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맨을 위하여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울트라맨을 위하여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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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5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언제나 해피엔딩인 결말을 원해
진짜 울트라맨이 되고 싶었다
‘울트라맨이야’는 2000년 9월 발표된 곡으로 서태지가 은퇴 선언을 하고 가요계를 떠난 후 컴백을 선언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 작업한 6집 앨범에 실린 곡이다. 귀청을 때리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읊조리듯 노래하는 곡으로 ‘뉴 메탈’ 장르로 분류되는 음악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생소한 장르였다. 지금은 이 세상이 알아주지 않지만 언젠가 강력한 초인이 되어 울트라 펀치를 날리고야 말 거라는 다짐이 깃든 가사에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신보라의 첫 장편소설인 〈울트라맨을 위하여〉는 서태지의 노래 ‘울트라맨이야’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게 된 소설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15세 소녀 우주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괜찮지 않다고 말해. 괜찮지 않잖아. 어때? 괜찮지 않은 것도 괜찮지?”
그렇게 우주가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가진 것 없고 애정이 결핍된 소녀 우주에 빙의된 작가는 신들린 듯 이 소설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긍정과 희망만을 강요하는 밝은 세상에서 의지할 곳 없고 불우한 환경에 처한 우주가 바라볼 곳은 텅 빈 구멍 속의 어둠뿐이었다.

화물트럭 운전사였던 아버지는 외제 차와 충돌해 목숨을 잃었다. 정작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음주운전을 한 외제 차 운전자였지만 상대편의 과실은 묻히고 세상은 반대로 화물트럭 운전자를 더 비난했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 죄 없이 까맣게 타 죽은 아버지의 억울함에는 관심이 없었다. 엄마는 우주에게, ‘아무 이유 없이 이 세상을 용서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고. 그래야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는 단단한 갑옷을 가진 울트라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진짜 강하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엄마의 주검 앞에서 스스로 울트라맨이 됐다고 생각한 우주는 더 이상 세상이 두렵지 않다.

이 소설은 꿈 많은 소녀 우주의 상상이 빚어낸 여러 망상 속의 이야기와 차갑게 대비되는 현실 속의 이야기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아울러 알코올중독으로 죽어가는 엄마가 우주에게 들려주는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 친구 메리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서태지를 선망했던 힙합 세대로서 마치 소설 전반의 이야기를 하나의 랩 뮤직처럼 만들어 놓은 듯하다. 리듬감이 느껴지는 짧은 문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소설이 마치 음악처럼 흐르고 있는 인상을 받게 한다.
빠른 비트로 이어지는 소설의 이야기가 결말 부에 도달했을 즈음 무방비로 이야기를 읽어나가던 독자들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우주가 감당해야 할 냉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우주는 믿었다. 원소 중에 최고는 바로 사랑이라고. 모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그것조차 설령 망상이고 착각일지라도.

청소년 소설이지만 작가의 반짝이는 사유가 빚어내는 인생의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소설가 편혜영 님의 심사평처럼 “저절로 자라는 것은 없다. 무엇이든 내놓아야 인생에 설득력이 생기는 법이다. 그리하여 때로는 친구를, 때로는 엄마를, 대개는 나 자신을 전부 내놓은 후에야 겨우 깨닫게 된다. 우리 삶에 울트라맨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삶의 근근한 동행은 그저 나 자신뿐임을.” 상기하게 된다. 슬픈 역설이지만 그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저자

신보라

저자:신보라
1994년대구에서출생하여대구에서자랐다.
계명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
2023년《경향신문》신춘문예단편소설부문「휠얼라이먼트」로등단하여
《현대문학》,《문장웹진》등에단편소설을발표하였으며
앤솔러지『하지의무능한탐정들』을펴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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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줄거리〉

아버지가죽은후우주는엄마와단둘이살고있다.아버지는화물트럭을몰며근근이가족의생계를책임지고있었지만,포르쉐와충돌사고이후가해자취급받으며죽었다.이후엄마는점점알코올중독에빠지고우주는아버지에대해말하는친구를폭행한후전학하게된다.

전학온날우주는왕따인메리를만난다.메리의진짜이름은문형은.우주는점점메리의세계에빠져든다.메리는비디오감상실의딸이다.그곳은중고등학생들의은밀한성지다.메리는엄마에대한복수를계획중이다.엄마가가장아끼는화초에락스를부어서서히말라죽게만드는것.메리의복수는조용하고은밀하게진행된다.하지만우주는그복수가누구를향한것인지의문을품는다.메리자신인가,엄마인가,아니면세상전체인가.

우주의엄마는아버지가죽은이후천천히시들어가는중이다.마치존재자체가점점투명해지는것같다.메리와우주두사람은매일같이환락송(정심아저씨의노래방)에찾아가정심아저씨에게단팥빵을얻어먹으며노래를부른다.메리가부르는‘울트라맨이야’를들은후우주는울트라맨이되고싶다.울트라맨이되면엄마를구할수있을것만같다.

메리가고양이를죽인다음날,메리는학교에나오지않는다.그욕설과비아냥을우주가오롯이듣는다.점점메리와의균열이생긴다.메리없이환락송을찾아가정심아저씨와홀로남은엄마들에대해서,구멍에대해서이야기를하면서우주는깨닫는다.메리를구해줘야겠다고.하지만메리의집에서다시금수치와멸시를느끼고자신과비슷하다고느낀메리가자신과는완전히다른정상적인가정임을확인하게된다.

다음날,엄마의시신과우주가발견된다.우주는조사를받는다.하지만집중하지못하고홀로상상에빠져모든사람이자신을사랑한다고말한다.우주가눈을감자,죽은엄마와아버지,메리와자신을스쳐간사람들이나타난다.그들은말한다."우주야.사랑해."우주는다시눈을뜬다.그러나그의앞에있는것은무표정한얼굴의조사관뿐이다.

우주는밖으로나온다.정심아저씨만이남아있다.아무말없이서로를바라보는이방인들.그제야우주는깨닫는다.우리는처음부터이방인이었고앞으로도이방인일것이다.두사람은마주선채로단팥빵을먹는다.

〈심사평〉

〈울트라맨을위하여〉는성장의대가에대한혹독한비유로가득한소설이다.성장은가혹하다.저절로자라는것은없다.무엇이든내놓아야인생에설득력이생기는법이다.그리하여때로는친구를,때로는엄마를,대개는나자신을전부내놓은후에야겨우깨닫게된다.우리삶에울트라맨은존재할수없다는것을,우리삶의근근한동행은그저나자신뿐임을-편혜영(소설가)

오래혼자였던사람만이타인의외로움을알아볼수있다.지독한시선을견뎌본사람만이이방인의굽은등을알아챌수있다.그러니이것은발견에대한이야기이다.구멍속에스스로를밀어넣는행위가숨기위해서가아니라‘꺼내지기위해서’라고말하는이소설을어떻게외면할수있을까.이소설은우리를향해두팔을벌린채끝없이말한다.“나를안아주세요.나를살려주세요.나를그저사랑만해주세요.”-안보윤(소설가)

이소설의인물들은서로갈등하다가새롭게이어져가는성장서사를인생의축도처럼그려간다.누군가에게이해받지못하는‘아싸’들의삶에는우주를가득채우는허무가출렁이지만,그이방인들의삶에는스스로를항구적인사랑의울트라맨으로세워가려는아득한꿈또한충일하게번져간다.소외와아픔,공감과이해의과정을통증처럼구축해간이아름다운소설앞에서우리는국외자들이겪는상처와그것을넘어서는사랑의카타르시스를함께만나게될것이다.그리고단호하게아름다운‘작가신보라’의문장을강렬한기억으로품게될것이다.-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

처자의말

언젠가이런이야기를쓴적이있다.
나의무서움은언제나금붕어로부터시작됐다.
어릴적,직사각형어항에있었던주황색금붕어로부터.
그때나의금붕어는어항에서살고있었을까,갇혀있었을까.모른다.
나는그답을몰라(괄호)를쳐두었다.
그괄호는나에대한질문이자망설임이었다.
여전히나는모른다.
그렇게어느것하나도확신하지못한채로어른이되었다.
확신을말하기위해서가아닌,
확신하지못한채로도살아가는사람이있다는걸말하고싶어서.
모든문장마다괄호를넣고싶은심정으로.
도망치기위해서.
어떻게든완성하고싶지않아서.
완성된말은지워지지않으므로나는무섭다.

여전히나는글을쓰는것이무섭다.
부끄러워서미안했다.미안해서부끄러웠다.
내가만들어낸어떤문장이누군가에게오래될괄호가되지는않을까,
그괄호안에멈춰있지는않을까,염려하는마음이었다.
서태지의‘울트라맨이야’를처음들었을때,나는우주를만난기분이었을까.
괜찮지않다고말해.그래.괜찮지않잖아.어때?괜찮지않은것도괜찮지?
그렇게말을거는듯했다.
그것이이소설의시작이었다.
이소설을쓰고나서우주라는이름에괄호를주고싶었다.
이제는둥글게감싸안아줄수있는커다란괄호를.
우주였고우주가아닌,어쩌면내가될수도있는우주에게.
어떤날에는우주가나보다더어른이었고어떤날에는우리는같은아이였다.
우주는무심할줄알았고외로울줄알았다.
우주는내가미처다완성하지못한문장이었다.
그러므로나는우주를이해하려고도,이해받으려고도하지않았다.

그런언어를믿을것이다.
이제부터괄호는닫기위해서가아닌어떤것도닫히지않기위한것임을.
말해지지않는것을말하기위한언어.
끊임없이너와나,우리사이를반복해서말해지는언어를.
우주를세상으로나오게해준심사위원분들과넥서스편집부분들께무한한감사를드린다.
여전히부끄러워하라고,앞으로평생토록부끄러워하라고대신해서말해주는거라고생각한다.이세상을살고있는,여전히말하지못하는수많은괄호들에게부끄러워하라고.
이느낌을잊지않으려나는천천히,그리고반복적으로글을쓸것이다.

2025년여름
신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