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2012여름책따세추천도서
화려하거나튀지않아서오히려더특별한,꽃을가꾸는소년들의싱그러운성장이야기
《원예반소년들》은고등학교1학년남학생세명이우연히원예반에들어가꽃을가꾸게되면서벌어지는봄,여름,가을의이야기를그린책이다.시니컬한평범남다쓰야,중학교때좀놀았던오와다,집단괴롭힘의상처로머리에상자를쓰고남몰래상담실로등교하는‘BB’쇼지.전혀어울릴것같지않은세소년은꽃을키우며제힘으로꽃을피우는작은식물이품은질긴생명력,기다림과관심을기울이는...
2012여름책따세추천도서
화려하거나튀지않아서오히려더특별한,꽃을가꾸는소년들의싱그러운성장이야기
《원예반소년들》은고등학교1학년남학생세명이우연히원예반에들어가꽃을가꾸게되면서벌어지는봄,여름,가을의이야기를그린책이다.시니컬한평범남다쓰야,중학교때좀놀았던오와다,집단괴롭힘의상처로머리에상자를쓰고남몰래상담실로등교하는‘BB’쇼지.전혀어울릴것같지않은세소년은꽃을키우며제힘으로꽃을피우는작은식물이품은질긴생명력,기다림과관심을기울이는것에대해서자기도모르게배워간다.그러면서각자가품고있던마음의상처를치유하고서로를믿고기다려주는우정을쌓으며성장하는과정을밝고싱그럽게그려내고있다.
학교뒤편작은화원에서펼쳐지는세소년의풋풋한성장기는삭막한현실속에서자기자신과주변에대해서생각해볼마음의여유가없는독자들에게쉼터를내어줄것이다.간결한문체와쉽고흡입력있는이야기전개로책읽기에서툰아이들에게읽기에안성맞춤인책이다.
꽃을통해‘청소년이가진생명의힘’을이야기하다
중고등학생들중에는원예가뭔지도모르는아이들이많다.도시학교에는원예반이없는곳도많다고하니더욱낯설수밖에없다.원예가뭔지알고,학교에원예반이있는아이들이라고하더라도그런동아리가있는지도모르거나원예반활동을한다고하면고리타분하다고생각하거나‘적당히시간이나때우려나보다.’고넘겨버릴것이다.
이낯설고존재감없는원예와청소년이소설에서만났다.원예는생명이있는식물을가꾸는활동이다.미세한가루같은씨앗에는꽃을피우는생명력이잠들어있고,그생명력은끊임없는관심과적당한공기,온도,물이없으면빛을바라지못한다.그리고꽃을피웠다고하더라도시든꽃잎을따주거나줄기치기를하고,식물크기에알맞은크기의화분으로옮겨심지않으면그꽃은시들어버린다.
이런식물의속성은청소년과참많이닮았다.청소년들은자기안에숨어있는생명력을스스로인식하기가어렵다.수많은사람과우연을만나면서미처모르고있던자신의모습을발견하고새로운눈으로세상을살아나가는힘을얻게되는것이다.
《원예반소년들》은이런청소년과꽃이공통적으로지닌‘생명의힘’을이야기하는소설이다.준명문고등학교에갓입학한다쓰야와오와다는학교뒤편에있는화원에서우연히만나고,무심코화분에버린물을머금고싱싱해진하트모양의풀잎을발견한다.열정이없는친구들,삭막하기만한학교분위기에지루함을느끼고있던두사람은이작은변화에흥미를느낀다.그렇다고스스로원예반에들어간건아니다.운동부에강제로가입시키려는선배들을따돌리려고원예반에들어갔다는꼼수를부렸는데그만원예반담당교사인‘허허영감님’의가입권유로정말원예반에들어가게된것이다.그리고화원에서쇼지를만나게된다.쇼지는중학교때얼굴생김새때문에집단괴롭힘을받은적이있다.그때받은마음의상처때문에머리에상자를뒤집어쓰고남몰래상담실로등교하고있었다.학교를다니는사람들한테자기모습을들키면안된다는학교와한약속이있기때문에다쓰야와오와다한테자기를못본걸로해달라고사정한다.오와다는그부탁을들어주는대신물주는것을도와달라는조건을제시하고,쇼지는마지못해허락한다.
이제세사람은원예담당교사인‘허허영감님’의말대로‘꽃과푸른잎으로가득한화원’만들기에돌입한다.처음에다쓰야와오와다는원예에대해서아무것도몰랐다.화분에있는꽃이어떤꽃인지도모르고,어떻게꽃을키워야한다는아무런지식도없이무작정물만주고,각자페튜니아와스토크씨앗을가지고와서화분에심는다.심기만하면저절로싹이나고꽃이필것이라는기대에부풀어있던두사람은아무반응이없는걸보고불만에가득찬다.쇼지의조언에따라원예책을보고공부하고,물주는다양한방법,꽃마다기르는방법이다르다는걸알아가며세사람은꽃모종을사서화분에심고,다시들어버려진화분을화원으로가져와살려내기도한다.
지쳐있는청소년들의마음을어루만지는쉼터같은책
싹을틔우고꽃을피우는식물과함께세소년의일상과마음에자그마한변화들이찾아온다.전에는전혀눈에들어오지않았던들꽃들이눈에띄고,사진관앞에시든아프리카봉선화에물을주고아르바이트생앞으로‘물을주세요.’라는쪽지를남기기도한다.
그중에서도가장마음을뒤흔드는변화는꽃을키우며움직이는세소년의마음과치유다.
“……식물을큰화분에옮겨심으면갑자기커집니다.그걸보고늘생각했습니다.큰화분에옮겨주기전까지는작은화분에맞게답답한상태로살아있었구나하고.”
(본문116쪽)
쇼지가여름방학을맞이해함께떠난합숙자리에서상자를태우고얼굴을드러내면서나지막이하는말이다.쇼지는자기가어떻게생겼든지있는그대로자기를믿어주는다쓰야와오와다를통해마음을열게된다.
다쓰야는자기가씨앗을뿌린페튜니아꽃이핀것을발견한다.열심히들여다볼때는자라지않다가세심하게돌보지못하는시기가되고나서갑자기자라꽃을피운것이다.
이녀석,허약한성질이아니네.그렇다고절대불굴의강자도아니다.필때가되면자연스럽게피는것이다.(본문123쪽)
다쓰야는초등학교때,권력을가진남자애가시비를거는것을빠져나가려다한어리숙한친구를외면한기억이있다.고등학교에들어와서우연히마주친그친구에게다쓰야는미안한마음이들었지만그친구탓을하며자기합리화를해왔다.하지마나결국다쓰야는우연히세워져있던자전거를쓰러트린친구를도와주면서미안하다고사과한다.그힘은원예반활동을하면서주변에있는이름없는존재들에게관심과애정을갖는법을알게되고,오와다와쇼지를통해우정이라는감정을알게되면서자연스럽게생겨난것이다.
오와다는중학교때불량한친구들과어울려다녔지만야쿠자가되거나아무직업없이방황하며살기싫어서1년동안죽도록공부해고등학교에들어왔다.하지만겉모습은여전히불량소년같았다.학교축제때중학교친구들이찾아와화분을던지고꽃을짓밟는행패를부리고,그행패에용기있게맞서는다쓰야를보며오와다는자신이되고싶은모습과원래자기모습사이에서갈피를잡지못하고있었다는걸깨닫는다.
“결국나는진심이아니었던것같아.(……)그녀석들말처럼소꿉놀이같은짓을한다는생각도떨쳐낼수없었기때문에네가달려들었을때깜짝놀랐던거야.(……)하지만나는이도저도아니었어.”(본문134쪽)
오와다는진지하게자신을생각할시간을가진다며학교에나오지않는다.다쓰야와쇼지는불안해하기는하지만끝까지오와다가돌아올것을믿으며기다려준다.오랫동안싹이나오지않던오와다가심은스토크가싹을틔운것처럼.2주뒤,오와다는얇게밀었던눈썹을기른채화원으로돌아온다.
《원예반소년들》은간결한문체로봄,여름,가을의풍경과꽃을매개로굴레를스스로벗어버리는세소년의모습을눈에선하게그려낸다.‘이렇게착하기만한아이들이있을까?’라는의구심이들수도있고,그래서판타지같다는느낌을받을수도있다.하지만세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