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봉장군(沈彦俸將軍)서거(逝去)70주기를맞아추모집(追慕集)을상재(上梓)하니만감이서린다.
이책에실린모든사진은진숙명근동생이준비해주어추모집이더욱빛을발한다.
제1장에는충남아산출생으로심용字진字할아버지자손으로자라면서알게모르게넘치게듣고자랐던갖가지이야기를최대한화자의말그대로기록하였다.이제장군을아는세대들도거의사라진지금추모집을내면서고인이되신집안어른들이몹시그리웠다.물어볼것이너무도많은데답해줄집안어른들은이미이땅을떠났으니말이다.장군의기억은단지이미지로만남아있는내가장군숙부를추모하는책을쓰기는결코녹록(錄錄)하지않았으나사촌들의격려와도움이박차(拍車)를가하게된점두고두고흔쾌(欣快)하다.
제2장에담은「장군의일화」는LA에체류하시던심언만(沈彦晩)셋째숙부가2006년소책자를만들어심가후손들에게유산(lagacy)으로내려주신것이다.장군에대한일화는장군동생의성정(性情)을소상하게알려주는흥미로운이야기들로가득차있다.누구에게도지기싫어하고항상앞장서서가기를바랐던아이는어진형의양보하에늘우두머리가되어앞장을섰다.아이는동네장정(壯丁)들의놀림에도지기싫어물어뜯었다는이야기도나온다.귀여워서못살게군장정들은반성할지어다.귀여우면쓰다듬어줄것이지약을올려분을돋우다니!학교가기싫어모자를집어던지는어린소년이성장하여장군이되어가는과정을간결하게군더더기없이우리들에게들려주신다.셋째숙부글을찬찬하게옮겨적으며아버지세대들이하나같이문장가였구나하는감탄을했다.치기(稚氣)어린소년에서장군이되어맹활약을한후돌연위암으로영면(永眠)하는장군은영웅탄생의신화를방불(彷佛)케한다.
무엇보다이기동(李基東)석좌교수님의「S장군의죽음」의글을다시찾아제3장에싣게된것은천우신조(天佑神助)의시혜(施惠)라고하겠다.의과대학생시절겨울방학에갈현동셋째숙부댁서재에서《世代》잡지에게재(揭載)된「S장군의죽음」을단숨에읽고충격을받은한편,저자에대한소개가한마디도없어저자가누구인지수수께끼(enigma)였다.어떤분이이렇게장군이처한상황을그토록예리하게분석하여치밀한자료를토대로장군의찬란한업적과동시에때이른죽음영락(榮落)의시간을암시했나궁금했다.
차제에후손들의간절(懇切)한추모의념(念)을동조하시고글을싣도록허락해주신바그바다같은마음에어찌감사를다하랴?자칫역사의한줄로묻히고마는사건의내막을소상하게연혁도정확하게장군의죽음에이르기까지의서술은압권(壓卷)이다.
장군의죽음을둘러싼자유당시대의정치적타락,권모술수와그에맞서원칙과양심을지키고자고뇌한한젊은장군의존재가이기동역사가로하여금붓을들지않으면안되게만들었다고유추한다.한젊은장군이유교적가훈을뼛속까지지니고충효의삶을살다간내면을보면영달(榮達)과좌천(左遷)의소용돌이속에서원칙(原則)과양심(良心)과정의(正義)를수호(守護)하고자온갖핍박(逼迫)을무릅쓰고지킨고매(高邁)한지성을만나는것이다.
그대가가혹독한좌천으로끝내황산벌(연무대)벌판에서생을마감하는비극의전조였으나그러나그의삶이뿜어내는용기불타는충정나라의명운을염려하는진정한군인정신에우리는감읍하지않을수없는것이다.이모든군부내막을글로써서우리들에게읽도록하신이기동석좌교수님의예지는세월이지나도변함없어35년만에추모집의마지막장을장식한다.군부의정치적개입을극구반대했던참군인정신을지켜낸분으로서심언봉장군의험난한노정을되돌아보고고인을추모하는시간은충분히의미있다고하겠다.
제4장에는장군이주고받은서한을번역과함께실었으며,사진,서류등을담았다.한자와초서체의서한번역에는종보(宗報)기자인심재석박사가도움을주었다.
아울러장군의추모집발간을위해옥고를써주신심대평지사님께심심한감사를올린다.
마지막으로이책이후손들에게경종을울릴만큼큰반향을울린다면그것은순전히심언만셋째숙부님의사려깊은소책자와이기동석좌교수님의글이발판이되었음을힘주어말한다.다시한번두분께감사를드리며이책을심언봉장군영전에바친다.
(엮은이서문)
책속에서
지난음력3월3~4일의양일간은군단참모들과함께직접38선을걸어서행군하여최전선전투부대장병들을격려하고사기를고무시켰으며험난한심심산골에서초나흘에활처럼생긴달빛을우러러보니무의식중에오늘밤이할아버님제사일임을상기하고참모들과함께“영혼이이같은심산유곡에손자를격려키위하여날아오셨다.”고하며고향묘소를바라보고재배(再拜)하였습니다.국가와민족의흥망과성쇠를결정하는이번전쟁은드디어세계전쟁으로변전할가능성이농후하며앞날의매섭고근심스런참혹상은이전보다훨씬더할것으로예측하는바입니다.이나라의백성들,이나라의자제들은끝없이슬픈운명이며국가를유지보호하며민족을부활시키기위하여최후승리의날까지세계우방국가와함께투쟁을계속할것입니다.오늘도내일도충성과용맹이비할데없는수십만명의대군은,귀중한생명과재산을사소한것이라도금쪽같이생각하며적과용감하게싸울것을확신합니다.이번순시때에도산(山)속에버려진적군(敵軍)의시체또는우군(友軍)의전우(戰友)시체를다수발견하고이를공손히매장분묘하였습니다.이것이곧군인의본망(本望)일것이고,전장(戰場)에서시신을산야에버리고마혁(馬革)으로포장(包藏)함을본회(本懷)로삼았던것이니그무엇이유감(遺憾)이겠습니까.(장군의편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