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는 나와 함께

왈츠는 나와 함께

$17.78
Description
삶에 대한 절박함을 내뿜는
폭발적 스타일리스트
젤다 피츠제럴드의 유일한 장편소설. 국내 첫 출간. 젤다는 스콧 피츠제럴드를 망친 정신이상자 아내에서 스콧의 과도한 통제로 희생된, ‘좌절된 여성의 예술성’을 상징하며 1970년대 페미니즘 물결의 아이콘으로, 오늘날에는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왈츠는 나와 함께》는 프로 발레리나를 꿈꾸는 ‘앨라배마’의 분투기를 다룬 작품으로 정신병원에서 육 주 만에 써냈다. 실제 젤다가 프로 발레리나를 꿈꿨다는 점에서 젤다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신해욱 시인은 이 작품을 두고 “발레 그 자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젤다는 “거인 같은 기분”과 ‘석 달 만에 유산되어 나온 태아 같은 기분’을 오가는 엄청난 감정의 낙폭 속에서도 이 소설을 또렷한 집중력으로 완성한 뒤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소설이 자랑스러워.” 《왈츠는 나와 함께》의 출간을 둘러싸고 젤다가 스콧에게, 스콧이 편집자에게 보냈던 편지를 수록했고, 핍진한 현실 묘사와 은근한 에너지를 주는 소설로 정평이 난 소설가이자 번역가 최민우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젤다의 저력 있는 문장을 꼼꼼하고 끈덕지게 옮겼다.
저자

젤다피츠제럴드

저자:젤다피츠제럴드ZeldaFitzgerald
1900년미국앨라배마주에서대법원판사였던앤서니세이어의막내딸로태어났다.1918년컨트리클럽에서F.스콧피츠제럴드를처음만났고1920년에그와결혼했다.이듬해딸‘스코티’가태어났다.젤다는스콧의《낙원의이쪽》(1920)에나오는‘로절린드’의실제주인공으로알려지며당대최고의플래퍼가되었다.하지만‘방탕한생활로위대한작가스콧을망친정신이상자아내’라는평가를받아왔는데,1970년낸시밀퍼드가발표한전기《젤다》의출간으로젤다는좌절된예술성을상징하며페미니즘운동의아이콘이되었고,오늘날에는재즈시대의주요작가중한명으로거론된다.젤다는프로발레리나가되기위해세계적인무용수에게수업을듣는등강박적으로분투했지만정신적으로지쳤고,1932년에는조현병증상이심해져볼티모어의핍스클리닉에입원했다.이곳에서육주만에완성한《왈츠는나와함께》(1932)는발레리나를꿈꾸는‘앨라배마’의분투를다룬다.자전적열망이투영된작품으로유일한장편소설이기도하다.스콧은자신에게알리지않고편집자에게원고를보낸데분노했는데,집필중이던《밤은부드러워》(1934)와소재가겹친다며수정을요구했다.현재《왈츠는나와함께》의초고는남아있지않다.두번째장편소설을쓰던1948년,입원해있던병원에서발생한화재로사망했다.

역자:최민우
서울대서양사학과와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서사창작과전문사과정을졸업했다.2012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현재소설가이자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2019년이해조문학상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는《뉴스의시대》,《오베라는남자》,《위대한앰버슨가》등이있고,지은책으로는소설집《머리검은토끼와그밖의이야기들》,《힘내는맛》,장편소설《점선의영역》,《발목깊이의바다》등이있다.

목차


제1부_011
제2부_089
제3부_239
제4부_329

부록《왈츠는나와함께》에대한편지_425
해설|친구를기다리며_441

출판사 서평

‘상황에갇힌여성’이아니었던
발레리나의우아한투쟁

“한때나자신이었던깊은저수지”를바닥까지긁어내면서되고싶은미래를퍼올리는앨라배마를통해‘상황에갇힌여성’이아니고자했던젤다의절박함까지전달한다.앨라배마의남편‘데이비드’는“앨라배마를마치자기가그린그림인양친구들에게전시”하고,앨라배마는“세상에내보일게아무것도”없다고느끼는데,이때찾아온것이바로발레였다.

앨라배마는러시아출신유명발레리나에게지도받으며연습에몰두한다.몸을혹사하고,딸과많은시간을보내지못하는데대한부채감을떠안고,남편이있는데왜발레를배우느냐는어린발레리나들의조롱까지견디면서연습에매달린덕분에나폴리의산카를로오페라극장발레단에서입단제의를받는다.여기서‘앨라배마’의이름을‘젤다’로바꾸어도이야기는성립된다.실제로젤다는프로발레리나가되려고세계적인무용수에게수업을들었고,수업료를내기위해작품을발표하는등강박적으로분투했다.현실의젤다는끝내입단을포기한다.이와비교해소설속앨라배마의선택을지켜보는일도흥미롭다.
해설에서최민우번역가는《왈츠는나와함께》를두고“희망과낭만과환멸사이를언제바퀴가빠질지모를자동차처럼덜컹거리며”오간다고말한다.주인공앨라배마또한“연습실과삶을분리”하지않으면삶의한쪽이다른쪽보다불만족스러워질테고,이내“목적도없고방향도보이지않는흐름”속에서길을잃고말거라고토로한다.《뉴욕타임스》의전설적인서평가미치코가쿠타니역시“자신만이가진무언가를성공시키고자하는영웅적인절박함을전달하는데성공”한작품이라고《왈츠는나와함께》를평했다.

앨라배마가발레에매달릴수록발레역시그에게매달렸다.앨라배마는깨닫게된다.“내가여기오지않았다면내게주어진시간은텅빈채로나를기다리고있었겠구나”하는사실을.이때독자가목격하는것은한발레리나의가장우아하고높은점프다.

하지만저는발레에서태어났는걸요.(227쪽)

유실된《왈츠는나와함께》의초고
이를둘러싼편지들

스콧은젤다가《왈츠는나와함께》의초고를자신의‘허락’없이편집자에게보낸것을알고분노한다.젤다는스콧에게보내는편지에서집필중인걸알고있어방해하고싶지않았고,편집자의의견을들은뒤퇴고할계획이었다고말하지만스콧은편지여백에“이건핑계임”이라고적었다.이어지는편지에서젤다는내밀한열망과현재상태를암시한다.현재심리적으로불안정하며스콧이예전에자신의단편들에가했던“혹독한비평을듣고싶지”않고“이미충분히,차고넘치게낙담”해서자신이“하는모든일에서맴도는무력감때문에비명이라도지르고싶은심정”이라는것이다.그리고편지끝에는다시한번“소설을먼저보내지않은건당신에게의지할생각이없어서가”아니라고강조하면서스콧의기분을살핀다.

하지만스콧은편집자에게“젤다의소설을검토하지말아줄것.아직안했다면수정본을받을때까지는고려도하지말것”이라는냉정한편지를보내고젤다에게수정을요구했다.스콧은집필중이던《밤은부드러워》와《왈츠는나와함께》의소재가겹친다고생각했는데,젤다는“같은소재를다뤘을지모른다는두려움”이있긴하지만결코‘도용’이아니며이런소재들을모으는데자신이겪은정서적스트레스또한상당하다고항변했다.그리고수정을한다고해도자신의미학적기준에따를것임을분명히밝혔다.이처럼젤다가앨라배마를통해보여주고자했던,스스로에게도주문처럼요구하려했던,자기자신으로살고자하는열망이《왈츠는나와함께》에는가득담겨있다.“나는진짜로,진심으로,어떻게든내영혼에대한대가를받고싶어”라고말하는앨라배마의대사는젤다의그것과다르지않기때문이다.종국에는스콧도《왈츠는나와함께》를‘정확하게’바라본최초의인물이되어“강한개성이드러나는”“정말좋은소설”임을인정한다.

“밤이면앨라배마는지쳐서꼼짝도못한채창가에앉아무용수로성공하겠다는열망에사로잡히곤했다.(……)스스로를입증함으로써오로지자신에대한확신속에서나상상할수있던평화를얻을것같았고,춤이라는수단을통해감정을통제하고사랑이나연민이나행복을뜻대로불러낼수있으며그러한감정들이흐를통로를마련할수있을것같았다.”(251쪽)

여전히기다린다
절박함에감응할수있는친구를

《위대한개츠비》에는“다시젤다에게”라는헌사가있지만《왈츠는나와함께》에는젤다의주치의였던“밀드러드스콰이어스에게”라는헌사가적혀있다.당시두사람이주고받은편지를보면젤다는스콧에게끊임없는애정을드러냈고스콧도적어도겉으로는아내인젤다를꾸준히사랑한것으로보이지만,어쩌면젤다는기다렸는지도모른다.병원화재로삶을비극적으로마감할때까지,그이후에도활자로고정되어“세월에빛이바래가는희망이자아내는애수”를풍기면서까지,자신과자신의작품을온전히알아봐줄친구를.“이절박함에감응할수있는”친구를.요동치는감정속에서도편지에꾹꾹눌러쓴,“내소설이자랑스러워”처럼“네소설이자랑스러워”라는답장을보내줄친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