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골차고 쫄깃하고 향기롭게 : 벌교 갯벌 여자들 - 나남창작선 184

옹골차고 쫄깃하고 향기롭게 : 벌교 갯벌 여자들 - 나남창작선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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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권혜수

저자:권혜수

경북예천출생.

1983년〈소설문학〉에단편〈제3의성〉당선.

1987년〈여성동아〉에장편〈여왕선언〉당선.

중편〈나는왕이로소이다〉와〈모독〉으로KBS방송문학상수상.

2007년SBS특집극〈할매꽃〉당선.

장편소설집으로《메아쿨파》,《그네위의두여자》,《백번선본여자》,《내안에먼그대》등이있음.

목차


작가의말5
들머리11
참꼬막,개꼬막33
스물셋,스물다섯71
빨래밟는날95
스물한살,그바다125
정자야,내딸정자야!149
집마다구슬이굴렀다155
그엄니173
이엄니231
어깨를걸고263
나도영롱허니한번은살었네299
구름은소리를부르고307
해발이323
꿈이로다꿈이로다335
날머리341
작가인터뷰:여성이여,야성을회복하라346

출판사 서평

알큰달큰하고쌉싸름한꼬막처럼오묘한인생의맛

권혜수장편소설《옹골차고쫄깃하고향기롭게》는벌교갯벌을무대로가부장제의핏줄을이어야만한다는봉건적풍습의잔재아래에서정실과소실로맺어진두‘엄니’의인연과인생이야기이다.
작가는징글징글한인생의암울함을얘기하기보다,만나면잔소리부터하고매일매일티격태격하는두‘엄니’가마치오래산부부처럼서로를보듬어주는인생의‘길동무’가되어가는과정을해학적으로그린다.
외나무다리에서만난앙숙같은두할머니,도저히화해할수없을것같은애증의두여성사이에예기치않은공감이형성되는과정이벌교갯벌마을여자들의공동체속에어우러지면서전개된다.

잘근잘근한남도사투리로빚어낸갯벌여인들의삶

갯벌여성들의삶에생동감을더하는것은인물들이구사하는남도의원초적탯말이다.
남도방언은여러드라마나영화,문학등에서구사되었지만,이소설만큼잘근잘근한생활사투리를통해일상의세계를실감나게빚어낸작품도드물다.남도사투리는바닷가여자들의칼칼한성격을보여줄뿐만아니라굴곡진인생을살아낸여인들의삶의원형과질감,남도의원초적태(胎)를떠올리게한다.
두여인의이야기가감동적인장편소설로탄생하기까지는오랜세월이걸렸다.권혜수작가는2003년‘큰어매’,‘작은어매’로불리며평생함께한전남고흥의두할머니의구술에매료되었다.작가는실제주인공을만나인터뷰하고,남도방언을채집하고지난20년동안수십번의퇴고를거쳐갯벌여인들의야성이깃든삶을밀도있게그린장편소설을완성했다.

벌교갯벌,남도의‘엄니’들이품은문화와정서

사철나는꼬막이지만늦가을찬바람들고부터춘삼월까지의꼬막이라야최상의꼬막이다.뭍은쉬어도바다는한겨울에도쉼이없다.차갑고거친파도에단련된물고기의육질이쫀득하고맛이좋듯,꼬막도뭍의못다한생명력까지떠맡은엄동설한에제몸을지켜낸놈이살이옹골차고쫄깃하며향도진하다. -17쪽

《옹골차고쫄깃하고향기롭게》는벌교를무대로한작품답게꼬막맛묘사가돋보인다.감각적인제목도꼬막맛에서따왔다.한겨울에도쉬지않는남도의바다는생명의바다다.널배를밀며꼬막을캐서가족을먹이고,자식을길러낸갯벌여자의모성애는남도의바다만큼원초적이고생명력이강하다.그래서객지에서고단했던딸도친정으로‘엄니’를찾아와그저맘편히잠만자고나면기운을되찾는다.

명이가“엄마네시쯤집에들어갈것같네,”하면그때부터월평댁마음에는햇살이가득해진다.무얼먹일까,갈때는무얼싸보낼까,지금어디쯤오고있겠구나,터미널에도착했겠다,마음과걸음이냉장고로,텃밭으로,부엌으로종종걸음을친다. -174쪽

꼬막뿐만이아니다.한자락늘이면쓸쓸한인생도한바탕꿈길같아지는남도소리는구성지고,어머니와할머니에게물려받은손맛으로요리한낙지호롱구이,낙지팥죽,짱뚱어탕,홍어애국등맛깔나는남도음식도풍성하다.
남도의언어,소리,음식은이소설에곁들인양념이아니라서사의본재료로서남도특유의문화와정서를그리는진정한‘벌교문학’이탄생했음을알린다.

낙지팥죽같은음식은기억의음식이다.…자금실만해도대부분의나이든아낙들의음식솜씨는어머니나할머니로부터물려받은기억의음식이다.눈이기억하고손이기억하고혀가기억하고말이기억하는음식이다.지금월평댁의손맛을가장닮은건자식들중에서도제일젊은명이였다.월평댁은명이에게자신의손맛을물려주고싶다. -2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