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렌즈로 보는 현대시 -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59

모빌리티 렌즈로 보는 현대시 -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59

$15.00
Description
모빌리티 렌즈로 우리 시를 읽어 본다면?
80년대 서울은 확장중 공사판
모빌리티 개념을 렌즈 삼아 우리 문학, 그중에서도 시문학을 읽어 본다면? 이런 물음에서 시작된 책이다. 시를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모빌리티 문제를 고려하면서 텍스트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독해 방법은 시 읽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모빌리티 문제에는 언제나 ‘모빌리티 정의’의 문제가 결부되어 있음을 상기할 때, 모빌리티 렌즈를 통해 현대시를 읽어 봄으로써 시에 대한 이해는 물론, 당대 사회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문학의 정치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특히 1980~90년대에 발표된 시들에 주목하는데, 당시 한국은 산업화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도시화가 심화된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쓰인 텍스트 역시 모빌리티 렌즈를 통해 독해할 때 한층 다채롭게 읽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시에 포착된 욕망의 이동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1970~80년대에 진행된 급격한 도시화 과정과 매개된 현대시를 살펴보고자 김정환과 정호승의 시를 읽어 본다. 두 시인의 초기작이 담아낸 당대 서울의 모습을 더듬어 보며 도시 정비 사업이 바꿔 놓은 시민들의 모빌리티와 삶을 이해하고 문학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2장에서는 민중문학에서 재현했던 국토 표상을 따라간다. 국가 주도 산업화가 고도화되고 도시화가 심화됨에 따라 자연스레 국토 표상이 이분화되는데, 이 시기 민중시인들은 ‘남도’를 대안공간으로서 재의미화했다. 이성부와 송수권의 시를 중심으로 대안적 공간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독해한다.
3장에서는 1980년대 도시 모빌리티의 변화가 당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검토해 보고 이 시기 발표된 노동시를 읽어 본다. ‘버스 안내양’ 출신 노동시인 최명자의 시와 조선업 노동자로서의 경험을 노래한 백무산의 시를 중심으로, 당대 노동자가 겪어야 했던 모빌리티 및 임모빌리티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발원하는 시 세계를 추적한다.
4장에서는 1980~90년대 시에 나타난 자본주의화된 도시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읽어 내고 인간소외 문제를 짚어 본다. 장정일과 유하의 시를 통해 모빌리티로 구성되는 정체성 문제를 ‘길 찾기’라는 주제로 해독해 본다.
마지막 5장에서는 허수경 시인의 텍스트를 읽어 본다. 모빌리티의 한 형태로서의 디아스포라 개념을 검토하고 디아스포라 주체의 모빌리티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며 허수경의 시 세계를 이해해 본다.

저자

김나현

저자:김나현
연세대학교에서국어국문학과철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석·박사학위를받았다.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연구교수를거쳐,현재용인대학교용오름대학교수로재직중이다.주로1960~90년대한국문학및문학담론을연구하며정동정치및모빌리티인문학에관심을갖고글을쓰고있다.주요논문으로〈장소상실의노동서사와정동적소외〉(2024),〈탄광노동문학과정동의정치학〉(2023),<모빌리티노동의정동〉(2022),〈국토라는로컬리티〉(2021),〈1970년대민중시의주체구성〉(2018)등이있다.저서로《대학생을위한사고와표현》(공저,2025),《한국현대문학의쟁점과전망》(공저,2023),《비평현장과인문학편성의풍경들》(공저,2018)등이있고,역서로《모바일/임모바일2》(2021),《모빌리티와푸코》(2022),《도시모빌리티와도덕성》(2024)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서울의탄생과시
대도시서울의모빌리티
김정환시깊이읽기
정호승시깊이읽기

2장1980년대민중시와남도표상
국토표상의분화와민중시
이성부시깊이읽기
송수권시깊이읽기

3장1980년대도시모빌리티와노동시
산업화시기노동시
최명자시깊이읽기
백무산시깊이읽기

4장길잃은자의시,길찾는자의시
1990년대도시문명과시쓰기
장정일시깊이읽기
유하시깊이읽기

5장모빌리티의시공간성
디아스포라모빌리티
허수경시깊이읽기

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90년대시에포착된욕망의이동
이책은총5장으로구성되어있다.

1장에서는1970~80년대에진행된급격한도시화과정과매개된현대시를살펴보고자김정환과정호승의시를읽어본다.두시인의초기작이담아낸당대서울의모습을더듬어보며도시정비사업이바꿔놓은시민들의모빌리티와삶을이해하고문학의역할을생각해본다.

2장에서는민중문학에서재현했던국토표상을따라간다.국가주도산업화가고도화되고도시화가심화됨에따라자연스레국토표상이이분화되는데,이시기민중시인들은‘남도’를대안공간으로서재의미화했다.이성부와송수권의시를중심으로대안적공간이갖는사회적의미를독해한다.

3장에서는1980년대도시모빌리티의변화가당대노동자들에게미친영향을검토해보고이시기발표된노동시를읽어본다.‘버스안내양’출신노동시인최명자의시와조선업노동자로서의경험을노래한백무산의시를중심으로,당대노동자가겪어야했던모빌리티및임모빌리티의상황을이해하고그로부터발원하는시세계를추적한다.

4장에서는1980~90년대시에나타난자본주의화된도시문명의빛과그림자를읽어내고인간소외문제를짚어본다.장정일과유하의시를통해모빌리티로구성되는정체성문제를‘길찾기’라는주제로해독해본다.

마지막5장에서는허수경시인의텍스트를읽어본다.모빌리티의한형태로서의디아스포라개념을검토하고디아스포라주체의모빌리티가어떤의미인지를생각해보며허수경의시세계를이해해본다.

책속에서

서울지하철개통식은1974년에있었다.지하철1호선개통에이어,1984년에2호선,1985년에3·4호선도개통되어서울시내교통혼잡을완화할대중교통서비스가확대되었다.서울구석구석을거미줄처럼엮은지하철망건설을위해서이시기서울곳곳은계속공사중일수밖에없었다.땅을파고지하에선로를놓고역사驛舍를짓는일이반복되며지하철망이연결되었다.-14쪽

《서울의예수》에수록된많은시들은서울에서살아가는사람들이저마다지고있는슬픔을다루고있다.서울역에서서부역으로가는육교위,봉래극장앞,중림동성당등을서성이면서겨울밤에껌을파는소년의모습을다룬〈겨울소년〉,판잣집의삶과맨션아파트의삶에대한대조,공사장과옥상아파트에서삶을마감한사람이야기,공안에끌려간구두닦기소년이야기등을다루고있는〈부활절〉,남대문직업안내소의창밖으로바라본서울풍경을그린〈불빛소리〉,지하철에몸을싣고달리는사람들의내면을보여주는〈밤지하철을타고〉등을들수있다.-42쪽

대안적공간이주로지리산을비롯한남도의공간으로표상됐다는점도특기할만하다.해방과치유를상징하는대안적공간으로서의남도표상은이성부와송수권외에도신경림,김남주등다른민중시인들의시에서도어렵지않게찾아볼수있다.남도로대표되는로컬리티는국가주도의국토개발정책에서상대적으로소외된공간으로특화되어당대의시나소설뿐만아니라여러기행산문의배경이되었고,신문이나잡지에사진으로종종재현되었는데,이같은반복적재현에힘입어남도표상의전형성은또다시강화되는양상을보였다.-63쪽

이들은(여)학생과(여성)노동자의분할이만들어내는사회적위계속에서미끄러지는동시에,(일반)노동자와(운수)노동자의분할속에서드러나는또하나의위계를경험하며서발턴subaltern(하층계급)의지위를확인해야했다.이들은때로상냥하고씩씩한청춘이었지만,때로는힘없이짓밟힌노동자였으며,때로는천역덕스러운‘삥땅’공모자였다가,때로는부당함에저항하는농성자가되었다.-81쪽

알레고리는도덕적교훈을전달하기위한관습화된우화의표현형식으로좁게해석되기도하지만,장정일의텍스트가보여주는알레고리는협소하고고정된수사법만은아니다.원래알레고리allergory란‘다른’이라는뜻의‘알로스allos’와‘말하다’라는뜻의‘아고레우에인agoreuein’에서유래된그리스어‘알레고리아allegoria’를옮긴말이다.‘다르게말한다’,즉표면적인의미와달리숨겨진의미가있다는것인데,우리가잘알고있는은유metaphor도이와유사하다.-103쪽

1980년2월에착공해1985년5월에완공된여의도‘63빌딩’은당시아시아최고높이의빌딩이었다.1990년대에오면빌딩숲은서울의일상적풍경이된다.사대문안에업무용빌딩과호텔이빼곡히들어선것은물론이고,여의도일대는빌딩숲으로불렸다.90년대에보라매공원일대,공덕동로터리일대,충정로일대등서울곳곳에서고층빌딩단지준공계획이실행됐기때문이다.따라서유하시인이그린빌딩숲사이‘푸른비닐의공간’은,더이상진짜푸른하늘을올려다보기어렵고진짜흙을밟기어려운1990년대도시생활자들에게그들이잃어버린것이무엇인지를찰나적으로나마환기해주는마법적공간이라하겠다.-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