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홍순화가 주목하는 대상은 “사랑”이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마음일 수 있는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누군가를 아끼거나 무엇인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 뜨거운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시인에 의하면 ‘사랑’은 “선택될 수 없”고, “계산할 수” 없는 “뜨겁게 심장 뛰”도록 만드는 감정일 수 있다.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으로 이해되기 쉬운 ‘사랑’에 대해서 홍순화는 “잡초라는 이름”을 붙인다. ‘잡초’가 잡초라는 이름을 얻고, 잡초가 된 계기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 “출생신고가 되”었기 때문이고, “천적의 눈을 피해야 하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기 때문일 테다.
‘사랑’은 ‘출생’이고, ‘사랑’은 ‘삶’이고 ‘생존’이다. 시인에 따르면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열망”의 열기를 견뎌야 한다. 그 뜨거운 열기를 온전히 인내할 수 있다면 “번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올 것이다. 홍순화의 이 시는 이름 없는 ‘잡초’ 같은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삶’으로서의 온기가 허락될 수 있기를 곡진한 마음으로 희망한다.
남자의 고독사를 알린 건 바람이었다
마주보고 살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무관심이 부른 부패는 한 달이나 진행되었다
그의 곁엔
벽시계 하나만 걸려 있을 뿐
화려했던 전생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매일 되풀이되던 일상이 사라진 남자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시간 없다란 말이 사라지자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각의 침대 사각의 이불
사각형 냉장고 사각의 그릇에 담긴 음식
사각의 세탁기에서 꺼내 입던 옷
그의 주변은 온통 모가 난 불평만 있고
굴러가지 못하고 모서리에 늘 혼자였다
주식이 알코올로 바뀐 건 언제였을까
둥근 컵에 따라 마시던
모난 세상은 방금 돌아 그의 편이 되어 주었을까
과거가 된 모 난 사내가 주소지를 옮기고 있다
-「시간 이탈자」전문
시인은 어떤 “남자” 또는 “사내”에게 집중한다. “그”의 현재는 “고독사”로 요약된다. ‘남자’의 “매일 되풀이되던 일상”은 “사라”졌고, 주위의 “무관심이 부른”, ‘그’의 “부패는 한 달이나 진행되었다”
독자들이 ‘그’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각(형)”, “모서리”, “모” 등의 어휘에 유의해야 한다. ‘그’의 주변에는 “사각의 침대”, “사각의 이불”, “사각형 냉장고”, “사각의 그릇”, “사각의 세탁기”, “모가 난 불평”, “모서리”, “모난 세상”, “모 난 사내” 등이 위치한다. 홍순화가 이 시에서 형상화하는 ‘그’ 또는 ‘남자’는 “시간 이탈자”이다. ‘그’는 ‘현재’에서 이탈하여 “과거가 된” 인물이다. 시인은 ‘삶’에서 ‘죽음’으로 이동한 ‘그’를 ‘사각(형)’, ‘모서리’, ‘모’ 등의 어휘로써 구체화하는데, 여기에서 독자들은 송찬호 시인의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를 소환할 수 있다.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으로 이해되기 쉬운 ‘사랑’에 대해서 홍순화는 “잡초라는 이름”을 붙인다. ‘잡초’가 잡초라는 이름을 얻고, 잡초가 된 계기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 “출생신고가 되”었기 때문이고, “천적의 눈을 피해야 하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기 때문일 테다.
‘사랑’은 ‘출생’이고, ‘사랑’은 ‘삶’이고 ‘생존’이다. 시인에 따르면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열망”의 열기를 견뎌야 한다. 그 뜨거운 열기를 온전히 인내할 수 있다면 “번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올 것이다. 홍순화의 이 시는 이름 없는 ‘잡초’ 같은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삶’으로서의 온기가 허락될 수 있기를 곡진한 마음으로 희망한다.
남자의 고독사를 알린 건 바람이었다
마주보고 살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무관심이 부른 부패는 한 달이나 진행되었다
그의 곁엔
벽시계 하나만 걸려 있을 뿐
화려했던 전생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매일 되풀이되던 일상이 사라진 남자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시간 없다란 말이 사라지자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각의 침대 사각의 이불
사각형 냉장고 사각의 그릇에 담긴 음식
사각의 세탁기에서 꺼내 입던 옷
그의 주변은 온통 모가 난 불평만 있고
굴러가지 못하고 모서리에 늘 혼자였다
주식이 알코올로 바뀐 건 언제였을까
둥근 컵에 따라 마시던
모난 세상은 방금 돌아 그의 편이 되어 주었을까
과거가 된 모 난 사내가 주소지를 옮기고 있다
-「시간 이탈자」전문
시인은 어떤 “남자” 또는 “사내”에게 집중한다. “그”의 현재는 “고독사”로 요약된다. ‘남자’의 “매일 되풀이되던 일상”은 “사라”졌고, 주위의 “무관심이 부른”, ‘그’의 “부패는 한 달이나 진행되었다”
독자들이 ‘그’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각(형)”, “모서리”, “모” 등의 어휘에 유의해야 한다. ‘그’의 주변에는 “사각의 침대”, “사각의 이불”, “사각형 냉장고”, “사각의 그릇”, “사각의 세탁기”, “모가 난 불평”, “모서리”, “모난 세상”, “모 난 사내” 등이 위치한다. 홍순화가 이 시에서 형상화하는 ‘그’ 또는 ‘남자’는 “시간 이탈자”이다. ‘그’는 ‘현재’에서 이탈하여 “과거가 된” 인물이다. 시인은 ‘삶’에서 ‘죽음’으로 이동한 ‘그’를 ‘사각(형)’, ‘모서리’, ‘모’ 등의 어휘로써 구체화하는데, 여기에서 독자들은 송찬호 시인의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를 소환할 수 있다.
몇 번이고 고쳐 쓴 보고서 (홍순화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