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할길없는본능적생기”로
세상을흠뻑감각하기
지성은탁월하게
덕성은원만하게
감성은아름답게
감각은생생하게
항상그렇도록하면
희망은저절로샘솟고
의욕은저절로넘치며
사랑에도저절로물들터이니,
나날이맑은정신
나날이뜨거운가슴
나날이생생한몸을
어쩌지못하리
샘과꽃과하늘에기대어
노래하는수밖에는.
―「나날이생생한몸을」전문
정현종은그야말로‘감각하는’시인이다.생동하는자연을흠씬탐미하고(「개구리들의합창이여」「마음의과잉을어쩔줄모르겠네」),고아한예술작품에한껏탄복하며(「가없는마음」「그런있음에서저런부드러움이흘러나온다」),아끼는사람들로부터얻는기쁨을담뿍표현한다(「항심일가恒心一家」「오디오천사」「마음이꽃밭이니」「극진한마음」「철학의맑은얼굴」).세상구석구석에깃들어있는생명력을벅차도록느끼고,생기가“몸과마음에감돌고살과피에흘러”넘치니,시인은노래하지않을수없다.그리하여시인은맑은눈과싱그러운가슴으로지은노래를소리높여부른다.그의시를읽고나면새삼스럽게‘살아있는’기분이드는까닭이여기에있다.
울어서싹틔우고껴안아서꽃피운
아름답고쾌적한정현종의정원
남을창조하기위해
나는있느니.
남이곧나,
남을잘살아야
내가잘사는것.
내가곧만인이니
만인의목소리
만인의그림자에
울고웃는사람!
―「배우를기리는노래」부분
정현종의감각중가장예민하게발동하는것은바로통각이다.“녹아들지않으면그럴듯하지않고즐겁지도않”(「녹아들다」)으므로,그는마치남을녹여내는배우처럼타인의삶을살며그아픔과비참마저충실하게감각한다.“하루가멀다하고눈물은어디선가발원하여강을이루”(「어디선가눈물은발원하여」)는이터전에서기꺼이함께울고,삼월하순의매화두송이처럼“천지를다기울여”(「천지를다기울여매화가」)전언한다.
온갖슬픔에울어본시인에게이세상은애틋할수밖에없다.시인은언어와노래로세상을껴안고,그의“포옹속에서”(「포옹」)모든것은싹트며지구는꽃핀다.이렇게생겨난시의정원은“그무슨말무더기무슨이름그무슨기념관같은거”(「나세상떠날때」)대신따사로운태양과그것이뿜어내는“눈부신날빛”(「봄날」)으로가득하다.“거기앉아있고싶을만큼아름”답고“거기서쉬고싶을만큼쾌적”(「세상의구석들」)하도록정성껏가꿔진정현종의정원을어떻게사랑하지않을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