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매일 여는 사람이 되었다

현관문을 매일 여는 사람이 되었다

$18.10
Description
공감의 작가 강세형, 5년 만의 신작 에세이
걷고 생각하고 적어 낸, 작고 반짝이는 일상의 기록
현관문을 여는 날보다 안 여는 날이 더 많은 사람. 집에서 일하고 집에서 밥 먹고 집에서 식물을 돌보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간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 반기는 이들과의 약속이지만 약속이 취소되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공감의 작가’라 불리며 70만 독자의 큰 사랑을 받은 강세형 작가가 조금 특별한 글을 모아 냈다. ‘나는 생각을 하기 위해 걷는 걸까. 생각을 멈추기 위해 걷는 걸까.’ 갸웃하며, 1년간 매일 꼬박 걷고 기록한 반짝이는 일상에 대한 글이다.
스스로 ‘싫증을 잘 내고, 포기가 빠르고, 모든 것을 편식하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강세형 작가는 산책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자신보다 천천히 걷는 이의 건강을 염려하고, 임시휴업 안내가 붙은 가게의 존폐를 걱정한다. 주먹보다 작은 참새를 보며 세상의 모든 약한 존재들을 떠올린다. 노점 할머니에게 2천 원어치 풋고추를 사며 아무 일 없이 보낸 하루에 감사하며, 평온한 행복을 수집한다. 소소한 뿌듯함, 작은 기쁨, 하찮은 즐거움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회복한다.
강세형 작가는 말한다. 걷고, 생각하고, 기록한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자신이 ‘닫힌 현관문’을 열었듯,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자기 앞을 막고 선 ‘닫힌 무언가’를 열어 보기를 바란다고. 봄을 걸으며 소멸을 생각하고, 겨울을 걸으며 시작의 설렘을 느끼는 그의 글은,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 마음속에 숨겨 둔 감정들을 태우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강세형

저자:강세형
공감의작가,강세형.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한후라디오작가로활동했다.《나는아직,어른이되려면멀었다》,《나는다만,조금느릴뿐이다》,《나를,의심한다》,《시간은이야기가된다》,《희한한위로》를썼다.느리지만꾸준히,책으로독자에게안부를전한다.위안과휴식을주는그의문장들은70만독자의큰사랑을받았다.
현관문밖을잘나서지않는,집에서일하고집에서쉬고집에서식물을돌보는‘히키코모리’같은삶을살던그가어느날현관문을열고바깥세상으로나가걷기시작했다.대단한변화를기대한것은아니었다.그저조금궁금한것들이있었고,생각이많아지는날이면차곡차곡걸음수가늘어났다.그는지금도현관문을열고밖으로나가매일걸으며,전과는아주조금다른생각을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_현관문을매일여는사람이되었다

여름
가을
겨울
다시,봄
에필로그_나는아직,현관문을열고매일걷고있다

출판사 서평

“뛰지는못합니다.
저는오로지걷지요.
그것도아주느리게,느리게.”
-본문중에서

70만독자가사랑한작가강세형,5년만의신작에세이
걷고생각하고적어낸,작고반짝이는일상의기록
“여전히같은고민을하고있다.
나의제자리는어디일까.”

현관문을여는날보다안여는날이더많은사람.집에서일하고집에서밥먹고집에서식물을돌보는,자신에게최적화된공간에서혼자보내는시간을가장좋아하는사람.반기는이들과의약속이지만약속이취소되면어쩐지기분이좋아지는사람.지인들로부터‘히키코모리’라놀림받는사람.여행을좋아하지만여행을마치고현관문안으로들어서는순간,역시나안도의한숨을내쉬는사람.‘공감의작가’라불리며《나는아직,어른이되려면멀었다》,《나는다만,조금느릴뿐이다》,《희한한위로》등의에세이를통해70만독자의큰사랑을받은작가강세형이조금특별한글을모아냈다.‘나는생각을하기위해걷는걸까.생각을멈추기위해걷는걸까.’갸웃하며,1년간매일꼬박걷고기록한반짝이는일상에대한글이다.그리고이제그는책제목처럼‘현관문을매일여는사람이되었다’.

걷는동안수많은단어들이나에게와말을걸어,못이기는척한글창을열고받아적기시작했지만,그기록들또한하루하루의기록일뿐대단한이야기도아니었다.
어떤날엔그저친구들의무해한농담을떠올리며걸었다.어떤날엔‘세상은거대한놀이터인데,어른이되어가면서모두그걸잊어버리지’라는영화속대사를떠올리며걸었고,또어떤날엔‘이짓이라도안하면이지루한일상을어찌견디랴,웃을일이없어서내가나를웃기려고쓴것들이대부분이다’라는노소설가의글을떠올리며걸었다.어떤드라마에서생각이라는걸해야할때마다하염없이걷는여자를떠올리며,나는생각을하기위해걷는지,생각을멈추기위해걷는지궁금해하기도했고,꽤많은날엔아버지를생각하며걸었다.-본문중에서

강세형작가는대단한변화를기대한것은아니었다고말한다.10여년전,자가면역질환베체트의발병으로일상생활이불가능할정도의통증이시작되었고,통증은바깥세상의소요를견디지못하게만들었다.통증을다스리며침잠해있던시간이지나고,이제조금씩운동을시작해봐도좋겠다는의사선생님의말을새기며,펜데믹이후일상으로복귀하는사람들을바라보며,운동부족이라는글자가가득한건강검진결과지를펼치며,자꾸만현관문을향하는자신의시선을느끼며,‘산책’이라는단어가귀에와닿기시작했다.작가는말한다.“내삶의어떤특정한시기에그모든사소한일들이,우연과같이동시에나를찾아왔을뿐이다.”
어떤날엔공원에서만나는검은얼룩고양이의안부가궁금해현관문을열었고,또어떤날엔붕어빵아주머니의오늘이궁금해현관문을열었다.계절이바뀌며변해가는공원의색이궁금해서,해가짧아지면서달라지는가로등켜지는시간이궁금해서산책을나섰다.대단한계기,결연한의지같은건없었지만,매일현관문을열고바깥을걸으며그의내면은쨍한파란밤하늘처럼깊은색으로물들어갔다.

항상집에만있다세상밖으로나오니,슬픈표정,아픈표정,지친표정의사람들이이렇게나많다는것에자꾸만놀란다.그리하여어쩐지자꾸만건투를빌게된다.한편으론그건투가그냥,나의오지랖이길바라며.-본문중에서

“일상의순간순간들이모여행복이쌓여간다.
모두가그렇게열심히행복을수집해간다.”
산책하며수집한평온의풍경들,생의아름다움

현관문을열고길을나선그는발견한다.빠른걸음으로앞질러가는‘낮의’할머니들과,어디서구한지모르겠는형광조끼를입고폐지를모으는‘밤의’할머니들을,스치듯지나는무례한사람의행동과친절을베푸는사람들의몸짓을,길한가운데서서울며다투며그럼에도사랑을하는이들을,소멸하는꽃잎들과있는지도몰랐던강가의왜가리들과매일안부를묻게되는고양이들을.그리고생각한다.뱉어내버린미성숙한말들을,친구들의다정하고때로는날카로운조언들을,어느한시절을버티게해준낯선사람들과그들이내민손길을,떠난이들과그리고정말로떠나버린아버지를.

그어떤특별한일도일어나지않는하루는좋은걸까,나쁜걸까.
조금더어렸을땐지루하다생각했을지도모르겠다.그런데요즘은아니다.이고요와평화가얼마나소중한것인지를깨닫기까지꽤오랜시간이걸렸지만,요즘의나는그렇다.어제와같은오늘이고맙다.어제와같은오늘의내가기특하다느껴질때도있다.
비온뒤에땅이굳어진다는말을나는인간사에적용하고싶지않다.비따위안맞을수있다면안맞는게좋은삶이다.고생끝에낙같은소리도믿지않는다.몸고생이든,마음고생이든,피할수있는하루가좋은하루다.
오늘도어제와같은하루를보낸다.특별히좋은일도특별한다짐따위도없었지만,특별한고생도없었던하루가,오늘도어제와마찬가지로저물어가고있다.-본문중에서

스스로‘싫증을잘내고,포기가빠르고,모든것을편식하는사람’이라고말하지만강세형작가는산책앞에서는속수무책이었다.이제는‘히키코모리프로산책러’라는놀림을받으며,매일현관문을연다.그는자신보다천천히걷는이를발견하면그의건강을염려하고,임시휴업안내가붙은가게를보면가게의존폐를걱정하고,주먹보다작은참새를보며자신보다약한존재들을떠올린다.노점할머니에게2천원어치풋고추를사며아무일없이보낸하루에감사하며,평온한행복을수집한다.소소한뿌듯함,작은기쁨,하찮은즐거움들을수집한다.그리고,진정으로회복한다.강세형작가는말한다.걷고,생각하고,기록한자신의소소한일상이누군가에게작은응원이되어주기를바란다고.자신이‘닫힌현관문’을열었듯,이책을읽은누군가가자기앞을막고선‘닫힌무언가’를열어보기를바란다고.봄을걸으며소멸을생각하고,겨울을걸으며시작의설렘을느끼는그의글은,예측하지못하는순간,마음속에숨겨둔감정들을태우게하는작은불씨가되어줄것이다.

요즘나는매일현관문을연다.
마음도,머리도,조금씩딱딱해져가는내가지루하다느껴진걸까.무엇을보고웃게될지,무엇을보고또아파할지,내안의어린아이를찾아현관문을연다.놓치면또지나가버릴오늘의밤하늘을기억하기위해,깜빡눈을감았다뜨면또사라져버릴오늘하루를기억하기위해,한글창을열고기록을남긴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