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거장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점원』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25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을유문화사에서 1979년부터 1984년까지 간행했던 해외 걸작선에 포함된 작품을 재발굴해 새롭게 번역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20세기 미국 문학을 이끈 거장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
버나드 맬러머드는 근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원』은 이런 그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맬러머드는 “모두가 유대인입니다. 비록 그걸 아는 사람은 드물지만”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유대인 작가로 불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의 다른 작품을 봐도 이러한 성향은 잘 나타나 있다. 첫 소설이자 가장 미국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내추럴』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유대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에서 백인 주인공인 로이 홉스는 기독교의 성배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여정을 경험한다. 이외에도 유대교를 믿지 않거나 유대 관습을 따르지 않는 인물이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점원』에서도 주인공인 모리스는 유대인이지만 또 다른 주요 인물인 프랭크는 이탈리아인이다.
이처럼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평가받기를 거부했던 버나드 맬러머드가 유독 모두를 유대인으로 지칭했다는 점은 일견 모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말한 유대인이란 인종적 의미가 아니라 은유적 표현이며, 보편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에서 정의하는 유대인의 경험을 뜻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자행된 유대인의 홀로코스트는 특정한 민족을 향한 폭력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였고, 이로 인해 보편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인 『점원』은 이러한 윤리의 보편성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한 걸작이다.
특히 이 소설은 1979년부터 간행되었던 을유문화사의 해외 걸작선에 포함되어 있던 작품을 재발굴해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선보였다는 데 의의가 깊다. 이는 고전 중에서 재조명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작품을 엄선해 새롭게 선보인다는 을유세계문학전집의 기획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윤리적 보편성이란 철학적인 주제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걸작
『점원』은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공간도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스케일이 작은 편에 속하지만 인물들의 내면과 이해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 독자를 사로잡는다. 혼자서는 좀처럼 변화할 수 없는 개인이 다른 종류의 결점을 가진 타인과 퍼즐 조각처럼 맞물리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맬러머드의 작품 가운데 심리 묘사가 가장 잘 이루어진 소설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윤리의 보편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소시민을 등장시켜 우리가 겪을 수 있을 일상의 일부로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모리스는 윤리적 기준에서 보자면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의 윤리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그 기준에 따라 삶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윤리적이기에 모리스가 피해를 보고 건강을 해친다고 불평한다. 딸인 헬렌은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그처럼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이웃이나 손님도 마찬가지다. 모리스와 여러모로 대척점에 서 있는 카프는 주인공의 윤리적 삶을 존중하면서도 때때로 비웃는다. 종종 방문하는 브라이바트 같은 판매상은 별다른 감흥 없이 모리스와 관계를 이어 간다. 그 외 다른 인물들도 대부분 그를 선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모리스의 생활 방식을 따르지는 않는다.
모리스의 윤리적 면모에 감응하는 단 한 사람이 바로 복면을 쓰고 그의 가게를 털었지만 죄책감과 경제적 이유로 모리스의 식료품점에 머물게 된 점원인 프랭크 알파인이다. 프랭크가 보기에 모리스의 삶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이를 통해 모리스와 프랭크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타자인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윤리적 관계로 발전한다. 버나드 맬러머드는 유대인인 모리스와 비유대인인 프랭크를 통해 윤리의 보편성을 다루면서 두 인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점원』은 특정 시대와 사회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철학적 주제를 문학적으로 그려 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
허름한 거리에서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모리스는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면서도 묵묵히 가게를 지켜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강도가 모리스를 때려눕히고 돈을 훔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의사의 만류에도 꿋꿋이 다시 가게를 연 모리스에게 직업을 찾아 전전하던 프랭크가 찾아오는데…….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
버나드 맬러머드는 근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원』은 이런 그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맬러머드는 “모두가 유대인입니다. 비록 그걸 아는 사람은 드물지만”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유대인 작가로 불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의 다른 작품을 봐도 이러한 성향은 잘 나타나 있다. 첫 소설이자 가장 미국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내추럴』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유대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에서 백인 주인공인 로이 홉스는 기독교의 성배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여정을 경험한다. 이외에도 유대교를 믿지 않거나 유대 관습을 따르지 않는 인물이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점원』에서도 주인공인 모리스는 유대인이지만 또 다른 주요 인물인 프랭크는 이탈리아인이다.
이처럼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평가받기를 거부했던 버나드 맬러머드가 유독 모두를 유대인으로 지칭했다는 점은 일견 모순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말한 유대인이란 인종적 의미가 아니라 은유적 표현이며, 보편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에서 정의하는 유대인의 경험을 뜻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자행된 유대인의 홀로코스트는 특정한 민족을 향한 폭력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였고, 이로 인해 보편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대표작인 『점원』은 이러한 윤리의 보편성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한 걸작이다.
특히 이 소설은 1979년부터 간행되었던 을유문화사의 해외 걸작선에 포함되어 있던 작품을 재발굴해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선보였다는 데 의의가 깊다. 이는 고전 중에서 재조명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작품을 엄선해 새롭게 선보인다는 을유세계문학전집의 기획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윤리적 보편성이란 철학적인 주제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걸작
『점원』은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공간도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스케일이 작은 편에 속하지만 인물들의 내면과 이해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 독자를 사로잡는다. 혼자서는 좀처럼 변화할 수 없는 개인이 다른 종류의 결점을 가진 타인과 퍼즐 조각처럼 맞물리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맬러머드의 작품 가운데 심리 묘사가 가장 잘 이루어진 소설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윤리의 보편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소시민을 등장시켜 우리가 겪을 수 있을 일상의 일부로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모리스는 윤리적 기준에서 보자면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의 윤리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그 기준에 따라 삶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윤리적이기에 모리스가 피해를 보고 건강을 해친다고 불평한다. 딸인 헬렌은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그처럼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이웃이나 손님도 마찬가지다. 모리스와 여러모로 대척점에 서 있는 카프는 주인공의 윤리적 삶을 존중하면서도 때때로 비웃는다. 종종 방문하는 브라이바트 같은 판매상은 별다른 감흥 없이 모리스와 관계를 이어 간다. 그 외 다른 인물들도 대부분 그를 선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모리스의 생활 방식을 따르지는 않는다.
모리스의 윤리적 면모에 감응하는 단 한 사람이 바로 복면을 쓰고 그의 가게를 털었지만 죄책감과 경제적 이유로 모리스의 식료품점에 머물게 된 점원인 프랭크 알파인이다. 프랭크가 보기에 모리스의 삶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이를 통해 모리스와 프랭크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타자인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윤리적 관계로 발전한다. 버나드 맬러머드는 유대인인 모리스와 비유대인인 프랭크를 통해 윤리의 보편성을 다루면서 두 인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점원』은 특정 시대와 사회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철학적 주제를 문학적으로 그려 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
허름한 거리에서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모리스는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면서도 묵묵히 가게를 지켜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강도가 모리스를 때려눕히고 돈을 훔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의사의 만류에도 꿋꿋이 다시 가게를 연 모리스에게 직업을 찾아 전전하던 프랭크가 찾아오는데…….
점원 - 을유세계문학전집 125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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