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줄이면 된다 : 길 잃은 창작자를 위한 한예종 스토리 공식

4줄이면 된다 : 길 잃은 창작자를 위한 한예종 스토리 공식

$18.00
Description
작가가 되고픈 당신의 헛고생과 삽질을 줄여 줄
한예종 스토리 비법서
글 쓰는 사람들의 로망인 한예종에서는 과연 어떤 수업을 할까? 한예종에 가지 않고도 한예종 스토리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여기 있다.
“이런 수업을 찾아 헤맸다” “이제야 스토리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학생들이 입을 모아 극찬하는 수업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 책은 여러 작법서에 흔히 나와 있는 뻔한 공식을 말하지 않는다.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그 어느 쪽으로도 변모할 수 있는 태초의 이야기를 손에 넣는 법을 알려 준다. 이야기를 쓰는 진짜 작가 되는 법 말이다.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저자는 20년간 쉴 틈 없이 쓰고 또 영화 현장에서 부딪히며 비로소 이야기의 정의, 이야기를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을 깨달았다. 그 핵심 비법은 ‘4줄’에 있다. 질문을 던지는 법부터 목표 지점인 1줄 쓰기, 이를 주인공의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4줄 형식에 적용하고,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알려 준다. 학생들과 수업하며 이 4줄의 힘을 직접 검증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작법서를 읽어 보고, 좋다는 강의도 찾아 들어 봤지만, 막상 내 글에 적용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던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없이 반가울 것이다. 저자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면, 팔리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쓰게 된다는 강한 확신과 용기는 물론 실제 눈에 보이는 결과물도 얻을 수 있다.

저자

이은희

저자:이은희
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영화과예술사에서영화연출을전공하고,예술전문사에서극영화시나리오를전공했다.
장편영화〈순정〉을각색및연출했으며장편시나리오〈민사소송〉으로서울국제여성영화제피치앤캐치시나리오대상을받았다.
현재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영화과와서울예술대학교공연학부연기전공에서학생들을만나고있다.
이성민,염혜란배우와작업하려고성실히영화하며사는중이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_4줄보다먼저나를알아야한다

1부4줄이전-이야기는‘질문’에서출발한다
1장이야기,모르는사람도없고제대로아는사람도없다
2장쓸모있는질문의필수조건5가지
쓸모있는질문workshop|넷플릭스드라마〈더글로리〉
3장1줄쓰기:목표지점입력하기

2부4줄쓰기-이야기,4줄이면된다
4장이야기는곧주인공의여정이다
주인공찾기workshop|영화〈비상선언〉
5장첫째줄주인공의내적자아가변화하는순간
6장둘째줄주인공은결심한대로전진한다
7장셋째줄주인공의상황도마음도급변할때
8장넷째줄주인공의결심이이루어진다
4줄쓰기workshop|〈극한직업〉〈더글로리〉〈수리남〉〈서울의봄〉〈거인〉〈안나〉

3부4줄이후-이야기를쓰면서나아갈시간
9장서사와묘사의차이
10장마지막이자첫단추,트리트먼트
실전트리트먼트쓰기workshop|창작시나리오
11장묘사의품격

에필로그_계속쓰면서나아가겠습니다

출판사 서평

“뻔하디뻔한기승전결은잊어라”
팔리는스토리의핵심,‘4줄’공식

영화업계에서는“15분안에관객들의마음을훔쳐야한다”는말이있다.관객이극장에앉은후15분안에정확히뭘즐기면되는지알려주고신나게달려가야한다는뜻이다.여기서‘사건’이뒤로밀리면이야기는늘어지고사람들은흥미를잃는다.

많은작가가사건이중요한건안다.문제는,사건이정확히뭘의미하는지모른채관습적으로기승전결구조에맞춰글을쓴다는데있다.
우리가흔히아는사건은외부에서일어나는뜻밖의일을뜻하지만,이야기에서사건은주인공의‘내적자아에일어나는뜻밖의일’을말한다.살다보면우연히교통사고현장을목격하거나이웃집에도둑이들었다는엄청난사건을접하지만,그로인해내인생에아무런변화가없다면이는나에게사건이아닌것처럼,외부의사건그자체가아니라,주인공의내적자아에일어나는‘변화’에초점을맞춰야한다.

예를들어보자.영화감독이시나리오수업을하러학교에가려고지하철을탔다.그런데갑자기지하철이멈추더니차체가옆으로쓰러져버렸다.전대미문의지하철사고가발생한것이다.싱크홀이발견되었단다.선로는싱크홀쪽으로점점더기울고이대로있다가는싱크홀을향해차체가그대로빨려들어갈것이다.주인공인감독은고민한다.이대로죽음을받아들여천국가게해달라고기도할지,가족들에게마지막작별인사라도할지,고장난지하철문을어떻게든부숴서탈출을시도할지.여기서‘사건의발생’에해당하는부분은무엇일까?흔히아는정의대로라면지하철이쓰러진게되겠지만,이야기에서는아니다.기도하든,전화하든,탈출하든주인공이평소같으면하지않을결심을하고,평소같으면바라지않을것을바라는그것이바로‘사건’이다.

창작자들의산실한예종에서학생들에게극찬받는시나리오수업을이끄는이책의저자는모든글에적용해도다통하는틀에박힌기승전결이아니라,사건에관한새로운정의를바탕으로오직이야기에적용될수있는특별공식‘4줄’을강조한다.주인공의내적자아의변화에초점을맞춰기록한이‘4줄’은저자가20년간글을쓰고영화현장에서직접부딪혀가며알아낸이야기의핵심,아니전부라해도과언이아니다.4줄의힘을직접경험한학생들은이내용을다른사람들과공유하고싶지않다고책출간을만류했지만,저자는이제시작하는많은작가가함께성장하길바라는마음으로책을썼다.

“이야기는질문에서출발한다”
질문이나빠야하는이유

4줄로가는첫단계는‘질문’에서시작된다.무언가에관해이야기하겠다고하는것은,글을쓴다기보단질문을던진다는것에가깝다.그럼,모든질문이다이야기가될수있는걸까?
여기서중요한전제조건이있다.질문은‘나빠야’한다는것이다.작가를좋은이야기로데려다주려면질문은나쁠수록좋다.‘개천에서태어난남자가성공해서용이될수있을까?’라는질문과‘개천에서태어난남자가성공해서아버지보다큰용이될수있을까?’라는질문중어떤질문을품은이야기가더궁금한지생각해보자.

당연히후자다.전자는어떤경제논리를떠올리게만들지만,후자는‘아버지’라는허들이있다.친구도,경쟁자도아닌나의근본이고은혜인‘아버지’라는허들은이질문을나쁘게만든다.거기에그아버지가조폭일인자거나,가정폭력을일삼는대기업총수라면?이야기는더욱궁금해진다.

멋지고,좋고,선한질문은굳이이야기로들을필요없이그냥내가하면된다.내가나서기어려울만큼비밀스럽고,나쁜질문에사람들이모인다.왜냐고?욕망이숨겨져있으니까.누구나꿈꾸고원하지만,솔직하게드러내기어려운것,그래서누군가이야기해준다고만하면신나서듣고싶어지는것,그것이바로이야기를가능케하는질문이다.

인기리에방영된넷플릭스오리지널드라마〈더글로리〉는‘학교폭력피해자가여전히잘나가는가해자들을상대로완벽한복수를하면원점의상태로돌아올수있을까?’라는질문에서시작된다.선해보이는질문이지만,나쁜욕망이도사리고있다.원점으로돌아오는방법에는용서나외면도있을텐데,‘완벽한복수’를해야한다는전제가깔려있기때문이다.

주인공은가해자를상대로가장완벽한복수를허락받을수있는,‘복수해도되는사람’인‘학교폭력피해자’다.물론‘억울한옥살이를한무기징역수’가될수도있고,‘자식을잃은부모’가될수도있지만,여기서시의성이작동했다.학교폭력문제가한창대두될시기에복수해도되는사람으로‘학교폭력피해자’가적절했을것이다.

만약질문자체에집중하지않은채그럴듯한주인공을‘만들어’내려고만하면이야기는산으로간다.주인공은주변을둘러보며만드는것이아니라질문을깊이보며만나는것이다.내질문을대신풀어줄절묘한주인공은질문안에있다.그러니가장먼저해야할일은질문을던지는일이다.질문이바로서야,이야기가바로선다.

“4줄이면된다”
길잃은창작자를위한이정표

이제주인공은작가가던진질문을이고지고나아가면서수많은방해요소와맞서싸우며변화한다.4줄이곧주인공의성장일지이자사건일지인셈이다.
〈더글로리〉를4줄에적용해보자면‘학교폭력을당한주인공이원점으로돌아가기위해복수’한다는욕망을품고(첫째줄-주인공의내적변화발생)결심한복수를해나가다(둘째줄-주인공의결심대로전진)가해무리가저지르는방해에맞닥뜨리고(셋째줄-주인공의상황과마음이급변하며심화),우여곡절끝에복수에성공하지만,자신을원점으로돌릴수있는것은복수가아니라결국‘사랑’이라는것을깨달아사랑하는사람에게받은사랑을돌려주는인물로변화(넷째줄-주인공의결심해소)하는과정이다.

언뜻보기엔기승전결과비슷해보이지만,여기엔커다란차이점이존재한다.기존기승전결에초점을맞춘다면,겉보기에강력하지만주인공의핵심욕망에서비껴난외형의사건이나요소에휩쓸리기쉽다.가해무리못지않은방해요소로등장하는주인공의엄마를떠올려보자.만약작가가주인공의아킬레스건인엄마에게너무큰비중을할애했다면,가정학대로고통받는피해자에게학교폭력을일삼는무리는보조적방해요소정도에그쳤을것이고,성인이된주인공이그들과엮일일도전혀없다.

몇번의등장만으로도시청자들의분노를자극했던것만봐도,작가입장에서이엄마는극적인전개를위해더욱활용하고싶은,욕심나는빌런이분명하다.이캐릭터가벌이는방해공작에더애정을쏟고싶은마음이굴뚝같을것이다.하지만그렇게가는순간,애초에계획했던것과는전혀다른이야기가된다.학교폭력피해자가주인공인이야기에서엄마는되레생각지도못했던복병에가깝다.그래서더아픈이야기가되는것이다.이드라마에는엄마외에도예의바른가해자남편,조력자가되겠다고나서는남자등복수를이어가야하는독한마음에주저함을더하는방해요소들이곳곳에서등장한다.그럼에도이런것들에휘둘리지않고나아갈수있는이유는‘4줄’이있기때문이다.방해요소와맞서싸우면서도계속해서해결해야할질문에집중하려면이4줄을벗어나선안된다.

이야기는생각보다상당히수학적이다.얼핏보면말이되고얼핏보면설득도되는것같지만,돈과시간을들여서이야기를즐기는수요자들은아무도얼핏보지않는다.어느한구석이삐끗하면수요자들은단번에눈치를채고이야기를걷어차고빠져나온다.정확한이야기의안배를위해서4줄로선명히구분하고,각줄에필요한요소를점검하는것은이야기를구조화하는데꼭필요한작업이다.
만약글을쓰다가길을잃었다면,다시이4줄로돌아와야한다.그래야다른길로새지않고다시목적지를향해바르고빠르게나아갈수있다.

“열린결말과없는결말은다르다”
당신의이야기가용두사미가되지않으려면

잘가다가마무리에서무너지는작품이정말많다.끝에다다라서야앞서이모든것이꿈이었다며지금까지주인공을응원해오던사람들의뒤통수를때리거나전하고싶은메시지가뭔지도통알수없는애매한마무리로이이야기에쏟은애정과시간을허무하게만드는식이다.답을드러내거나숨길순있어도,질문을던졌다면반드시나름의답을내야한다.그게바로이야기를통해작가가궁극적으로하고싶은말,세상에던지고싶은메시지니까.

종종질문을던져놓고‘열린결말’이라는허울좋은핑계를대고수습하지않는작가들이있다.정말제대로열린결말의이야기를만들었다면작가에겐A라는결말과B라는결말이모두있어야한다.그리고사람들은결말에의문을품지않는다.이미작가가열어놓은갈림길위에서서각자의결말을향해걸었을테니까.그렇지않다면,그결말은열린결말이아니라‘없는결말’이었을가능성이높다.
결말을고민할때작가가쉽게놓치는건이뿐만이아니다.해피엔딩이라고할때의‘행복한주체’는과연누구냐하는문제도고민해봐야한다.주인공이죽거나불행해지면새드엔딩,살거나행복해지면해피엔딩일까?단순하게생각하면맞는것같지만,작가라면다르게생각해야한다.

영화〈부산행〉에서는관객들이애정하는수많은등장인물이죽는다.심지어주인공도.그런데사람들은이영화가새드엔딩이라고말하지않는다.오히려해피엔딩이라는데의심의여지가없다.그이유는‘딸을부산에무사히데려다주겠다’라는주인공의욕망이실현되었기때문이다.그는자신이살기를욕망한적이없다.‘죽는다’는사실은슬프지만작가는‘죽는다’라는말에매몰돼서는안된다.작가라면죽음이라는물리적결과가아니라주인공의욕망에집중할수있어야한다.주인공이자신이이루고자하는성취에다가간것이니이결말은해피엔딩인것이다.

이야기가용두사미가되는이유는,사건을해소한다면서주인공의변화가아니라상황을정리하기에급급해서그렇다.진짜작가라면,끝까지주인공의변화에서눈을떼선안된다.욕망을품은주인공이원하는상태에비로소도달하는마지막순간까지와야,그때야말로이야기는끝이난다.작가는주인공을헛고생시키지않도록,관객들이끝까지주인공의여정에함께하도록책임을다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