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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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성현의 말씀에 남녀와 반상의 차별이 어디 있는가?”
사문난적으로 몰려 사형당한 당대 최고의 선비, 윤휴
340년의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다!
윤휴의 죄는 세 가지였다. 첫째,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주자의 학설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학문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죄, 둘째 서인 당파의 당론이었던 북벌 불가에 저항하며 조선을 동아시아의 맹주로 만드는 부국강병을 도모한 죄, 셋째 사대부 계급의 특권을 타파하고 반상과 남녀의 차별을 넘어선 세상을 실현하려 한 죄. 이 때문에 윤휴는 죽어야 했고 그 이름은 조선 최대의 금기어가 되었다. 그가 송시열과 노론 기득권 세력에 의해 사문난적(斯文亂賊)과 역적으로 몰려 사형당한 지 340여 년이 지난 지금, 역사가 이덕일은 10여 년에 걸친 열정적인 연구와 치밀하고도 섬세한 고증으로 그 이름을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되었던 윤휴의 삶과 사상을 오롯이 되살려낸다.
저자

이덕일

저자:이덕일
1961년충남아산에서태어난이덕일은숭실대사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동북항일군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7년에《당쟁으로보는조선역사》를시작으로세상에그의이름을알렸다.그는역사학자로서의사료에대한철저하고세심한고증과,대중과호흡하는집필가로서의본능적인감각과날카로운문체로한국사에서숨겨져있고뒤틀려있는가장비밀한부분을건드려왔다.그리고언제나발표하는저술마다논쟁의중심에섰으며역사인식의새로운지평을개척해왔다.윤휴가비극적인죽음을맞은지340여년이지난지금,저자는윤휴의삶을통해나와다른너를인정하지않았던시대,나와다른너는죽어야한다고생각했던증오의시대의유산을청산해야한다고말한다.그동안펴낸책으로《이덕일의조선왕조실록1~3》(10권까지근간),《이덕일의한국통사》,《정약용과그의형제들》,《조선왕독살사건》,《아나키스트이회영과젊은그들》,《사도세자가꿈꾼나라》,《송시열과그들의나라》,《조선왕을말하다》,《근대를말하다》,《리지린의고조선연구》(해역),《북한학자조희승의임나일본부해부》(주해)등이있다.현재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소장으로있으며21세기한국을이끌어갈신주류사학의정립을위해애쓰고있다.

목차

개정판서문
서문

1장요동치는대륙과북벌의희망
윤휴,비밀상소를올리다
오삼계의거병과숭정제의비극
청태종,중원을집어삼키다
영력제를죽인오삼계가복명의기치를올리다
파란의정치인생을시작하는윤휴

2장주자를거부하고진리를탐구하다
아버지의신원을위해상언하다
복수설치를꿈꾸던아름다운시절
의리는주자의독점물이아니다
서인들,예송논쟁에서계략을쓰다
날아드는절교장과학문세계로의침잠

3장시대의혁명아,출사를결심하다
제2차예송논쟁과서인들의후퇴
소년숙종의즉위와뜻밖의선택
송시열의빈자리를채울유일한대안,윤휴

4장윤휴의도전과기득권세력의조작극
14세소년숙종과58세윤휴의첫만남
자강이먼저인가선공이먼저인가
삼복제거음모와명성왕후의정치개입
부디대비의정사관여를엄금하소서
북벌의깃발아래모여드는당파들

5장신분제를해체해야조선이살아난다
호패가적을막을수있는데왜우리가싸우겠는가
백골과아이에게군역을지우지말라
서얼을허통하여부국을도모하소서

6장말뿐인북벌을넘어행동하는북벌로
강희제와오삼계,형주를두고대치하다
북벌을주장하는상소가잇따르다
반대에부딪히는전차제작
백성들이응시할수있는무과를실시하다
군사총사령부설치를주장하다

7장총공세에나서는서인세력들
사직과출사를거듭하는윤휴
바뀌는숙종의마음
남구만,허적을저격하다
서인들의조직적공세,금송사건

8장소현세자후손추대사건
오삼계의죽음,끝나가는삼번의난
강화도의변서(變書)와송상민의상소
남인정권을정리하려는숙종

9장금기가되어버린이름
숙종,하룻밤사이에정권을교체하다
역모사건의덫에걸려드는허적
시대의우환을짊어진죄
나라에서유학자를왜죽이는가?
공작정치의나날들
윤휴의빈자리

출판사 서평

주자학의교조에얽매이지않았던자유로운사상가
윤휴,일반독자들에게는낯선이름일것이다.1617년에태어나1680년에사망한유학자이자경세가다.성장기에전란을겪었던윤휴에게는특별한스승이없었다.이때문에어떤제약도받지않은채학문세계에몰입할수있었다.주자는본래장과절의구분이없었던『중용』을33장으로나누고장의끝에장하주(章下註)라는이름으로해석을붙인후다시130개의절로나누었다.그런데윤휴는이런주희의구분을따르지않고10장28절로나누었다.윤휴는『중용독서기』에서중용을「천명(天命)」,「중용(中庸)」,「비은(費隱)」,「행원(行遠)」,「문왕(文王)」,「박학(博學)」,「자성(自成)」,「성인(聖人)」,「중니(仲尼)」,「상경(尙絅)」의10장으로나누어서술하고,“이상『중용장구』차례를이와같이교정하였다.”라고밝혔다.윤휴가『중용독서기』에서주자의설을직접적으로비판한것은아니었다.단지주희와다른장절구분을했다는이유만으로주자를절대화하던서인세력들로부터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몰렸던것이다.‘사문난적’이라는낙인은훗날윤휴가사형당하는주요한구실이된다.당시는주자의학설이절대적인이데올로기로굳어가던때였다.특히송시열등서인세력은주자학을통해신분질서를강화하려했으며양반사대부의특권을굳히고자했다.이러한시대에유학에대한자유로운해석으로반상을차별을뛰어넘으려했던윤휴는서인들에게죽여야할대상이었다.

말뿐인북벌에서행동하는북벌로
윤휴는57세가되어서야조정에출사했다.비록벼슬을한번도하지않은산림山林이었지만그학문적권위만큼은송시열과겨룰정도였다.초야에묻혀있던그가정치일선에나선것은평생가슴속에품어왔던뜻,즉북벌을실행에옮기기위해서였다.당시집권층이던서인들은겉으로는북벌을외쳤지만속으로는북벌불가가당론이었다.그들에게북벌은군주를압박하고자신들의특권을유지하기위한공허한슬로건에불과했다.그러나윤휴는청나라를치는북벌이실제로가능하다고여겼다.당시대륙에서는오삼계,상가희등삼번의난이일어나혼돈에휩싸인상태였고대만을장악한정성공등우호세력도있었다.윤휴는백성들이주체가되는북벌을통해조선을동아시아의맹주로만들려했고,평민들을위한무과인만인과를실시하고전차를제작하는등실제적인북벌을추진하려했다.그러나집권사대부들은청나라의눈치를보기에급급했고윤휴의북벌플랜을그저큰소리치기좋아하는사람의헛된공상으로치부했다.윤휴는북벌준비를위한구체적인기관으로체부(體府)를설치하고황해도에서전차를만들었지만이역시역모의빌미가되었을뿐이다.

반상의차이를넘어남녀의차별까지
윤휴는벼슬을하지않은백두白頭의신분으로백성들의질고를몸소함께했다.그러기에죽은사람과간난아이까지군포를부과하는군적수포제대신양반사대부들이군역을함께짊어질수있는호포법과구산제를주장했다.또한성현의말씀을배우는데는남녀의구별이없다고여기고여성들에게도학문을가르쳤다.『효경(孝經)』과『시경(詩經)』의「주남(周南)」,「소남(召南)」등이었다.성리학이남존여비의이론적무기로변해가던조선후기에여성들에게도경전을가르친것이다.조선초권근(權近)은『시경』주석서인『시천견록(詩淺見錄)』의첫머리에서“「주남」은규문(閨門:여성의거처)의일로부터시작해천하의일에통달하는것이요,「소남」은천하의일로부터말미암아규문의일에근본을둔다.”라고설명하고있다.「주남」,「소남」은여성들에게삼종지도를강요하는책이아니라가정사와천하의일이하나임을말해주는책이었다.윤휴는반상의차이를넘어남녀의차별까지넘어서려한것이었다.

지금왜윤휴를말하는가?
윤휴는조선개혁에대한그랜드디자인을가지고있었다.윤휴에게조선은소변통(小變通),즉작은개혁이아니라혁명에가까운대변통(大變通)이필요한나라였다.그는평민을위한무과인만인과와서얼허통등을통해인재를길러동아시아의맹주가되고자하는북벌을추진했다.이러한그랜드디자인을그릴수있었던이유는윤휴가주자의해석을거부하고자신만의소신으로학문세계를수립한자유로운사상가였기때문이기도하다.지금대한민국의정치현실을보면진보는진보대로,보수는보수대로진영논리에만집착하고있다.진보와보수모두대한민국을개혁할그랜드디자인과정책이없고정치인들의이미지메이킹에만주력하는모습이다.지금대한민국을업그레이드할그랜드디자인은무엇인가?금기어가되어버린조선개혁가의삶과사상에서그실마리를찾아보는것은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