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간존재와삶의가치에대한질문과묵상
코로나19바이러스는인간의탐욕과이기심이불러온끔찍한결과로,이는단순히바이러스의문제가아니라인간의문제이며,코로나이전과는다른새로운삶을살아야한다는엄중한경고일지도모른다.2년여에걸친팬데믹과‘사회적거리두기’의여파로수많은사람이생존의위기에몰렸고,갈등과분열,공포,혐오가자라났다.
또한특정종파와소수교회를중심으로일어난집단감염으로그리스도교(기독교)는비난의대상이되었고,그로인해그리스도교신앙의가치마저적잖은손상을입었다.
프란치스코교황은“코로나19대유행은우리를역사의중심에다시놓으면서오랫동안잠들어있던삶의실존적의미에대한근본적인물음을다시일깨우고”있다고강조했다.21세기에새롭게맞닥뜨린전쟁의공포,아픔,질병,죽음앞에서그리스도신앙공동체와각그리스도교인은이상처와위기를어떻게치유하고극복해야할까.
그물음의실마리를《이마고데이-하나님의모습을찾아서》를통해풀어본다.이책은20세기화가들이그린성화(聖?)30여점을깊이앙시(仰視)하고묵상하며써내려간‘신앙고백’이자‘성화에세이’다.여기실린작품들은교회의권위를높여주던고고한모습의성화가아닌,‘인간화’한성화라고할수있다.화가개개인의신앙과구도(求道)의산물인성화들을선택해자유롭게해석하면서인간존재와삶의가치에대한궁극적인질문을던지고,신앙회복과치유를간구하고있다.이러한간절한마음은거의모든장(章)말미에쓰인“주여우리를불쌍히여기소서……”에담겨있다.
이책과함께곧시작될사순절과고난주간,부활절에이르는과정에동참함으로써인간을향한하나님의진정한사랑과가치에대해사유하고깨닫게되기를바란다.
2.“주여우리를불쌍히여기소서……”
흔히‘성화’라하면‘이콘(Icon)’이나레오나르도다빈치,미켈란젤로의천장화등을떠올리겠지만,이책에소개된성화들은그런거룩하고장엄한느낌의성화가아니다.인본주의가무르익고교회권력이약해진시대에다시종교미술을추구했던화가들의작품들로,화가개개인의신앙과사유의산물들이다.
미어터질것같은노아의방주,무기력하게웅크리고앉아있는아브라함,어두컴컴한색채에담긴조롱받고고통받는예수,의심가득한눈으로예수를보는베드로,해골들가운데있는예수,하나님과의약속을밥먹듯잊는인간을비웃는듯코믹하게그려진천사,볼품없는식탁앞에서감사기도하는농부들,어두운밤거리에서아이들과함께있는예수,환란을피해피난가는가족……등교회천장과장식물에있는그림이아닌,모두인간의삶한가운데있는하나님의모습을담은것들이다.
이책에는루오와샤갈,파울클레의작품들을비롯,오토딕스,니콜라사리치,막스리버만그리고유일한16세기화가인(대)루카스크라나흐의성화들,그리고그라피티화가장미셸바스키아의작품들이소개되었다.특히바스키아의핑크색이출렁대는다소당황스럽고장난기가득한〈모세와이집트인들〉에서저자는뜻밖에선명한성경메시지를읽어낸다.저자는이렇게말한다.
“이십대초반의바스키아,그가사랑이율법의완성이라는것을경험했는지는알수없습니다.
그러나그는이시대에시각적으로가장선명한기호로우리앞에그것을제시하고있습니다.”
가장많이등장하는성화는역시20세기의유일한종교화가조르주루오의작품들로총13점이다.사회참여와풍자적인주제와창녀,곡예사등비천한신분의사람들을화폭에담았던,말그대로‘종교적인인간’이었던루오는인간사회의본질,그비참함을철저히의식했고이를토대로그리스도의수난을통한사랑의메시지를작품에깊이새겨넣었다.
루오는수많은성화를남겼지만,그중에서도〈인간은인간에게늑대이다〉가주는강렬함은선뜻뇌리에서떠나지않는다.저자는이그림을보며이렇게묵상한다.
“어린자와늙은자,병든자와가난한자,여자와소수자,약한민족과종족등은자주늑대들의먹이가되고있습니다.옛날부터,오늘도그리고앞으로도‘인간은인간에게늑대’라는현실이무섭고슬픕니다.”
“이는종種을넘은화평을말하는게아니라,더이상인간이인간에게늑대가아닌종말의때를노래하는것입니다.그러나지금은저군인모자를쓴늑대가인간들사이를돌아다니고있습니다.”
표현주의화가샤갈의작품도여럿있다.이사야선지자가선포한대로“이리가어린양과함께살며,표범이새끼염소와함께누우며,송아지와새끼사자와살진짐승이함께풀을뜯는”지구상의모든생명체가화목하게살아가는이상세계를그린〈메시아의때〉를보며저자역시꿈꾼다.
“상하구조와힘의역학이사라진세상을상상해본적이있습니까?우리는그것에이미길들여지고,당연하다고여기며살아가고있습니다.우위에서는것이이상이고,그것을누리는것이이상의실현이되는시대입니다.이사야는권력과소유에대한본성으로부터빚어지는세계를멀리하고서로의다름을판단하는세계를떠나,해함도상함도없는‘메시아의때’가오기를노래합니다.”
3.여기베드로를보라
신랄한사회비판적작품을만들었던오토딕스가베드로를주제로그린거칠고강렬한느낌의〈베드로를제자로부르시는예수〉〈베드로와수탉〉에서눈길이멈춘다.〈베드로를제자로부르시는예수〉에서예수를바라보는베드로의시선을보며저자는이렇게묵상한다.
“지금베드로는상당히불편한표정으로예수를바라보고있습니다.‘당신은누구인가?그리고어디로가며,왜나를부르는가?’라는질문을하고있습니다.저표정을보면서마음이쓰라렸습니다.이볼품없는예수라는젊은이가자신과함께하자고불렀을때얼마나많은사람의얼굴에서저런표정을대했을까싶어서입니다.”
또한〈베드로와수탉〉에서는“동이트는새벽에닭은다시는되돌릴수없을듯이입을크게벌려세차게울고베드로는예수의말을떠올리며얼굴을감싸며통곡합니다.어김없이뜨는태양,세차게우는닭과베드로의통곡을표현한딕스의힘을느낍니다”라며3년간동고동락한지도자를배신한베드로의마음을읽어낸다.
책후반부에실린〈조르주루오와함께하는사순절,고난주간그리고부활절〉은어쩌면이책의핵심이라할수있다.독일교회력에따라사순절기간5주에각각라틴어초성제목을붙인각각의글에서필자는예수의수난부터부활에이르는과정에동참하며인간을향한하나님의진정한사랑은무엇인지함께깨닫기를소망한다.
저자는총30여편에이르는성화들을오랜시간마주하며기존의해석을배제한채,그림이주는울림과메시지를반복적으로느끼고묵상하며오롯이자신의해석으로읽어냈다.그리고책서두에서그는“책의제목인이마고데이(ImagoDei,TheImageofGod),즉하나님의모습은인간이평생알려고애쓰는주제이며,한존재의모습은눈으로본다고해서알수있는것이아니다.(…)하나님에대해명확하게알고있다고생각하더라도그것은부분적이다.하나님의모습에대한1차자료는바로성육신하신예수그리스도이며,성서나이성화들은그후의순차적인자료들이다.성화를토대로쓴필자의글을통해하나님의모습에대하여물을수있기를바란다”라고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