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엄마, 이 시집은 읽지 마, 다 모래야”
우리 안의 빈 곳을 응시하게 하는 시인 김혜순,
비탄을 증언하며 망각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끝없이 뜨거운 모래의 시
우리 안의 빈 곳을 응시하게 하는 시인 김혜순,
비탄을 증언하며 망각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끝없이 뜨거운 모래의 시
지배적 언어에 맞서는 몸의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갱신해온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열네번째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날개 환상통』(2019) 이후 3년 만의 시집이다.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79년 이래 40년 넘는 시간 동안 김혜순은 항상 ‘제도화된 역사들과 가장 먼저 작별하는 시적 신체의 최전선’(이광호)에 서 있었다. 김혜순의 시집은 단순히 한 시인의 저작을 넘어 각 시기 한국 현대시의 가장 첨예한 지점을 이어낸 별자리, 시적 실험의 아카이브와 같다. 시인은 ‘여성의 존재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를 멈추지 않으며 ‘고유한 시적 성취’를 이루어왔다(삼성호암상 예술상 심사평). 또한 ‘여성의 몸에 실재하는 감정과 정체성에 충실하면서, 다정함과 격분이 공존하는 목소리로 악몽과 어둠을 관통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적 황홀을 열어 보이며’(스웨덴 시카다상 심사평) 또렷한 국제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에서 김혜순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시인은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비탄의 연대를 도모하면서 모래처럼 부서진 생명의 조각들이 죽음 그 자체인 망각의 사막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지켜본다. 그렇게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에서 김혜순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시인은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비탄의 연대를 도모하면서 모래처럼 부서진 생명의 조각들이 죽음 그 자체인 망각의 사막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지켜본다. 그렇게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 문학과지성 시인선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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