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cription
재미 언론인이 기록한 아메리칸 랩소디
한국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일까
한국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일까
:: 미(美) 합중국의 비가(悲歌)
한국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일까. 미국을 빼놓고는 한 순간도 우리 근·현대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은 우리 삶의 전 분야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싫든 좋든 미국은 우리가 여전히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 그렇다면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큰 과제이다. 우리는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수십 년을 무던히도 씨름해 왔지만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친미나 반미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는 해결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미래지향적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신과 교통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지구촌 공동체를 지향하는 세상에 살면서 가져야 할 자세는 양 극단이 아니라고 믿는다.
심리학자 멕스웰의 주장을 빌리자면, 건강한 관계(real love)는 상대의 실체와 진실을 파악하여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정할 것은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고 맺는 관계야말로 항상성이 유지되고 미래 지향적이 된다. 무작정 상대에 함몰되는 맹목적인 관계(fall-in-love)는 진면목이 밝혀지는 순간 파탄에 이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미국을 객관화시켜 놓고 바라볼 수 있는 정상적인 인식 체계를 갖지 못한 채 살아왔다. 뒤늦게 역사에 철이 들어 막 미국을 분석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 필자에게 어느날 ‘미국을 떠나라’는 서신을 보낸 은퇴 독자의 글에 이같은 현실이 잘 드러나 있다.(〈플로리다로 은퇴생활을 즐기러 오신 장로님께〉 글 참조)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의 시인 신동엽은 이같은 처지의 한국민들을 향해 “네가 본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고 에둘러 탄식을 쏟아냈다.
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재미 언론인으로 살면서 미국이란 나라의 실체를 알기 위해 나름의 날개짓을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진실은 속성상 은폐의 방식으로 존재하기에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찾아내야만 하고, 지금도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진실찾기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화된 대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태도일 것이다. 자명(自明)한 것으로 전제하고 아예 답을 얻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데서 진실의 실마리가 풀린다고 믿는다. 사물을 되짚어 보고, 세상을 거꾸로 보기도 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태도야말로 진실 찾기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진실의 문은 끝없이 질문하는 자에게만 틈을 보이게 되어 있다.
이 책은 우선 미국의 전쟁, 인종차별, 인권문제와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염두에 두고 엮어졌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패권국이 된 미국은 국가를 이룬 지 240여 년 동안 220여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미국은 ‘전쟁을 가장 많이 하고, 잘하고, 좋아하는’ 나라로 기록될 만하다.
미국은 의사 표현과 언론의 자유, 개인 능력을 존중하는 교육 시스탬, 기부 문화(donation culture), 자원자 정신(volunteerism) 등 여전히 본받아야 할 만한 장점을 가진 나라이간 하지만, ‘전쟁’은 미국의 실체를 규명하는 주제임에 틀림이 없다. 아직도 길거리나 주택가에서 나부끼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깃발들은 전쟁으로 쌓아올린 팍스 아메리카나 세상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 하는 미국의 열망을 대변한다.
미국의 인종문제 또한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미국사회의 전반을 관통하면서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임에 틀림이 없다. 인종문제에 깊게 관심을 갖다보면 미국사회의 위선을 보게 되고, ‘과연 미국이 북한 등 약소국의 인권문제를 들먹일 자격이 있는 것일까’라는 속질문이 나오게 되어 있다. 전쟁이 주로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서 얻게된 미국의 악질(惡疾)이 라면, 인종문제는 미국 내부의 고질적·만성적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상당 부분 인종과 관련된 글들을 올린 이유다.
언론인은 사소한 데서 실마리를 찾아 전모를 규명하려 드는 인류학자와 유사하다. 진실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표식이나 상징은 물론 생활습관, 독특한 문화적 관습 등에도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다룬 비단뱀과 악어의 대혈투, 닭복싱, 후터걸, 허리케인 베이비 등과 같은 주제도 미국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낯선 땅을 걸어온 이민자들의 삶 또한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민자는 현지인들이 생각할 수 없고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것을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창조적 가능성에서 열려 있다는 점에서 주류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다.
- 저자 〈책머리〉 글에서
한국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일까. 미국을 빼놓고는 한 순간도 우리 근·현대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은 우리 삶의 전 분야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싫든 좋든 미국은 우리가 여전히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 그렇다면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큰 과제이다. 우리는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수십 년을 무던히도 씨름해 왔지만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친미나 반미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는 해결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미래지향적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신과 교통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지구촌 공동체를 지향하는 세상에 살면서 가져야 할 자세는 양 극단이 아니라고 믿는다.
심리학자 멕스웰의 주장을 빌리자면, 건강한 관계(real love)는 상대의 실체와 진실을 파악하여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정할 것은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고 맺는 관계야말로 항상성이 유지되고 미래 지향적이 된다. 무작정 상대에 함몰되는 맹목적인 관계(fall-in-love)는 진면목이 밝혀지는 순간 파탄에 이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미국을 객관화시켜 놓고 바라볼 수 있는 정상적인 인식 체계를 갖지 못한 채 살아왔다. 뒤늦게 역사에 철이 들어 막 미국을 분석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 필자에게 어느날 ‘미국을 떠나라’는 서신을 보낸 은퇴 독자의 글에 이같은 현실이 잘 드러나 있다.(〈플로리다로 은퇴생활을 즐기러 오신 장로님께〉 글 참조)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의 시인 신동엽은 이같은 처지의 한국민들을 향해 “네가 본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고 에둘러 탄식을 쏟아냈다.
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재미 언론인으로 살면서 미국이란 나라의 실체를 알기 위해 나름의 날개짓을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진실은 속성상 은폐의 방식으로 존재하기에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찾아내야만 하고, 지금도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진실찾기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화된 대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태도일 것이다. 자명(自明)한 것으로 전제하고 아예 답을 얻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데서 진실의 실마리가 풀린다고 믿는다. 사물을 되짚어 보고, 세상을 거꾸로 보기도 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태도야말로 진실 찾기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진실의 문은 끝없이 질문하는 자에게만 틈을 보이게 되어 있다.
이 책은 우선 미국의 전쟁, 인종차별, 인권문제와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염두에 두고 엮어졌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패권국이 된 미국은 국가를 이룬 지 240여 년 동안 220여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미국은 ‘전쟁을 가장 많이 하고, 잘하고, 좋아하는’ 나라로 기록될 만하다.
미국은 의사 표현과 언론의 자유, 개인 능력을 존중하는 교육 시스탬, 기부 문화(donation culture), 자원자 정신(volunteerism) 등 여전히 본받아야 할 만한 장점을 가진 나라이간 하지만, ‘전쟁’은 미국의 실체를 규명하는 주제임에 틀림이 없다. 아직도 길거리나 주택가에서 나부끼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깃발들은 전쟁으로 쌓아올린 팍스 아메리카나 세상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 하는 미국의 열망을 대변한다.
미국의 인종문제 또한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미국사회의 전반을 관통하면서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임에 틀림이 없다. 인종문제에 깊게 관심을 갖다보면 미국사회의 위선을 보게 되고, ‘과연 미국이 북한 등 약소국의 인권문제를 들먹일 자격이 있는 것일까’라는 속질문이 나오게 되어 있다. 전쟁이 주로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서 얻게된 미국의 악질(惡疾)이 라면, 인종문제는 미국 내부의 고질적·만성적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상당 부분 인종과 관련된 글들을 올린 이유다.
언론인은 사소한 데서 실마리를 찾아 전모를 규명하려 드는 인류학자와 유사하다. 진실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표식이나 상징은 물론 생활습관, 독특한 문화적 관습 등에도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다룬 비단뱀과 악어의 대혈투, 닭복싱, 후터걸, 허리케인 베이비 등과 같은 주제도 미국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낯선 땅을 걸어온 이민자들의 삶 또한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민자는 현지인들이 생각할 수 없고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것을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창조적 가능성에서 열려 있다는 점에서 주류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다.
- 저자 〈책머리〉 글에서

아메리칸 랩소디 : 재미언론인이 기록한
$1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