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공항에서

밤의 공항에서

$16.80
Description
이 책은 당신을 더 깊은 생으로 안내할 것이다.
"다들 외롭잖아, 안 그런 척할 뿐이지."
오랜 여행자가 들려주는 삶의 매혹과 슬픔 그리고 비밀

『밤의 공항에서』는 여행 작가 최갑수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여행 에세이다. 여행과 삶에 관한 75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그가 펴낸 책이 그러하듯,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1999년 우연히 여행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여행을 계속해왔다. 그에게 여행은 곧 삶이었고 삶이 곧 여행이었다. 때로 그는 여행하듯 느리게 삶을 살았고, 삶을 살듯 치열하게 여행했다. 그는 여행같은 삶에서, 삶같은 여행에서 조용히 응시한 풍경의 내면과 그 앞에 선 그의 감정을 차분히 글로 풀어냈다.
이 책에서 그는 20년 동안 여행을 해오며 점점 더 선하고 올바른 인간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여행을 하며 수많은 선량함과 만났다. 수많은 선의가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잡아가며 조금씩 더 나은 인간이 되어갔다. 나는 더 낙관적이 되었고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p.160)
여행을 통해 인생을 탐독하던 그는 3년 전 부탄 여행에서,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가 가진 하루가 "하루에 하루만큼씩 꼭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 깨달음은 그에게 '삶은 유한하며 허무하다' 것을 알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유한함과 허무가 우리가 서로를 더 사랑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가 이 생의 허무를 견딜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그는 말한다. "내 곁엔 아직 소중한 것들이 남아 있다. 그것들을 가지지 못하고 쓰다듬지 못하는 마음, 그 안타까움을 사랑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나는 여전히 사랑을 하고 있다.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이젠 그 사랑에 대해 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안다. 그러기에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p.304)
이 책에는 오래된 여행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매혹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삶의 기쁨과 외로움, 슬픔, 위로, 그리움, 희망을 짚어내는 그의 문장은 전작에 비해 한결 섬세해 졌다. 풍경과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더욱 깊어 졌다. 행복과 슬픔, 외로움이 묘하게 어울린 파스텔톤의 사진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의 글과 사진들이 당신을 더 깊은 생으로 안내할 것이다.
저자

최갑수

저자:최갑수
시인.여행작가.생의탐색가.길의몽상가.오랫동안여행작가로일하고생활하고있다.

목차

제1장아름다움이없는일은하고싶지않아
12아름다운것들은대부분외롭고
14다들외롭잖아.안그런척할뿐이지
18상처는만들지않을수있다면만들지않아야합니다
22우리생을더빛나게하는건사랑보다는휴일
27“괜찮아”하고말해주었으면좋겠습니다
28인생은나쁘고가끔좋을뿐입니다
32우리는고독하면서도개별적인선인장
35아름다움이없는일은하고싶지않아
38우리가사랑하는것이우리를사랑할것입니다
42괜찮으니까,괜찮을거야

제2장당신이아니면사랑은사랑이아니라서
46우리는언제나떠나려하고있었다
49하루에하루씩하루만큼사라져가는
52내속에얼마나많은사랑이있고행복이있는지
56사랑하도록합시다
59달립니다,가랑비
60그런거죠,네,그런겁니다
62배를띄운밤바다같이달을내건밤하늘같이
65조금더안고있도록합시다
66이게사랑일까
68별빛하나로도생을건너가는사람이있답니다
72당신이아니면사랑은사랑이아니라서
76그렇게살아갈것
80우리가기억할만한건꽃한다발의일일뿐일지도
84당신은좋은사람입니다
86이별에관하여
89우린의외로쉽게잊혀진다

제3장뜻대로된다면인생이아니겠죠
94약간의각오와약간의여유그리고즐겨보자는마음가짐
98죽기살기로덤빌필요가없으니까요
102일단눈앞의일에집중하자고요
106잘살고있지?
109기계처럼쓰는사람을작가라고부릅니다
114중요한것은멈추지않는것이죠
118우리가지금살고있는시간은우리가이미보냈던시간들이다
122에스프레소는에스프레소잔에
125돈을벌면기분이좋잖아요
129비난하는사람은늘있게마련입니다
132하나를준다고하나를얻는건아니더라고요
134그때거절했더라면불면의밤을보내지않아도되었을텐테
138비관이라는현미경,낙관이라는망원경
142먹기좋은온도
145단순한것이아름답다
148북극곰은북극곰의인생을,얼룩말은얼룩말의인생을
152뜻대로된다면인생이아니겠죠
156맛없는음식을먹기엔아까운것이인생이지

제4장절망보다는포트와인,사랑보다는에그타르트
162어딘가에는반드시무언가가있다
166각자의인생에는각자에게일어날만한일만일어난다
170쉬는이유
176저지르고생각합니다
180포기할땐쿨하게,멋있잖아요
184여행이아니었다면나는이세계를
188절망보다는포트와인,사랑보다는에그타르트
192케언스,그해여름
202그러니까우리는조금더행복해졌습니다
214여행을왔기때문에여행하고있는것이에요
224어찌모든인생을걸고사랑하지않을수있을까
234오늘이나쁘다고내일까지나쁘라는법은없어
238그러니계속걸어가렴
241목련의시간
242혹등고래의캔맥주따개꼬리
244인생이팩트로만이뤄진건아니죠

제5장모든꽃들이시들고모든풍경이사라져도
251나만생각할것
252지금사랑해야지.우린점점사라지고있으니까
256바간에서
260조금더낙관적이되었고조금더사랑하게되었습니다
264밤의공항에서
268모든꽃들이시들고모든풍경이사라져도
272사랑같은건없어도되고
276우리는사랑했고더깊은눈동자를가지게되었습니다
280잠든당신의등에귀를댄적이있다
286당신의솔을따라
290나는더많이여행할것이고나는더오래외로울것이다
294사랑은떠나고여행만이남았으니
298사랑을잊고생과는무관하게
300변한건아무것도없다.아니,모든것이변했다
304나는여행했고당신은아름다웠다
309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여행에서엿본삶의비밀

어떤사람에게여행은단순히여행일뿐이지만어떤사람에게여행은삶일수도있다.최갑수는일년에반이상을비행기와기차,낯선호텔에서아침을맞이하는여행작가다.카메라와노트북을챙겨들고국내곳곳과전세계를떠돌며인생의많은시간을보낸다.그에게여행은곧생활이고일이다.
그는여행을하며스스로를성장시켰다고고백한다.그러니까그를키운건'팔할이여행'이었던것이다.이책곳곳에는그가여행의삶을살아가며건져올린진주같은잠언들이가득하다.그는남아프리카로가는비행기를놓치고겨우겨우닿은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공항에서커피를마시며"비행기를놓치지않았다면에티오피아커피를마셔볼수없지않았을까"하고말한다.

"커피를마시며비행기를기다리는동안쉼없이출발안내방송이흘러나왔다.사람들은어디론가를향해가고있었고또어딘가에서돌아오고있었다.공항에앉아오가는사람들의발걸음과표정을바라보고있으니인생에는그다지좋은일도없고그렇게나쁜일도없다는생각이들었다.각자의인생에는각자에게일어날만한일만일어난다.조금만애를쓰면그럭저럭극복하며,즐겨가며살아갈수있는것이또인생인것이다.지금까지여행을하며얻은가장큰교훈은이것이아닐까하며나는마지막남은한모금의커피를마셨다."(p.167)

이십대후반여행을시작한그는이제사십대중반에접어들었다.그는말한다."나이가드는건놀랄일이줄어들고별일아닌일들이늘어난다는것이다.호기심이사라진다는것이다."(p.14)그는어두운식탁에앉아맥주를마신다."모든일에는다이유가있다는사실을알게된마흔언저리의어두운밤.식탁에서홀로맥주잔을기울이고있는자신의모습이더이상낯설지가않다."그리고알게된다."다들외롭잖아?안그런척할뿐"(p.15)이라는사실을.

하지만그는우리인생이지독하게외롭고걷잡을수없이허무하기때문에서로를더사랑해야한다고말한다.하노이의어느쌀국수집에서쌀국수를먹다가이렇게중얼거린다."그러니어찌모든여행이아름답지않을수있을까.궤적은사라지고흔적은소멸하는데,어찌모든인생을걸고사랑하지않을수있을까."(p.232)

프리랜서로살아간다는것

그는우연히여행작가가됐다.시인이었던그는신문사문학담당기자로일하다가어느날여행작가로'발령'을받는다.이후신문사와잡지사에서여행기자로일하던그는2006년직장을나와여행작가의삶을살아가게되고,지금까지여행작가의삶을지속하고있다.
이책에는그동안프리랜서작가로일하며쌓아온작가의노하우도담겨있다.그리고이노하우들은여행에서깨달았고,삶과여행에고스란히적용되는것이기도하다.

"인생은길고지루한싸움입니다.처음부터끝까지전력질주할순없는거죠.전력질주해야할때가있고천천히걸어야할때가있고그늘에앉아쉬어야할때가있는겁니다.지금이꼭전력질주해야할때가아닐수도있다는겁니다.도끼날이론이라는게있습니다.하루종일나무만베는사람보다,중간중간쉬면서날을가는사람이결국나무를더많이벤다는것이죠."(p.94)

"수천만번의작은걸음들이필요합니다.?앞으로나아가는가장기본적인방법은왼발앞에오른발을두고,다시오른발앞에왼발을두는것이었습니다.톱니바퀴는계속돌아가야톱니바퀴입니다.그러니까,뭔가를계속해서만들어야한다는고단함과스트레스를극복하는방법은아이러니하게도계속해서뭔가를만들어내는것밖에없는것같습니다."?(p.114)

"비관하는가운데낙관을가져야한다.그래야일을끝까지밀고나가갈수있다.우리를성장시키는건비관이지만앞으로나아가게하는건낙관이다."(p.138)

외로움과슬픔그리고행복이공존하는포즈

최갑수의사진은다른여행작가의사진과는시선이다르다.그가이번책에서보여주는풍경과인물은쓸쓸하고고독하다.때로는파스텔톤의회화처럼,때로는로맨틱영화의한장면같은그의사진은우리가지금까지보아오던여행사진과는다른풍경과장면을보여준다.이번책에실린사진중에는유독뒷모습을찍은사진이많은데작가는이를'의도된연착'이라고설명하고있다.
"여행을하며나는일부러한발늦게도착하곤했다.모든여행자들이지나간후의풍경을보고싶었기때문이다.나는남은표정과만나고싶었다.그들이혼자있을때만들어내는동작을보고싶었다.그러니까나의연착은언제나의도된것이었다.늦게도착한그곳에서우리는머뭇거리며만났다.우리사이에는약간의어색한공기와약간의경계심이얇은커튼처럼존재하고있었다.나는수줍어했고오래서성였다.나는많이망설였고겨우셔터를눌렀다.이사진들이그마음들이다."(에필로그중)

책출간과함께사진전문갤러리'류가헌'에서책제목과같은타이틀의사진전이열린다.리스본,멜버른,애들레이드,류블랴나,시애틀,이스탄불,더반,두바이….그동안그가거쳐온수많은도시들과그속의인물들,그다채로운풍경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것은실로설레는일이다.
이제아름다움이없는일은하고싶지않아

그렇다면그는왜여행하고왜쓰는것일까.이근원적인질문에이렇게대답한다.
"매일매일책을읽고글을쓰고음악을듣는다.그것은무언가로부터나를지키는일이다.그것은깊은먹구름같은것이기도하고ㅤ눈앞을달리는가랑비같은것이기도하다.나는때로아무도들어주지않는고백이다.나는웅크린자세로견딘다."(p.12)그에게여행과글쓰기는이세상을견디는방식이라는점에서다르지않다.그는비행기안에서,여행지의낯선아침앞에서글을쓰며이세상을지나가고있는것이다.
긴긴여행에서돌아오는그는"오로지혼자이어야만닿을수있는곳이있다"(p.12)는것을알게됐고"아름다운것들은대부분외롭고,외로운것들은대부분아름답다."(p.12)는사실도깨닫게됐다.어느보랏빛구름앞에서그는혼자중얼거린다."이제아름다움이없는일은하고싶지않아."(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