『기억의빛』,『사생아』,『우리에게남은빛』,『조반니의방』등이있다.

목차


이별할땐문어_11

출판사 서평

“아침에일어날때마다나를떠났거나떠나는중인사람이남겨놓은구덩이를살금살금피해다니느라괴로운나날이언젠가는끝날거라고누군가가말해주었으면좋겠다.정말이지누구라도말이다.”_388쪽

하지만로는단지이별만으로괴로워진게아니다.로를더외롭게하는건떠나는이들은모두원하는바와목적지가분명해보인다는사실이다.로는“내가나아갈다음단계가무엇인지”모르겠다.“솔직히잠시만이라도속도를늦추고”싶고,모든게“확실한상도정해지지않았는데시작된”,죽을때까지끝나지않을듯한경주같기만하다.하지만서른은멈춰서서새방향을찾기에는늦은나이같고,불만을안은채주저앉아포기하기엔남은날이까마득한이른나이같다.

“나는내가나아갈다음단계가무엇인지모른다는사실을누군가에게,심지어윤희에게도말하기가겁났다.사람들은모두높은곳으로올라가고더많은것을가지려노력하는것같았다.더많은돈,더큰책임,더높은직함,더많은특혜.물론나도이런것을원하지않는것은아니었다.그보다는그런것이내게주어졌을때어떻게해야할지모르겠다는것에가까웠다.”_194쪽

『이별할땐문어』의원제‘SeaChange’를우리말로옮기면,세상일의변천이심함을비유적으로이르는말인상전벽해다.로가마주한서른이바로자신을제외한주변사람들의상전벽해와다르지않다.
로가마주한난관은로‘만’이마주하는난관은아니다.우리가인생을살다보면꼭서른이아니더라도한번쯤은해볼법한고민이다.이중의고통에빠진로는불가피한상실과변화를수용하고성장할수있을까?자신이원하는바를찾아다음단계로나아갈수있을까?이질문을품고페이지를넘기는손짓은우리가지나왔거나앞둔한시절을향해직접보내는응원이될지모른다.

익숙한패턴에갇혀서나아갈방향을잃은적이있다면공감할수있는소설_더스킴

영원을약속할수없는존재끼리나누기에
더각별하고소중한지금이라는순간
『이별할땐문어』는최종적으로과거와이별하는이야기다.왜과거와달라졌는지사랑하는이들을원망하고,“말하지않으면일어나지않을지도”모른다며대화를회피하던사람이“이다음에는무슨일이펼쳐질지궁금해”하기까지의이야기다.그리고“우리가서로에게어떤말이나약속을하더라도상실이나이별을막을수없다는것을.그럼에도이세상에는볼것도,붙들것도,돌보고마음을쏟을것도,사랑할것도너무나많다”는사실을깨닫고그러니우리가함께하고있는‘지금’을더사랑해야한다는결론에도달하기까지의이야기다.
로는이지난하지만꼭필요했던이별의과정을대왕문어덜로리스와함께겪는다.로와함께이별연습을모두마친독자는책장을덮고서말하게될것이다.‘이별할땐문어’라고.

“너는정말근사한삶을살거야,롤로.”
나는물에손을담그고덜로리스의팔하나를쓰다듬는다.덜로리스가나를휘감는다.팔의빨판이나를부드럽게당기는느낌이든다.나는그가얼마나아름답고기묘하고근사한지,그래서나처럼운이좋아그를매일볼수있게될사람은그와사랑에빠지지않을수없을거라고이야기한다.우스꽝스럽지만덜로리스에게우는모습을보이고싶지않아나는물에서손을빼내고돌아서서눈을깜빡인다._359~360쪽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