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제주도에 왔을 때 바닷가에서 퐁퐁 솟아나는 샘물이 너무 신기했다. 어느 날 동네 엄마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솜반천에서 한나절을 보냈다. 한여름인데도 얼음장 같은 물에 발이 저릿해 제대로 담그지도 못했다. 너무 차가웠다는 게 호기심의 시작이었다. 물이 어디서 시작되나 궁금해 거슬러 가보았더니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곳에서 물이 나는 게 보였다. 그 반대 방향도 궁금해 솜반천의 흐름을 따라가 보았다.
솜반천의 이름은 짧았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연외천과 합쳐져 연외천이란 이름으로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시공원을 흘렀다. 그리고는 높고 높은 천지연 폭포로 떨어져 흐르다 바다가 되었다.
“너는 어디서 왔니?" 물으며 샘물이 빛의 세상으로 나왔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고 싶었다. 한라산에 내린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밖으로 나오는데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는데, 빗물은 땅속에서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처음으로 빛을 보았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처음 생명체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는 어떨까. 오염된 지구는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흐르고 흘러 동해도 서해도 남해도 아닌, 세계와 맞닿은 드넓은 태평양에 다다랐을 때 그 너른 품만큼 커다란 존재가 되었을까 궁금했다.
나는 너에게 고맙고, 동시에 미안하다.
우리에게 맑은 물을 선물해 주어서, 맑게 지켜주지 못해서.
태평양에서 모험을 떠났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실망하지 말고.
솜반천의 이름은 짧았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연외천과 합쳐져 연외천이란 이름으로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시공원을 흘렀다. 그리고는 높고 높은 천지연 폭포로 떨어져 흐르다 바다가 되었다.
“너는 어디서 왔니?" 물으며 샘물이 빛의 세상으로 나왔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고 싶었다. 한라산에 내린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밖으로 나오는데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는데, 빗물은 땅속에서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처음으로 빛을 보았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처음 생명체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는 어떨까. 오염된 지구는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흐르고 흘러 동해도 서해도 남해도 아닌, 세계와 맞닿은 드넓은 태평양에 다다랐을 때 그 너른 품만큼 커다란 존재가 되었을까 궁금했다.
나는 너에게 고맙고, 동시에 미안하다.
우리에게 맑은 물을 선물해 주어서, 맑게 지켜주지 못해서.
태평양에서 모험을 떠났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실망하지 말고.
나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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