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 고래뱃속 창작동화 17

겨울나기 - 고래뱃속 창작동화 17

$12.00
Description
겨울의 가장자리에서
한겨울을 맞이하는 작은 방 한 칸

아빠, 우리의 다음 겨울은
더 따뜻할 수 있을까

겨울을 나는 집
교회 건물 3층으로 이사를 왔다. 원래는 복도였던 곳에 장판을 깔고 도배를 해 마련한 방. 수도나 화장실도 없이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생긴 방. 겨울엔 입김이 나도록 몹시 썰렁한 방… 아빠와 내가 단둘이 사는 곳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진 집도, 아빠의 일자리도, 엄마도 있었다. 평생 짜장면 만드는 일을 해 온 아빠가 가게를 차렸다가 망해 버리기 전까진 말이다. 지금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은행, 빌린 돈, 권리금이란 게 대체 뭐기에 우리 집이 없어지고 엄마도 떠나 버린 건지…. 이런 걸 생각하고 있으면 가슴이 시리고 자꾸 눈물이 난다.
오늘도 이 겨울을 나야 한다.

언제부터 아빠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이사를 자주 다닐 때부터인지, 엄마와 헤어질 때부터인지._본문 6쪽

겨울의 가장자리에서
마주하는 한겨울

엄마가 떠난 빈자리를 가슴에 안고 간이로 마련된 작은 방 한 칸에서 아빠와 함께 겨울을 나는 태수의 나날을 담아낸 이야기, 『겨울나기』. 뼛속까지, 가슴속까지 에이는 겨울을 나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태수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고스란히 그 감각을 전달받으며 우리는 태수와 함께 겨울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어스름한 새벽부터 부지런히 집을 나서는 아빠의 뒷모습. 늦은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와 창 너머로 잠잠히 바라보던 이웃집 불빛들. 엄마를 만나러 가던 길에 본 스쳐 지나던 사람들과 마을풍경···. 책의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 우리는 태수가 바라보던 거리 위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아니라, 겨울의 가장자리에서 한겨울을 감내하는 중인 열세 살짜리 소년이 됩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집집마다 켜진 불빛이 따뜻해 보였다.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_본문 35쪽

맨몸으로 겨울을 난다는 것

태수의 겨울나기가 우리의 가슴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잊어버린 겨울이 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겨울은 여름도, 봄도 아닌 겨울. 방 안을 뜨끈하게 데우는 보일러와 몸을 따뜻하게 덮어 주는 외투가 없다면 어디든 예외 없이 매서운 한기가 속속들이 들어차 누구든 예외 없이 덜덜 떨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계절. 한 계절이 그토록 맨몸과 마음으로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마음 붙이지 못한 공부방에서 구구단을 외우고, 남몰래 낯선 동네로 찾아가 속절없이 엄마를 기다리고, 결국은 오지 않는 엄마보다 작은 스케치북의 새하얀 도화지 한 장에 더 커다란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태수의 하루 속에서 우리는 함께 기억합니다.

그러고도 괜찮을 수 있을까? 공부방에도 가기 싫고, 만날 친구도 없는데……. 어쩌다 친구가 생기면 이사를 갔다. 어느 때부터인가 혼자 놀았다. 학교에서도 혼자였지만 집에서도 혼자였다. 눈물이 또 나왔다._본문 47쪽

계절의 그늘진 자리로 우리를 이끄는
담백한 목소리와 진실한 시선

『겨울나기』는 전작 『편의점』, 『그 형』을 통해 담담한 문체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 온 이영아 작가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영아 작가의 동화들이 매번 이토록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양지바른 곳보다는 그늘진 곳에 자리하는 소외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들여다보고 전하고자 힘쓰는 한 사람이 써 내려간 진실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영아 작가의 겨울 동화는 전작 『편의점』에 이어 다시 한번 콜라보를 이룬 이소영 작가의 그림을 만나 더 짙은 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보여지는 것 너머에 내재한 인물의 결핍까지도 오롯이 담아내는 이소영 작가의 그림 안에서 우리는 다만 관찰하는 이가 아니라, 함께 이 겨울을 나는 이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길고 더딘 시간일지라도, 담담히 견디고 나아가 우리는 끝내 맞이하게 되겠지요. 태수 아빠가 곧 다시 가지게 될 새 이처럼, 어린아이가 어린아이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어야 할 희망처럼 오롯한 새 계절을요. 그 안에서는 우리, 부디 맨몸과 마음으로도 누구에게든 어김없이,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어서 내일이 오면 좋겠다. 물감을 사고, 붓을 사고…… 그림을 그리자. 엄마가 없어도 완벽할 때까지._본문 58쪽

저자

이영아

저자:이영아
산책을하고,글을쓰고,가끔씩빵을구우며살고있습니다.글쓰는일은새로운빵을구울때보다더가슴이뜁니다.어릴때부터바라던꿈이이루어졌기때문입니다.
재미있는것들이넘쳐나는세상에서생명력있게살아남는동화를쓰고자애쓰고있습니다.2010년광주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었고,대학원에서동화를공부했습니다.지은책으로『편의점』,『그형』이있습니다.

그림:이소영
한국과프랑스에서활동하는그림책작가입니다.쓰고그린작품으로『여름,』,『괜찮아,나의두꺼비야』,『안녕,나의루루』,『힘내,두더지야』,『자,맡겨주세요!』등다수가있으며,2014년‘올해의볼로냐일러스트레이터’,2021년‘화이트레이븐스’,2021년‘PrixMillepages’,2023년‘PrixLivrentete’,2024년‘한국에서가장즐거운책’등에여러작품들이선정되었습니다.이외『편의점』,『움직이는생각1권-잃어버린거울』,『이제,날아오르자』,『다랑쉬굴아이』,『이야기귀신의복수』등여러동화책과그림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우리주변의삶과삶속에서느끼는마음과관계,정체성,결핍등을그림책에담아내려고고민합니다.

목차

.

출판사 서평

겨울의가장자리에서
한겨울을맞이하는작은방한칸

아빠,우리의다음겨울은
더따뜻할수있을까

겨울을나는집

교회건물3층으로이사를왔다.원래는복도였던곳에장판을깔고도배를해마련한방.수도나화장실도없이길쭉한직사각형으로생긴방.겨울엔입김이나도록몹시썰렁한방…아빠와내가단둘이사는곳이다.초등학교1학년때까진집도,아빠의일자리도,엄마도있었다.평생짜장면만드는일을해온아빠가가게를차렸다가망해버리기전까진말이다.지금도이유를잘모르겠다.은행,빌린돈,권리금이란게대체뭐기에우리집이없어지고엄마도떠나버린건지….이런걸생각하고있으면가슴이시리고자꾸눈물이난다.
오늘도이겨울을나야한다.

언제부터아빠가내눈치를보기시작했는지모르겠다.
이사를자주다닐때부터인지,엄마와헤어질때부터인지._본문6쪽

겨울의가장자리에서
마주하는한겨울

엄마가떠난빈자리를가슴에안고간이로마련된작은방한칸에서아빠와함께겨울을나는태수의나날을담아낸이야기,『겨울나기』.뼛속까지,가슴속까지에이는겨울을나며살아간다는것이무엇인지,태수의시선과목소리를통해고스란히그감각을전달받으며우리는태수와함께겨울한복판에서있습니다.
어스름한새벽부터부지런히집을나서는아빠의뒷모습.늦은저녁무렵집으로돌아와창너머로잠잠히바라보던이웃집불빛들.엄마를만나러가던길에본스쳐지나던사람들과마을풍경···.책의페이지한장한장을넘길때,우리는태수가바라보던거리위스쳐지나가던사람들중한사람이아니라,겨울의가장자리에서한겨울을감내하는중인열세살짜리소년이됩니다.

창밖을내다보니집집마다켜진불빛이따뜻해보였다.기분이조금좋아졌다._본문35쪽

맨몸으로겨울을난다는것

태수의겨울나기가우리의가슴을얼어붙게만드는것은,어쩌면우리가잊어버린겨울이이안에고스란히담겨있기때문은아닐까요.겨울은여름도,봄도아닌겨울.방안을뜨끈하게데우는보일러와몸을따뜻하게덮어주는외투가없다면어디든예외없이매서운한기가속속들이들어차누구든예외없이덜덜떨어야하는것이당연한계절.한계절이그토록맨몸과마음으로고스란히느껴지는것이어떤의미였는지를,마음붙이지못한공부방에서구구단을외우고,남몰래낯선동네로찾아가속절없이엄마를기다리고,결국은오지않는엄마보다작은스케치북의새하얀도화지한장에더커다란기대를걸수밖에없는태수의하루속에서우리는함께기억합니다.

그러고도괜찮을수있을까?공부방에도가기싫고,만날친구도없는데…….어쩌다친구가생기면이사를갔다.어느때부터인가혼자놀았다.학교에서도혼자였지만집에서도혼자였다.눈물이또나왔다._본문47쪽

계절의그늘진자리로우리를이끄는
담백한목소리와진실한시선

『겨울나기』는전작『편의점』,『그형』을통해담담한문체로무거운주제를다루어온이영아작가의세번째이야기입니다.이영아작가의동화들이매번이토록묵직한여운을남기는이유는우리사회에서자주,양지바른곳보다는그늘진곳에자리하는소외된아이들의이야기를꾸밈없이들여다보고전하고자힘쓰는한사람이써내려간진실한이야기이기때문입니다.
이영아작가의겨울동화는전작『편의점』에이어다시한번콜라보를이룬이소영작가의그림을만나더짙은농도로우리에게다가옵니다.보여지는것너머에내재한인물의결핍까지도오롯이담아내는이소영작가의그림안에서우리는다만관찰하는이가아니라,함께이겨울을나는이가됩니다.그러나아무리길고더딘시간일지라도,담담히견디고나아가우리는끝내맞이하게되겠지요.태수아빠가곧다시가지게될새이처럼,어린아이가어린아이로서당연히가질수있어야할희망처럼오롯한새계절을요.그안에서는우리,부디맨몸과마음으로도누구에게든어김없이,따뜻한봄을맞이할수있기를.

어서내일이오면좋겠다.물감을사고,붓을사고……그림을그리자.엄마가없어도완벽할때까지._본문58쪽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