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강은교 신작 시집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강은교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생의 말년을 가리키는 말로 노년기 대신 ‘노을기’라는 말을 쓰고 싶어진다. 생의 노을이 지는 시간, “강물 위로 서서히 가라앉”는 해처럼 가만히 낮아지는 시간, “검은 몸부림”을 뒤에 남기고 사라지는, 그러면서 또 살아지는 시간.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노을기에 이르러 황혼의 조명 아래 환히 드러나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 그 가볍고도 무거운 생의 진경을 담아낸다.
『풀잎』 , 『허무집』 등의 시집을 통해 허무의 심연과 윤회적 가치관을 노래한 시인이 근래 천착해 온 테마는 ‘당고마기고모’다. ‘당고마기’는 ‘바리공주’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속 신화다. 당고마기 서사의 핵심에는 잉태와 출산이 있다. 잉태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은 여성이 신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 신화 등 다양한 서사들이 당고마기를 중심으로 전승된다. 앞선 시집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시집에도 당고마기고모가 등장한다. 신화적 인물에 더해 혈연 기반의 호칭이 더해져 ‘당고마기고모’는 유장하고 장대한 시간 속에서 개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강은교만의 거리가 된다.
당고마기고모에게서 계승된 우리의 고통, 우리의 고통으로 연장된 당고마기고모의 삶이 교차하는 곳에는 ‘깨진 아름다움’이 있다.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노을기의 아름다움은 미래도, 환상도, 다 깨진 뒤에 알게 되는 누추한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에는 서글픈 가운데 결코 불행해지지 않는 대범하고도 담대한 사랑의 미학이 있다. 미래도, 환상도, 말하자면 “드넒은 여기 사랑하올 것들” 모두가 손안에 부서진 채 반짝일 때, 강은교의 언어는 깊은 허무의 공동체에 구전되는 사랑의 언어가 된다.
『풀잎』 , 『허무집』 등의 시집을 통해 허무의 심연과 윤회적 가치관을 노래한 시인이 근래 천착해 온 테마는 ‘당고마기고모’다. ‘당고마기’는 ‘바리공주’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속 신화다. 당고마기 서사의 핵심에는 잉태와 출산이 있다. 잉태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은 여성이 신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 신화 등 다양한 서사들이 당고마기를 중심으로 전승된다. 앞선 시집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시집에도 당고마기고모가 등장한다. 신화적 인물에 더해 혈연 기반의 호칭이 더해져 ‘당고마기고모’는 유장하고 장대한 시간 속에서 개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강은교만의 거리가 된다.
당고마기고모에게서 계승된 우리의 고통, 우리의 고통으로 연장된 당고마기고모의 삶이 교차하는 곳에는 ‘깨진 아름다움’이 있다.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노을기의 아름다움은 미래도, 환상도, 다 깨진 뒤에 알게 되는 누추한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에는 서글픈 가운데 결코 불행해지지 않는 대범하고도 담대한 사랑의 미학이 있다. 미래도, 환상도, 말하자면 “드넒은 여기 사랑하올 것들” 모두가 손안에 부서진 채 반짝일 때, 강은교의 언어는 깊은 허무의 공동체에 구전되는 사랑의 언어가 된다.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 - 민음의 시 323 (양장)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