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 : 신의 유무부터 블랙홀까지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 : 신의 유무부터 블랙홀까지

$19.80
Description
“0은 당연하지 않다.
0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철학, 종교, 수학, 물리학의 트러블 메이커이자 해결사 0을 파헤치다
“이 보잘것없는 숫자는 왜 우리에게 두려움과 경외를 불러일으키는가?”
지금껏 의심하지도, 알아채지도 못했던 제로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제로(0)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0이 없는 숫자 체계는 상상하기 어렵고 0의 존재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생활 구석구석에서 0은 다른 숫자와는 다르게 묘한 이질감을 드러낸다. 일단 키보드나 전화기의 숫자판을 보자. 맨 앞에 있는 숫자는 무엇인가? 0이 아닌 1이다. 크기대로 배열한다면(수직선에서처럼) 당연히 0이 첫 번째 자리에 와야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왜일까?
나이에서도 이런 어색함이 느껴진다. 아이가 태어나서 열두 달이 지나면 한 살이 된다. 그렇다면 아직 이 시점에 이르지 못한 아이는 0살이라고 해야 일관성이 있다. 하지만 0살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없다. 아이가 이제 6주가 되었다거나 아홉 달이 되었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0살이라는 표현을 애써 피한다.
한 세기의 시작은 언제일까? 0년은 없으므로 서기 100년의 나이는 99살이다. 100번째 생일은 101년 1월 1일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는 새천년의 시작이라며 요란스러운 기념일을 챙긴 바 있다. 사실 새천년은 2001년 1월 1일에 시작되는데 말이다.
이러한 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0이 본디 있었던 숫자가 아니라 아주 긴 시간이 지난 후 나중에야 발명된 숫자이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0이 필요하지 않았다. 0마리의 가축을 기록하거나 0명의 자녀를 셀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없는 것을 나타낼 숫자는 당연히 필요치 않았다. 0은 불필요했고 그래서 오랫동안 출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BC 300년 무렵 바빌로니아에서 자리 기호로서의 0이 발명되었다. 하지만 이때도 숫자를 구분하는 용도의 자리 기호였을 뿐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값을 갖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바빌로니아 기수법에서 0은 혼자 쓰일 수 없었고, 외톨이 0은 언제나 말썽을 피웠다.
보통의 수는 어떤 수에 그 자신을 더하면 다른 수가 된다. 1 더하기 1은 2이고, 2 더하기 2는 4이다. 그런데 0은? 아무리 더해봤자 0이다. 이처럼 0은 ‘어떤 수에 그 자신을 충분히 여러 번 더하면 다른 어떤 수보다 커진다’는 아르키메데스의 공리에 어긋난다. 또한 이 실체 없는 숫자에는 곱셈과 나눗셈 같은 수학의 가장 단순한 계산을 무너뜨릴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0을 곱하면 모든 수가 0으로 되돌아가 수직선이 붕괴하고, 0으로 나누면 논리학과 수학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0은 인류가 사용해온 숫자 가운데 가장 기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수였다. 수는 있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데, 0은 없는 것을 나타내는 숫자이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 유럽에서는 무(無)를 공포스럽게 생각했고 이단과 동일시했다. 유럽에서 수 세기 동안 0을 거부한 이유다. 0과 1은 아주 작은 차이지만, 없음과 있음의 엄청난 차이이고, 무에서 유의 창조이다. 0은 이처럼 인간이 고안해낸 것 중 가장 풍성하고도 위험한 개념이다. 피타고라스, 뉴턴, 페르마,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 그리고 오늘날의 천체물리학자에 이르기까지 전설적인 천재들도 모두 0 앞에서 고심했다. 이 사소한 숫자에 철학, 종교, 수학, 물리학의 근간을 뒤흔들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의 찰스 세이프가 쓴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로 이야기는》 인류사의 각 분야를 넘나들며 0의 출현에서부터 억압, 성장 등을 일대기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책을 읽고 나면 분명 0이 다시 보일 것이다.

저자

찰스세이프

저자:찰스세이프(CharlesSeife)

저널리스트이자작가,뉴욕대학교언론학교수.프린스턴대학교에서수학학위를취득했으며예일대학교에서확률이론과인공지능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고,컬럼비아대학교에서저널리즘석사학위를받았다.「사이언스」「뉴사이언티스트」「이코노미스트」「와이어드」등의유명매체에글을썼다.『위험하고매혹적인제로이야기』는「뉴욕타임스」에서주목할만한책으로선정되었으며,펜/마르타알브랜드상(PEN/MarthaAlbrandAward)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는『만물해독』『알파와오메가:우주의시작과끝을찾아서(AlphandOmega)』등이있다.



역자:김동균

미국대형회계법인과다국적기업의M&A관련부서에서근무하다가귀국,LG전자전략기획실에서일했으며이후넥슨모바일과게임하이의해외사업을책임지다가독립하여게임개발사를경영했다.20여년간실무에서경험한재무,금융,세무,마케팅지식을바탕으로다양한교육프로그램의강사로도활동하고있다.『성공하는사람의스마트폰엔뭔가특별한것이있다』『재테크스타트』를썼으며,옮긴책으로『보이는경제학안보이는경제학』이있다.



감수:김주민

성균관대학교기계공학부를졸업하고한국과학기술원(KAIST)기계공학과에서석사학위를,퍼듀대학교토목공학과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두산중공업(현두산에너빌리티)과LG화학중앙연구원에서일했으며,현재는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에서책임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소형모듈원자로(SmallModularReactor,SMR)개발,강판콘크리트벽체(Steel-PlateComposite(SC)Walls)설계등에관한연구를하고있으며,과학서번역활동을병행하고있다.

목차


Chapter0아무것도아닌,그러나비할데없이막강한숫자

Chapter1아무역할도하지않으면서모든것을뒤흔들다{0의기원}
0없는삶
0의탄생
무의가공할속성

Chapter2무는무에서나왔다{0을거부한서양}
그리스수철학의기원
무한,진공그리고서양
숨은날짜
0번째수
무의크레바스

Chapter3험난한여정끝에거둔승리{동양으로간제로}
0의환생
아라비아숫자
나는나자신이다:무
제로의승리

Chapter4무한,무,진공그리고신의존재{제로의신학}
금이간호두껍데기
제로와무
신성한도박

Chapter5무한개의0과신앙심없는수학자들{0과과학혁명}
무한개의0
0과신비로운미적분
신비주의의끝

Chapter6무한대의쌍둥이{0의무한한속성}
허수
점과대점
무한의0

Chapter7절대적인숫자0{0의물리학}
열역학의0:절대영도
양자론의0:무한에너지
상대성이론의0:블랙홀
공짜로얻을수있는것은없다

Chapter8빅뱅의0시와블랙홀의그라운드제로{시공간의기원}
0의추방:끈이론
0번째시간:빅뱅

Chapter∞제로의최종승리{시간의끝}
무한대와그너머로
부록A
부록B
부록C
부록D
부록E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1.“이보잘것없는숫자는왜우리에게두려움과경외를불러일으키는가?”
지금껏의심하지도,알아채지도못했던제로에대한흥미진진한이야기

제로(0)는우리일상에자연스럽게스며들어있다.0이없는숫자체계는상상하기어렵고0의존재는당연하게여겨진다.하지만생활구석구석에서0은다른숫자와는다르게묘한이질감을드러낸다.일단키보드나전화기의숫자판을보자.맨앞에있는숫자는무엇인가?0이아닌1이다.크기대로배열한다면(수직선에서처럼)당연히0이첫번째자리에와야하지만그렇지가않다.왜일까?

나이에서도이런어색함이느껴진다.아이가태어나서열두달이지나면한살이된다.그렇다면아직이시점에이르지못한아이는0살이라고해야일관성이있다.하지만0살이라는표현을쓰는사람은없다.아이가이제6주가되었다거나아홉달이되었다고말하며사람들은0살이라는표현을애써피한다.한세기의시작은언제일까?0년은없으므로서기100년의나이는99살이다.100번째생일은101년1월1일이되는셈이다.그런데1999년에서2000년으로넘어가는시점에우리는새천년의시작이라며요란스러운기념일을챙긴바있다.사실새천년은2001년1월1일에시작되는데말이다.

이러한혼란이벌어지는이유는0이본디있었던숫자가아니라아주긴시간이지난후나중에야발명된숫자이기때문이다.고대에는0이필요하지않았다.0마리의가축을기록하거나0명의자녀를셀필요는없었기때문이다.없는것을나타낼숫자는당연히필요치않았다.0은불필요했고그래서오랫동안출현하지않았다.그러다가BC300년무렵바빌로니아에서자리기호로서의0이발명되었다.하지만이때도숫자를구분하는용도의자리기호였을뿐그자체로는아무런값을갖지않았다.그러한이유로바빌로니아기수법에서0은혼자쓰일수없었고,외톨이0은언제나말썽을피웠다.

보통의수는어떤수에그자신을더하면다른수가된다.1더하기1은2이고,2더하기2는4이다.그런데0은?아무리더해봤자0이다.이처럼0은‘어떤수에그자신을충분히여러번더하면다른어떤수보다커진다’는아르키메데스의공리에어긋난다.또한이실체없는숫자에는곱셈과나눗셈같은수학의가장단순한계산을무너뜨릴위험이내재되어있다.0을곱하면모든수가0으로되돌아가수직선이붕괴하고,0으로나누면논리학과수학의기반이완전히무너질수있다.

이처럼0은인류가사용해온숫자가운데가장기이하고받아들이기힘든수였다.수는있는것을나타내기위해사용하는데,0은없는것을나타내는숫자이다.고대그리스와중세유럽에서는무(無)를공포스럽게생각했고이단과동일시했다.유럽에서수세기동안0을거부한이유다.0과1은아주작은차이지만,없음과있음의엄청난차이이고,무에서유의창조이다.0은이처럼인간이고안해낸것중가장풍성하고도위험한개념이다.피타고라스,뉴턴,페르마,하이젠베르크,아인슈타인그리고오늘날의천체물리학자에이르기까지전설적인천재들도모두0앞에서고심했다.이사소한숫자에철학,종교,수학,물리학의근간을뒤흔들힘이담겨있기때문이다.과학전문저널리스트라는독특한이력의찰스세이프가쓴『위험하고매혹적인제로이야기는』인류사의각분야를넘나들며0의출현에서부터억압,성장등을일대기형식으로흥미진진하게풀어낸다.책을읽고나면분명0이다시보일것이다.

2.없는것을나타내는신의경지,제로
무,무한,진공을둘러싸고벌어지는흥미로운이야기

서양에서는0을오랫동안거부했다.수와도형을동등하게바라본덕분에고대그리스인은기하에능통했지만,이러한사고방식으로는0을숫자로여길수없었다.0을나타내는도형이란있을수가없기때문이다.또한아리스토텔레스의‘신의존재에대한증명’은0을오랫동안서양에발붙일수없게만들었다.그에따르면천구는각자의자리에서천천히회전하며온우주에퍼지는천상의음악을만들어낸다.그런데정지한지구는회전의원동력이될수없으므로안쪽천구는그다음바깥쪽천구에의해움직여야하고,그바깥쪽천구는다시그다음바깥쪽천구에의해움직여야하며,이과정이되풀이된다.하지만아리스토텔레스는무한은상상력의산물일뿐이므로필요하지도않고사용해서도안된다고했다.무한대가없으니천구의수도유한하고,따라서맨바깥의천구를움직여줄천구도없다.그렇다면이모든운동에는궁극의원인이있어야하고,그궁극의움직임을만들어내는존재가바로‘신’인것이다.당시아리스토텔레스의교리를의심하는것은신의존재를의심하는것과같았다.그의말처럼무한이없다면무한과쌍둥이개념인무(無와)진공(0)도없다.

반면동양에서는0이번성했다.인도수학자들은그저0을받아들이는데서한발더나아갔다.인도인은1÷0이무한대임을깨달았고,12세기인도수학자바스카라는“분모가0인분수는무한한양이라고일컫는다.여기에어떤수를더하든빼든아무런변화도없다.영원불변의무한한신에게어떤변화가없는것과마찬가지이다”라고말했다.0과무한대에서신이발견된순간이다.이후0은인도에서이슬람에전해졌고,서양은결국이슬람으로부터0을받아들였다.0은아무것도아닌무(無)이지만,피타고라스와아리스토텔레스의정연한논리를파괴할만큼그힘이강력했기에먼길을돌아서양에받아들여졌다.0에는신이깃들어있다.

3.“철학과종교,수학과물리학의가장깊숙한곳에0이있었다!”
철학과과학을넘나들며종횡무진펼쳐지는제로의연대기

철학과종교뿐이아니다.0의활약은미술,수학,물리학에서도두드러진다.15세기화가들은아마추어수학자였다.1425년,브루넬레스키는피렌체의세례당건물을그리면서그중앙에길이도너비도높이도없는0차원의점을놓았다.화폭위의미세한0차원물체가바로소실점이다.소실점은관찰자로부터무한히먼곳을나타낸다.그림속물체는관찰자로부터멀리있을수록소실점에더가까워지면서계속해서작아진다.그리하여관찰자로부터충분히멀어지면사람이든나무든건물이든모든물체가0차원의점이되어사라진다.그림중앙의0은무한한공간을담고있다.이소실점덕분에그림은생생하게살아나3차원의실물과흡사해진다.소실점은0과무한대와연결되어있는것이다.소실점은대부분의우주가작은점하나에모이게한다.이는과학사에있어매우중요한개념인일종의특이점(singularity)이기도하다.

자연의언어라고불리는미적분에서도0은대활약을펼친다.뉴턴은0을0으로나눈다는부실한토대위에서미적분의논리를전개했다.그리고열역학에서0은넘을수없는장벽이자가능한가장낮은온도가되었다.아인슈타인의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별을통째로집어삼키는괴물같은블랙홀이되었으며,양자역학에서는무한하고어디에나있으며심지어가장깊은진공에서도존재하는기이한에너지의원천이되었다.

책은이처럼온갖분야를넘나들며0의활약을숨가쁘게풀어낸다.그과정에서여러가지개념과역사가자연스레습득되고,철학자와수학자그리고과학자의인간적인면면을엿볼수있다는것은이책만의독보적인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