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공동체 : 그리고 장애를 생각하다 - 베스텐트 한국판 11

불신의 공동체 : 그리고 장애를 생각하다 - 베스텐트 한국판 11

$18.00
Description
불신이 만든 새로운 연대,
민주주의와 불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불신에서 시작되지만, 모든 불신이 같은 것은 아니다. 정부의 독재적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없다면 건강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주적 불신과 파괴적 불신은 구별되어야 한다. 민주적 불신이 권력에 대한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파괴적 불신은 사회적 관계를 해치고 정치적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나타난 ‘불신 공동체’ 현상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진보와 보수, 페미니스트와 종말론자, 의사와 실업자 등 평소라면 결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이질적 구성원들이 백신 정책에 대한 ‘불신’이라는 이름 아래 결집했다. 한편, 자기 진영의 목소리만을 맹신하며 상대 진영을 철저하게 불신하는 배타적 부족주의 역시 정치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언제부터 불신은 도를 지나치게 되었을까?

이 책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불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특히 불신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지, 불신 공동체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와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장애 정의론’이다. 주목할 점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속에서 불신 공동체와 유사한 구조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뭉친 이질적 연대가 있다면, 이들은 편견 없이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런 불신의 공동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책은 불신 공동체에서 장애 정의론에 이르는 폭넓은 탐색을 통해 불신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저자

그레타바그너외

엮음:연구모임사회비판과대안
2006년발족한비판적연구자들의모임으로철학자,사회학자,정신분석학자,문화예술이론연구자들이참여하고있다.‘베스텐트한국판’을기획했으며,비판적사회이론을소개하고대중화하기위해노력하고있다.

저자:그레타바그너GretaWagner
베를린자유대학과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사회학을공부했으며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신경향상에관한비판적연구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다름슈타트공과대학사회학과를거쳐프랑크푸르트대학사회학과에서문화사회학교수로재직중이다.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의주요일원이며,현재『베스텐트』편집위원을맡고있다.최근에는“다중위기상황에서의원조의한계”에관한연구프로젝트를진행중이다.주요저서로『자기최적화:신경향상의실천과비판』『번아웃,피로,탈진:현대인의고통에대한학제적관점』(공저)『비판에직면한위기』(공저)등이있다.

저자:지니모저JeannieMoser
빈대학에서의학과민족학,독문학을공부했으며빈대학에서향정신성의약품의지식과서사에관한연구로독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베를린공과대학과빈대학독문학교수를거쳐함부르크과학문화진흥재단에서불신에관한문학과지식을연구하고있다.주요저서로『지식과서사:인간과학의내러티브』(공저)『향정신성약물:LSD전기』『행동디자인:1960년대와1970년대의기술및미학프로그램』(공저)등이있다.

저자:에바마를레네하우슈타이너EvaMarleneHausteiner
베를린대학과포츠담대학에서정치학을공부했으며베를린대학에서제국질서의정당화전략에관한연구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본대학에서20세기미국,소련,유럽연합의연방주의개념에관한연구로교수자격학위를취득했다.뉘른베르크대학정치이론및사상사교수로재직중이다.최근에는정치적지속성의합의된규범에관한연구프로젝트를진행중이다.주요저서로『로마보다위대한:영국제국주의재정의1870-1914』『연방주의:국가너머의모델』(공저)『제국이해하기:이론,유형,변형』(공저)등이있다.

저자:파반쿠마르말레디PavanKumarMalreddy
켐니츠공과대학에서포스트식민주의이론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프랑크푸르트대학영문학교수로재직중이다.동아시아,아프리카,남아시아,아랍어권에중점을둔20세기와21세기비교영문학및문화를연구하며분쟁,공동체유대감,반란,포퓰리즘,이주등에연구초점을맞추고있다.주요저서로『오리엔탈리즘,테러리즘,원주민주의:포스트식민주의로읽는남아시아문학』『남아시아에서의폭력:동시대적관점』(공저)『반란문화:글로벌남부의세계문학과폭력』등이있다.

저자:우테프레베르트UteFrevert
뮌스터대학과런던정경대학에서역사와사회과학을공부했으며빌레펠트대학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베를린자유대학,콘스탄츠대학,빌레펠트대학현대사교수를거쳐미국예일대학독일사교수를역임했다.막스플랑크인간개발연구소소장을역임했으며현재감정사센터소장으로재직중이다.현대사및독일사뿐아니라사회사및젠더사의전문가로,특히감정사연구의세계적인권위자이다.주요저서로『여성의역사』(공저)『감정의정치』『굴욕의정치』『강력한감정:두려움에서애정까지,1900년이후독일사』등이있다.

저자:목광수
서울대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미시간주립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시립대철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한국윤리학회와한국생명윤리학회부회장으로활동하고있다.윤리학과정치철학관련연구를해오고있으며,최근에는인공지능과빅데이터의윤리와생명의료윤리를연구하고있다.저서로는『인공지능개발자윤리』『루치아노플로리디,정보윤리학』『정의론과대화하기』『인공지능시대의인간학』(공저)『인공지능의윤리학』(공저)『인공지능의존재론』(공저)등이있다.

저자:오근창
서울대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은후미국퍼듀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인천대인문학연구소학술연구교수로있으면서서울대에출강중이다.주요연구관심사는사회정치철학,현대유럽철학등이며,관련된연구논문을PhilosophyandSocialCriticism,『철학』등의학술지에발표했다.역서로『급진적무신론』등이있다.

저자:정대훈
서울대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데카르트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크리스토프멘케교수의지도아래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부산대철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공저서로『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푸코와철학자들』이있으며,역서로『데카르트』『뉴레프트리뷰3』(공역)『현대영미철학에서헤겔로의귀환』(공역)등이있다.

저자:조수민
서울시립대철학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하였다.현재악셀호네트의비판이론으로박사학위논문을준비하고있으며,주로사회정의론과사회정치철학에관심을갖고있다.

저자:추정완
서울대사범대학윤리교육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도덕반실재론비판을통한도덕실재론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춘천교육대윤리교육과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관심분야는생명의료윤리분야를중심으로한응용윤리,헬레니즘시대의철학,메타윤리학이다.공저서로『도덕성과윤리교육』『기후변화시대의시민교육』『마음을마음대로조절할수있을까』『시민교육탐구』『서양윤리사상』등이있고,역서로『생명의료윤리의원칙들』(공역)등이있다.

역자:고지현
독일브레멘대학철학과에서발터벤야민의모더니티,비평,역사개념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프랑크푸르트비판이론,포스트모던등으로시각을확장해벤야민사상을철학적시대비판론으로심화,발전시키는데주력해왔다.가천대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꿈과깨어나기:발터벤야민파사주프로젝트의역사이론』,공저서로『프랑크푸르트학파의테제들』『포스트모던의테제들』『현대페미니즘의테제들』『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등이있으며,역서로『라디오와매체』등이있다.

역자:김광식
서울대철학과를졸업하고독일베를린공과대학과학기술철학과에서인지문화철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철학사상연구소연구원을거쳐서울대기초교육원에서교양교육을담당하고있다.저서로『행동지식』『BTS와철학하기』『김광석과철학하기』『다시민주주의다』(공저)『세상의붕괴에대처하는우리들의자세』(공저)『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공저)등이있으며,논문으로「인지문화철학으로되짚어본언어폭력」「인지문화철학으로되짚어본동성애혐오」등이있다.

역자:김주호
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경상국립대사회학과에서부교수로재직중이다.세부전공은정치사회학이며특히포퓰리즘과로컬민주주의에관심을두고있다.최근저서로는『비판사회이론:경제학비판』(공저)등이있으며,논문으로「포스트민주주의와포퓰리즘」「독점화된지방정치에서벗어나기」등이있다.

역자:문성훈
연세대철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대학원을거쳐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철학과에서악셀호네트교수의지도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여대교양대학현대철학담당교수로재직중이며『베스텐트』한국판책임편집자를맡고있다.저서로『미셸푸코의비판적존재론』『인정의시대』『새로운사회적자유주의』『니힐리스트로사는법』,공저서로『프랑크푸르트학파의테제들』『포스트모던의테제들』『현대정치철학의테제들』『현대페미니즘의테제들』『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등이있으며,역서로『정의의타자』『인정투쟁』『분배냐,인정이냐?』(이상공역)『사회주의재발명』등이있다.

역자:홍찬숙
서울대여성학협동과정강사이다.연구분야는사회학이론과젠더이론이다.단독저서로는『한국사회의압축적개인화와문화변동:세대및젠더갈등의사회적맥락』『개인화:해방과위험의양면성』외에2권이더있다.공동저서로는『정보혁명:정보혁명시대의문화와생명의새로운패러다임』『세월호가묻고사회과학이답하다』『독일통일과여성』외에6권이더있다.울리히벡의저서3권을단독번역했고,그의공동저서1권을공동번역했다.

목차


서문(문성훈)

1부쟁점/불신의공동체
불신사회(그레타바그너)
‘크베어덴켄’하향혼인을유발한불신(지니모저)
정치이론의시험대에선음모설(에바마를레네하우슈타이너)
갈등속에서연결되어있음:국가,거리,조직된불신(파반쿠마르말레디)
독재와민주주의에서의불신(우테프레베르트)

2부한국판특집/장애를생각하다
시혜가아니라정의를!장애의정의론(정대훈,오근창)
장애(인)에대한정의론(목광수)
장애와의료기술의관계에대한윤리적성찰(추정완)
타자로서장애인을위한정의론의이론적기초(조수민)

베스텐트독일판차례
저역자소개

출판사 서평

불신이만든새로운연대,
민주주의와불신의관계를다시생각한다

코로나시기백신반대파에서부터온라인커뮤니티의극단적결속까지
‘불신’이새로운형태의공동체를만들어내고있다

민주주의는불신에서시작되지만,모든불신이같은것은아니다.정부의독재적행정에대한시민들의불신이없다면건강한민주주의는불가능하다.그러나민주적불신과파괴적불신은구별되어야한다.민주적불신이권력에대한감시역할을수행하는반면,파괴적불신은사회적관계를해치고정치적극단주의를초래한다.

코로나팬데믹시기에나타난‘불신공동체’현상은특히주목할만하다.진보와보수,페미니스트와종말론자,의사와실업자등평소라면결코한자리에모일수없는이질적구성원들이백신정책에대한‘불신’이라는이름아래결집했다.한편,자기진영의목소리만을맹신하며상대진영을철저하게불신하는배타적부족주의역시정치의진전을가로막고있다.언제부터불신은도를지나치게되었을까?

이책『불신의공동체:그리고장애를생각하다』(베스텐트한국판11호)는현대사회를관통하는‘불신’의문제를정면으로다룬다.특히불신이어떻게새로운형태의공동체를만들어내는지,불신공동체에는어떤유형이있는지,그리고이러한현상이나타난이유와그것이우리사회에미치는영향은무엇인지를심도있게분석한다.

이책의또다른중요한축은‘장애정의론’이다.주목할점은장애인에대한편견과차별속에서불신공동체와유사한구조가발견된다는것이다.장애인에대한편견으로뭉친이질적연대가있다면,이들은편견없이는결코함께할수없는사람들일것이다.이런불신의공동체를어떻게대해야할까?이책은불신공동체에서장애정의론에이르는폭넓은탐색을통해불신문제의근본적해결방안을모색한다.

‘백신반대’에서‘장애인혐오’까지…불신이만드는새로운연대

코로나팬데믹시기,백신정책에반대하는사람들사이에서흥미로운현상이발견됐다.진보와보수,부자와가난한사람,학력과직업이전혀다른사람들이하나로뭉친것이다.이러한현상은코로나시기에만국한되지않는다.일부온라인커뮤니티에서나타나는극단적결속이나혐오표현의확산도비슷한맥락이다.‘일베’,안티페미니즘,장애인혐오등다양한형태의배타적공동체들도불신을매개로결속하고있기때문이다.

하지만불신문제는그동안진지하게다루어지지않았거나기껏해야신뢰의부재라는단순한현상으로만취급되어왔다.그러나어떤사람을신뢰하지않는다는것과그를불신한다는것은전혀다른의미를지닌다.불신이란단순히믿지않는것이아니라,부정적선입견을바탕으로한독특한관계형태를말하는것이기때문이다.이책『불신의공동체:그리고장애를생각하다』(베스텐트한국판11호)는이러한‘불신공동체’의형성과작동방식을집중적으로분석한다.(1부)

특히근래에등장한불신공동체에서불신의주요대상이‘주류’라일컬어지는집단이라는점은주목을요한다.여기서주류란단순히경제적상위계층만을의미하지않는다.주류에는언론,대학,정치권력등기존체제를유지하는모든제도가포함된다.주류와기득권층에대한불신은엘리트와언론에대한거부감,공식정보의배척,음모론과같은비주류적인소통방식으로표출되고있으며,이러한불신공동체는진보와보수를막론하고점점더문제적인사회적흐름으로자리잡고있다.(본문20쪽참조)

민주적불신vs파괴적불신

1부에서저자들은불신공동체의형성과정과특징을다양한학문적관점에서탐구하고있다.저자들은불신을크게두가지로구분한다.하나는민주주의발전의원동력이되는‘민주적불신’이고,다른하나는사회를분열시키는‘파괴적불신’이다.정부나권력에대한시민들의비판적태도는민주주의의필수요소이지만,불신이도를지나치면음모론이나혐오로이어지며사회통합을저해하기에이른다.

우선문화연구자지니모저는「‘크베어덴켄’하향혼인을유발한불신」에서코로나시기독일에서나타난‘크베어덴켄’(Querdenken)운동을분석한다.‘경계를가로질러생각하기’로번역되는이단어아래극우에서극좌,페미니스트에서종말론자에이르는이질적입장의백신반대론자들이(자기보다낮은신분과결혼한다는하향혼인의의미에서)하나로연대했다.지니모저는불신이정치적연대를촉진하는동시에사회적혼란을야기하는양면성을조명하며,불신이어떻게교양있는정치적담론으로포장되어성공적인연대메커니즘이되는지설명한다.

다음으로정치학자에바마를레네하우슈타이너는「민주주의적원동력인가아니면이데올로기적유혹인가?정치이론적시험대에선음모설」에서음모적사고의정서적차원에주목한다.그는현대사회의불신공동체는특정한이론이나이데올로기에서비롯된다기보다는,일반화된“의심과불신의문화”(본문44쪽)에서촉발되며거꾸로이를다시강화한다고분석한다.특히디지털공간에서나타나는음모적사고의확산이이러한불신문화를더욱공고히하고있다는점에주목한다.

이책은불신공동체의다양한양상을탐구하면서불신에맞선연대의가능성도보여준다.포스트식민주의문화연구자파반쿠마르말레디는「갈등속에서연결되어있음:국가,거리,조직된불신」에서국가가조장한불신에맞선연대공동체의형성사례를분석한다.2022년자한기르푸리(인도델리)에서벌어진힌두교공동체와무슬림공동체간의종교갈등사례에서,그는국가의의도적불신정책과이에대항하는수평적연대의역동적관계를조명하고있다.국가는암묵적으로힌두교공동체의손을들어주었으나,활동가,학자,신문은공적담론을바꾸고수평적연대를구축하며어떤정당도없이평화롭게거리로나섰다.이는강요된불신을사회적신뢰로바꿀수있는가능성을보여준다.

마지막으로역사학자우테프레베르트는「독재와민주주의에서의불신」에서불신행위의역사적맥락을탐구한다.특히민주주의와독재체제에서불신의역사적역할을비교하며,불신이권위와신뢰를재구성하는방식을설명한다.총체적지배가보편적불신에기초한다는한나아렌트의주장과이에반해민주주의는신뢰에의존한다는일반화된정치학적가정을출발점으로삼아,나치즘,공산당,독일민주공화국[동독],자유민주주의등20세기정치속에서등장했던불신의다양한형태를역사적으로분석하고있다.이를통해그는불신의역설을발견한다.즉,불신은자유민주주의에서신뢰가위기에처할때신뢰의토대가얼마나불안정한지를보여주지만,동시에그러한불신은오직사회적신뢰위에서만작동할수있다는것이다.

장애정의론:의료적관점인가,사회적관점인가?

이책의또다른주제는‘장애정의론’이다(2부한국판특집).장애를의료적관점에서접근할지,사회적관점에서접근할지는여전히논쟁의대상이다.또한장애를롤즈의정의론에따라다루어야할지,아니면센과누스바움의역량강화론에따라다루어야할지에대한논의도활발히이루어지고있다.여기에실린장애정의론에관한세연구는의료적모델과사회적모델의구별에대한논의를출발점으로삼아장애정의론에관한각자의논의를다각도에서전개해나가고있다.

먼저윤리학연구자목광수는「장애(인)에대한정의론」에서장애정의론을다루는계약론적정의론과역량접근법의특징과한계를각각검토한다.존롤즈의정의론은‘차등원칙’을통해장애인을‘최소수혜층’으로규정하며,이를보상하기위한최대한의이익을보장해야한다고주장한다.그러나롤즈의모델은합리적판단능력을지닌사람만을계약당사자로인정하여지적장애인을계약과정에서배제하는한계를드러낸다.

계약론적정의론의단점을보완할수있는다른형태의장애인정의론은아마르티아센과마사누스바움의역량접근법이다.역량접근법의기본관점은장애인의행위자역량을강화하고지원하는데있다.그러나역량접근법에서도장애를정상성에서벗어난것으로간주하는과정에서장애인의자존감을훼손할위험이남아있다.그래서목광수는이를보완하기위해‘수정된역량접근법’을제안하며,제도적이상론과현실적불의를동시에고려하는새로운접근법을제시한다.

다음으로생명의료윤리연구자추정완은「장애와의료기술의관계에대한윤리적성찰」에서생명윤리적관점에서장애태아의선별적낙태문제를다룬다.장애를지닌태아의선별적낙태는과거우리사회에서횡행했던성감별에따른낙태와마찬가지로불의한일이다.한편,산전검사를통해이미배아수준에서부터‘장애’를제거할수있는정도로발전한첨단의료기술은장애를원천차단하는환경을제공하지만,추정완은이런기술이우생학적관점을강화하며장애인을배제하는부정의를조장할수있다고경고한다.따라서그는사회정의의관점에서장애문제를성찰할것을촉구한다.

마지막으로사회정의론연구자조수민은「타자로서장애인을위한정의론의이론적기초」에서의료적모델과사회적모델의‘종합’을시도하며,장애인의타자성과경험을진지하게고려하는정의론을제안한다.그는장애정의론이단순히사회구조와제도의문제를논하는것을넘어,장애인의목소리를경청하고그들의행위주체성을존중하는방식으로이루어져야한다고강조한다.그는장애인자신이경험한부정의가무엇인지를그들의목소리를통해고려해야한다는것이다.특히그는센의행위주체개념과맥킨타이어의서사적자아개념을이론적토대로활용하여,장애인당사자의고유한경험과정체성을존중하고,장애인의행위주체성을인정하는방식의연대를장애정의론의기본으로삼아야한다고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