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둘기

산비둘기

$12.00
Description
담백한 동시와 소박한 그림을 담은 청년 권정생의 동시집
반세기를 지나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다!
『몽실 언니』와 「강아지똥」을 통해 널리 알려진 동화작가 권정생이 1972년에 손수 엮은 동시집 『산비둘기』를 반세기 만에 정식으로 출간한다. 권정생은 병에 걸린 자신을 극진히 돌보던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 느꼈던 상실감과 그리움을 동시집에 담았다. 맑고 투명한 동시에서는 어린이에 대한 진실한 마음이 느껴지고, 색종이를 활용해서 꾸민 그림은 담백하고 품격 있는 그의 생애를 대변하는 듯하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 또한 『산비둘기』를 통해 권정생의 순정한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권정생

일본도쿄에서태어나광복직후우리나라로돌아왔다.경북안동일직면에서마을교회종지기로일했고,빌뱅이언덕작은흙집에살면서『몽실언니』를썼다.가난때문에얻은병으로세상을떠나면서인세를어린이들에게써달라는유언을남겼다.2007년세상을떠날때까지작고보잘것없는것들에대한따뜻한애정과굴곡많은역사를살아온사람들의삶을보듬는진솔한이야기로많은사랑을받았다.1969년단...

목차

봄비·다람쥐·두꺼비·사이·매미·참꽃·산·아기새·마음속에계셔요·모래밭에·달님·엄마새·우리집·우편배달아저씨·우리엄마·밤비·초록아파트·싸리비·산에피는꽃·땅그림·어느날·병실·꽃밭·어머니·산비둘기

발문|권정생은무엇때문에글을썼을까_안상학
발굴해설|동시「매미」가이끌어준『산비둘기』_이기영

출판사 서평

청년권정생이손수글과그림을엮어서만든동시집
반세기를지나우리눈앞에모습을드러내다

1972년청년권정생은담백한시와소박한그림을담아손수동시집을엮었다.단두권을만들어서하나는본인이소장하고,다른하나는오소운목사에게건넸다.본인이소장하던책은행방이묘연하고,오소운목사가간직하고있던다른한권이반세기만에드디어세상에모습을드러냈다.
『산비둘기』에는권정생의청년시절이고스란히담겨있다.1937년일본에서태어나서해방이후우리나라로돌아온권정생은1955년여름에부산에서점원생활을하던중에결핵을앓기시작했다.권정생은몇년동안투병생활을이어가는데,어머니의눈물겨운노력덕분에몸이회복되었다.하지만권정생을극진하게보살피던어머니가병석에누웠다가얼마지나지않아작고하고만다.권정생은슬픔과충격으로거의전신에결핵균이번지고만다.수술을거듭하며겨우살아났지만어머니의죽음은권정생의몸과마음에크고깊은상처를남겼다.그상처는고스란히시에담겼다.

어머니가아프셔요/누워계셔요//내아플때/어머니는머리짚어주셨죠//어머니/나도머리짚어드릴까요?//어머니가빙그레/나를보셔요//이렇게두손펴고/살포시얹지요//눈을꼬옥감으셔요/그리고주무셔요//나도눈감고/기도드려요.―「어머니」전문

엄마별이/돌아가셨나봐//주룩주룩밤비가/구슬피내리네.//일곱형제아기별들/울고있나봐//하얀꽃상여/떠나가는데//수많은별님들이/모두불을끄고//조용히조용히/울고있나봐//주룩주룩/밤비가내리네.―「밤비」전문

『산비둘기』에실린시는모두25편이다.어머니를주제로한시가모두9편이담겨있을정도로권정생은어머니에대한지극한안타까움을시로옮겼다.그외에도하나님에관한시,자연과인간에관한시등청년권정생의내면을투명하게드러내는작품이담겨있다.반세기가까운시간이흐른지금,동시집『산비둘기』의출간은권정생을연구하는사람들에게도움이되는것은물론,그의문학세계와우리아동문학을더풍요롭게할것이다.


“이책은이세상에단두권밖에없는저의첫작품집입니다.
직접시를쓰고,색종이몇장으로모양을냈습니다.”


참신하면서도담백한맛을느낄수있는동시

권정생스스로첫작품집이라칭한『산비둘기』는참신하면서도아기자기한맛을느낄수있는동시집이다.단순하고깔끔한동시의정수를보여줌으로써,높은품격과함께어린이에대한진실한마음을느끼게한다.

보리매미/잡았다//들여다보니/까만두눈/꼭석아같구나//감나무에올라가/노래부르던//매미도/나를쳐다보네/꼭석아같은얼굴로//먼어느곳에서/석아도나처럼/그리울거야.―「매미」전문

산은/겨울에도춥지않고//함께/어긋마긋손잡고//엄마가/없어도//푸르게/푸르게/키가자란다.―「산」전문

1974년작품활동을시작해서2007년세상을떠날때까지권정생은다양한장르의글을썼다.『몽실언니』와『강아지똥』을비롯한무수한동화를남겼고,한국전쟁의참상을다룬소년소설을썼다.자신의삶과생각을담은산문도남겼다.이러한긴활동의맨앞쪽에는어린이에대한진한애정을담은동시가놓여있다.

앞마당에앉아/그림그리자//돌이하고/나하고그리자//정말은/돌이키가더클지모르지만//정말은/돌이주먹이더클지모르지만//내가그리니까/내마음대로//돌이는조그맣게/나는크게그리자//커다란내옆에/조그만돌이가/겁나는듯서있다/어쩐지안됐다//조그만돌이그림/다시지우고//나하고똑같이/그려놓자//키도똑같고/손도똑같고//사이좋게/사이좋게/서있다.―「땅그림」전문

권정생문학의시원(始原)이라말할수있는동시는마치그의생애를예고라도하듯담백하면서도순정하다.『산비둘기』를만나는어린이는물론어른또한권정생의삶과문학에담긴향기를느낄수있으리라기대한다.

권정생이손길이고스란히느껴지는동시집

권정생은손수『산비둘기』를책으로꾸리면서사인펜으로동시를쓰고색종이를활용해서표지와본문을꾸몄다.반세기가지나서정식출간출간을통해세상에내보이는『산비둘기』는표지는물론본문의그림까지권정생의손길을그대로살리려애썼다.원본에가깝게정갈하게꾸민동시집을보노라면,권정생의품격있는생애를대변하는듯하다.


『산비둘기』의말미에는의미있는두편의글이실렸다.권정생생전에가깝게지냈으며사후에는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에서사무처장을맡아오래도록그를기리는작업을했던안상학시인이반세기만에세상에내보이는권정생동시집의의미를짚어본다.권정생이쓴동화속주인공의이름을빌린‘똘배어린이문학회’에서활동하는아동문학연구자이기영은어떻게해서오소운목사가간직해온『산비둘기』가정식출간에이르렀는지밝히는발굴해설을실었다.
안상학시인이발문에서짐작한대로,아마도권정생의마지막미발표작품이될동시집『산비둘기』의출간을통해권정생문학에관한연구가더활발히진행되고,그의삶과문학이더짙은향기로어린이와어른모두에게널리퍼지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