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수첩 :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살을 향한 대담한 사유

자살수첩 :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살을 향한 대담한 사유

$18.00
Description
그들은 왜 죽기로 결심했을까?
실제 일어난 사건, 남겨진 유서, 임상 경험 그리고 문학 작품에 비추어
자살자들의 심리를 추리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인간은 간단히 죽을 수 있는 걸까.
혹은 일말의 망설임이라도 있었다가는 실패하고 마는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삶과 죽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벽에
가끔 무방비하게 열리는 문이라도 달린 걸까.”

정신과 의사가 써 내려간
자살에 대한 색다른 기록

자살을 주제로 한 책들은 대체로 진지하고 조심스럽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가스가 다케히코는 사뭇 다른 태도를 취한다. 그는 “인간이라는 생물은 실로 ‘변변치 못한’ 존재다. 자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극적이고 속된 호기심과 흥미를 감추지 못한다”(12쪽)라고 말하며, 이 에세이는 그러한 모순된 두 가지 생각 위에서 지어졌음을 머리말에서 드러낸다.
그렇다고 자살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가볍게 대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오랜 시간 정신과 임상의를 지내며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는 환자들을 마주해왔다. 그는 자신의 임상 경험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살 사건, 유서 그리고 문학 작품에 비추어 자살자들이 왜 죽기로 결심했는지 그들의 심리를 추리해 나간다. 여기에는 정신과 의사로서의 의견과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이 상당히 덧붙여진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자살에 대한 ‘대담한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그의 생각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먼 곳으로 떠나버린 자신의 환자를 생각했을 때 그러한 추측에라도 기대고 싶어 하는 저자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도 이 책을 감상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저자

가스가다케히코

저자:가스가다케히코
1951년교토부에서태어났다.니혼의과대학졸업.의학박사.산부인과의사로6년간근무하다정신과의사로진로를변경했다.도쿄도립정신보건복지센터를거쳐도쿄도립마쓰자와병원정신과부장,도쿄도립보쿠토병원정신과부장,다마주오병원원장,세이진병원원장등을역임했다.지금도임상의로근무하고있다.갑각류공포증이있으며,고양이를좋아한다.주요저서로는《불행해지길원하는사람들不幸になりたかる人たち》,《행복론幸福論》,《무의미한것과꺼림칙한것無意味なものと不味なもの》외다수가있고,국내출간된도서로는《별볼일없는인생입문》,《처음만나는정신과》가있다.

역자:황세정
이화여자대학교식품영양학과를졸업했으며,동대학통역번역대학원일본어번역과석사를취득했다.취미삼아시작한일본어에푹빠져번역가의길을선택했다.번역서같지않다는말을최고의칭찬으로여기며오늘도자연스러운문장을만들기위해힘쓰고있다.현재엔터스코리아출판기획및일본어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는《향신료매트릭스》,《답이보이지않는상황을견디는힘》,《중독의모든것》,《핫토리씨가족의도시수렵생활분투기》,《모나리자는왜루브르에있는가》등다수가있다.

목차

머리말
또다른머리말

제1장자살을기록하다
자살의징조
제2장소설로읽는자살1
무엇이자살의결정타가되었을까
제3장소설로읽는자살2
미스터리한자살자들
제4장유서들
유서의현실성에대하여
제5장자살의유형1
미학·철학에따른자살
제6장자살의유형2
허무함끝에발생하는자살
제7장자살의유형3
동요나충동에이끌린자살
제8장자살의유형4
고뇌의궁극으로서의자살
제9장자살의유형5
목숨과맞바꾼메시지로서의자살
제10장자살의유형6
완벽한도망으로서의자살
제11장자살의유형7
정신질환이나정신상태이상으로인한자살
제12장모든자살을설명할수없다
지극히개인적인해석

맺음말

출판사 서평

그들은왜죽기로결심했을까?
실제일어난사건,남겨진유서,임상경험그리고문학작품에비추어
자살자들의심리를추리하다

“마음만먹는다면인간은간단히죽을수있는걸까.
혹은일말의망설임이라도있었다가는실패하고마는것일까.
그도아니라면삶과죽음사이를가로막고있는벽에
가끔무방비하게열리는문이라도달린걸까.”

“자살이라는말은언제나우리의마음을술렁이게한다.”
이책은총12장으로구성되어있다.1장에서는자살전에나타나는징조에대해,2장과3장에서는문학작품속인물을통해자살하게되는동기를살펴보고,4장에서는유서들을보여주며유서의현실성에대해말한다.5장부터11장까지는자살의유형을7가지로나누어자살사례을비중있게소개하고,12장에서는저자의지극히개인적인해석이나오며이야기는마무리된다.

“자살을암시하는전조증상이있을까.”
‘1장자살을기록하다’에서는저자의환자중자살징후를보였던것같은한청년의사례가단편소설처럼그려진다.보통자살의전조증상이라고하면자살자의죽기전근래기분상태나처했던상황에서무언가특이한점이있었는지를떠올리게되는데이청년의사례에서는독특한성질의자살징후가나온다.

“단한사람,(어쩌면)자살징후일지도모를증상을보인청년이있었다.”(18쪽)

청년의이름은류타이고서른을앞둔은둔형외톨이다.어떤사건을계기로저자가근무하는병원에입원하게되었는데저자는그가어머니와의애착이문제라고진단한다.10년넘게주로집에틀어박혀지냈기때문인지그는다른환자들과번번이부딪히며입원생활에잘적응하지못했지만크게우울하거나불안해보이는것은아니었다.그런데류타는갑자기자살해버렸다.그것도병원과멀리떨어진지역으로가서.그는죽기전에당직중이었던저자를찾아갔는데그때그의모습은…
이다음에나오는류타의자살징후는저자가묘사한문장을읽어야한다.기묘한그징후를읽고나면책표지에그려진구불구불한이미지의의미를알게될것이다.실화이지만픽션같은이사례는진한잔상을남긴다.

수십가지자살사례가드러내는
인간의어둠
이책에서는마치이어달리기하듯연이어자살사례가나오는데자살자저마다품고있는어두운내면을저자는꽤세세하게들여다보려고한다.
일본에서한고등학생이외조모를죽이고본인도자살한사건이있었다.400자원고지94장분량의유서를남겼는데한문예평론가는이를보고죄와벌의주인공라스콜니코프와견줄만하다는평을했다.저자는자살을관념적으로다루는평론가를향해짜증을내고자살자의가정환경을짚어보고긴유서를살펴보며왜그러한끔찍한사건을저질렀는지가늠해본다.또다른사례에서는가족에게는불성실하면서자신의신념을위해분신자살을한인물의인생을들여다보며왜그의삶이그런식으로흘러갔고하필자살방법중왜분신을선택했는지도알아본다.그리고‘언뜻허무해보이는엘리트고리대금업자’와‘허무감그자체를보여준S씨’의자살사례를비교하며인간의‘허무함’에대해고찰해본다.
이외에좋아하는여성을따라다니다가자살한대학생,자신이암에걸렸다는잘못된믿음을품고세상을놓아버린교수,사형당하는게두려워스스로목숨을끊은사형수,본인이우울증이라고주장하며과거의상사와그의아내까지살해하고자살해버린남자,지갑을잃어버린줄알고남편에게미안해서자살한여자,무의식중에자해하는해리성장애환자의자살등상당히무겁고다양한자살사례가소개된다.
하지만많은자살사례를들여다보며자살자들의심리를추리해본다고해도그들이죽음을결심한이유를완전히알수는없다.

“대체로자살의이유를이것저것조사해봤자결국수면위로드러나는인과관계는‘나중에덧붙여지는이야기’에불과하다.자살한본인조차그알기쉬운이야기를염두에두고행동한것처럼은보이지않는다.어떤이야기가덧붙여지든간에자살은갑작스럽고부자연스러운행위임이분명하다.자살에필연성을부여하려는듯한그런이야기는오히려그렇기에‘가짜’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든다.”(261쪽)

344페이지에달하는이에세이에서자살에대한고찰이내내이어지지만,마지막장을덮는순간“어떤관점에서접근해봐도결국자살은불가해한채로우리를비웃는다”(10쪽)라는문장에수렴하게되는기분이들가능성이크다.그럼에도또언제어디서고‘자살’이라는말을듣는순간우리는그들이왜죽기로결심했는지질문을던지고싶어질것이다.어쩌면그들의자살에우리의마음이술렁이는건‘인간이품은어둠’을두려워하면서도한편으로는그어둠을알고싶은마음에서비롯된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