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느긋함,과묵함의아름다움으로일상을탐독한박우현시인,
두번째시집『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출간
“그의시가그려낸아름다움은역설(逆說)로가득하다.
그의눈이,마음이,깊?어지고넓어지고생명에가까워지고민감해졌다는뜻이다.
이것은분명삶의대전환이다.
이러니‘생(生)의절정이어찌따로있’을것인가!
모든순간이절정이아니겠는가.
-배창환,발문중에서
죽음앞에서
모든그때는절정이다
모든나이는꽃이다
다만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를뿐이다.
-박우현시인,...
느긋함,과묵함의아름다움으로일상을탐독한박우현시인,
두번째시집『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출간
“그의시가그려낸아름다움은역설(逆說)로가득하다.
그의눈이,마음이,깊어지고넓어지고생명에가까워지고민감해졌다는뜻이다.
이것은분명삶의대전환이다.
이러니‘생(生)의절정이어찌따로있’을것인가!
모든순간이절정이아니겠는가.
-배창환,발문중에서
죽음앞에서
모든그때는절정이다
모든나이는꽃이다
다만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를뿐이다.
-박우현시인,「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
이시는이미많은독자들에게알려져인터넷카페나블로그,웹문서게시판트위터등에‘감동글’로올라와있을만큼인터넷에서화제가되었던시이다.“죽음앞에서/모든그때는절정이다”라는시구가더매력적이어서일까.점차나이를먹어가는청춘들그리고그청춘을지나마흔,쉰,예순에다다른많은인생들이지난젊은날들을회상하며느낄수있는공감의깊이때문일까.어쨌든화제의시를쓴박우현시인이그의대표시를제목으로한그의두번째시집『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을작은숲출판사에서출간했다.
이시집의발문을자처한배창환시인은“최근몇년동안젊은국어교사들을상대로해온어떤시교육강좌에서,늘그의이시를,이시대의빼어난서정시들과함께수록하여통독하도록한뒤,모둠별로좋은시를두세편골라토의하게했을때마다참가한교사들사이에서가장감동적인시의하나로읽히는것을줄곧보아왔다.”고말했다.그의시가이렇듯교사들사이에서만회자되는것은아니다.“아이들이각자뽑은가장좋은시에는거의빠짐없이이시가등장”했다고하는걸보면학생들사이에서도꽤인기가있는시임에틀림이없다.그래서일까.배창환시인은그를“이시대의청장년독자들이널리공감하고좋아하는시를쓰는시인”이라고규정한다.그런그에더관심이가는이유는시를잘안읽고시가잘안팔리는시대인까닭이기도하겠지만그의시가갖고있는진정성과그의시세계가오늘을사는우리에게가슴뭉클한그무엇을주기때문이리라.
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
이십대에는
서른이두려웠다
서른이되면죽는줄알았다
이윽고서른이되었고싱겁게난살아있었다
마흔이되니
그때가그리아름다운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무서웠다
마흔이되면세상끝나는줄았았다
이윽고마흔이되었고난슬프게멀쩡했다
쉰이되니
그때가그리아름다운나이였다
예순이되면쉰이그러리라
일흔이되면예순이그러리라
죽음앞에서
모든그때는절정이다
모든나이는꽃이다
다만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를뿐이다.
-박우현시인,「그때는그때의아름다움을모른다」
이십대,삼십대,마흔,쉰,예순,일흔연령대별로자신의‘나이’에대해느끼는감정과하는생각이다르다는것을시인은콕집어내어많은이들의공감을불러일으켰다.이십대에는두려웠던‘서른’이마흔이되니아름다운나이였다고말하는시인을보니입가에미소가지어진다.이시집의해설을쓴배창환시인은‘그의시가그를꼭닮았다고느낀다’며자기시를꾸미기좋아하는시인들과는다르게꾸밈없이솔직하게‘자신을쏙빼닮은시를쓰는’박우현시인을애정가득한눈빛으로바라보고있다.
이렇듯그의시는우리가일상속에서잊고있던것들을일깨워주면서사물을때로는자신을다시보게하는힘이있다.‘그힘으로그의시는마음의깊은곳에서지각을뚫고솟아오르는샘물처럼바다에까지거침없이흘러갈것이므로결코작지않다는믿음을우리에게준다.’박우현시인의일상도보통의우리와크게다르지않을수있다.하지만그의깊이있고따뜻한눈빛으로맞이하는하루는농도짙은일상이된다.그에게속한오늘하루는보다더자세히읽히고해석될수있다.
고독한,고독하지않은,겸허하고과묵한
시인의외침이간간이들려온다.‘대한민국의삽질이여/이제제발좀그대로두자’고외치거나,‘그런데/4대강사업은도대체어떤적(的)일까?’(「순천만에서」)라고혼자중얼거리기도한다.이목소리는우레같은‘삽질’소리에묻혀아직잘들리지않는다.하지만그는아직길거리에서로또를사는아줌마의소리에도마음열어귀를기울이고있고(「길거리대화」),온갖경계에거미줄을치는거미를보면서‘밥을먹는다는것은/목숨을거는일’임을간파하기도한다.(「거미와밥」)또,외과병원에서는‘과식’과‘과음’보다‘배설의기쁨’이진정한행복임을깨닫고는‘똥구멍이부처’라고노래하기도한다.(「어느외과에서」)
먹이를위하여서둘지않는다,어슬렁거린다
그는죽은것을먹지않는다,차라리굶어죽는다
그는고독하다,늘혼자다
그는고독하지않다,
-「꺽지」(일부)
그의자화상이라할수있는이시에서그는스스로‘굶어죽’을지언정‘죽은것은먹지않’는‘킬리만자로의표범을닮’았다고말하는데,내가보기에는밤을낮삼아공부하는과묵한조선선비같은풍모를지니고있다.나는그의시공부와세상공부,생명생태공부가이제공부방을나와서혼탁한탁류의,온갖저속한욕망이판을더럽히며흘러가는이세상속에서도속도를낼수있을것으로믿는다.그리하여그의희망처럼보통사람들이좋아하는참아름답고슬픈시를우리앞에꽃밭한가득피워내놓을것이라생각한다.우리가그런시를기다리고있고,그또한이미저기저렇게,그특유의걸음걸이로,걸어가고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