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천사 - 오늘의 젊은 작가 44 (양장)

나의 천사 - 오늘의 젊은 작가 44 (양장)

$15.79
Description
“나, 천사를 봤어.”



목격한 순간, 결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아름다운 존재가 되거나, 아름다운 존재를 갖거나
삶 전체를 내놓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미(美)의 덫
“책장을 넘기는 내내 입안에서 독이 든 사탕을 굴리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노골적인 욕망의 맛. 그래 계속 맛보고 싶은 중독적인 맛이다.”
─조예은(소설가)

소설가 이희주의 신작 장편소설 『나의 천사』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이희주는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였다. 이후 『환상통』 『성소년』 등의 작품을 통해 사랑의 미추를 낱낱이 밝혀내며 독자적이고 관능적인 작품 세계를 다져 온 그가 『나의 천사』에서는 절대적인 아름다움과 그 덫에 걸린 사람들을 조명한다. 그는 사랑에는 늘 증오가 따라붙기 마련이듯, 아름다움에도 항상 끈적하고 징그러운 욕망이 등을 맞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의 천사』는 한때는 ‘로봇’, ‘장난감’ ‘섹스봇’으로도 불리었으나 그 아름다움 때문에 결국 ‘천사’라 일컬어지게 된 창조물이 일상이 된 시대를 그린다. 아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외모를 그대로 내버려만 두는 부모를 원망하는 것도 모자라 바보 취급하고, 어른들은 각자 미의 극치라 여기는 형상이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천사를 구매해 동반자로 삼으며, 아름다움은 노골적인 권력이 된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얇은 막 너머의 파국을 예감하면서도 멈출 수 없다.”는 소설가 조예은의 말처럼, 나만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독점욕이 마음속에 꽃피는 순간 파국은 이미 예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끝을 보고 마는 욕망의 속성처럼 계속해서 내달리는 『나의 천사』는 어쩌면 지금의 우리를 비추는 잔인한 거울일 것이다.
저자

이희주

저자:이희주

2016년장편소설『환상통』으로제5회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성소년』,연작소설『사랑의세계』,단편소설『마유미』등을출간했다.

목차

『나의천사』가쓰여진시대와독자들의이해를돕기위한짧은글7

1부17
2부173
3부315

작가의말435
추천의말440

출판사 서평

소설가이희주의신작장편소설『나의천사』가민음사‘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로출간되었다.이희주는제5회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수상하며데뷔하였다.이후『환상통』『성소년』등의작품을통해사랑의미추를낱낱이밝혀내며독자적이고관능적인작품세계를다져온그가『나의천사』에서는절대적인아름다움과그덫에걸린사람들을조명한다.그는사랑에는늘증오가따라붙기마련이듯,아름다움에도항상끈적하고징그러운욕망이등을맞대고있다는것을안다.
『나의천사』는한때는‘로봇’,‘장난감’‘섹스봇’으로도불리었으나그아름다움때문에결국‘천사’라일컬어지게된창조물이일상이된시대를그린다.아이들은마음에들지않는외모를그대로내버려만두는부모를원망하는것도모자라바보취급하고,어른들은각자미의극치라여기는형상이완벽에가깝게구현된천사를구매해동반자로삼으며,아름다움은노골적인권력이된다.“한번읽기시작하면얇은막너머의파국을예감하면서도멈출수없다.”는소설가조예은의말처럼,나만의아름다움을지키려는독점욕이마음속에꽃피는순간파국은이미예정된것인지도모른다.끝을보고마는욕망의속성처럼계속해서내달리는『나의천사』는어쩌면지금의우리를비추는잔인한거울일것이다.

“나,천사를봤어.”

열세살의같은반친구환희,미리내,유미는동네아파트단지에서목격되었다는‘천사’를마주치기를열망하며놀이터에모인다.아름다워지고싶다는욕망이부끄럽기는커녕지극히당연한시대,절대미(美)의표상이라는천사에대한소문은욕망들사이를자유롭게누비며퍼져나간다.누구나천사를둘러싼도시괴담에대해알고있다.첫번째,천사중에서도‘진짜천사’라고일컬어지는‘자비천사’라는존재가있다.두번째,자비천사를만나면그얼굴은목격자가가장아름답다고생각하는형상으로나타나며,그러므로저마다다른모습으로드러난다.마지막,자비천사의목격자는아름다움을본대가로가장사랑하는사람을잃는다.세친구는얼마간각오하는마음으로,또얼마간은의심하는마음으로환희가천사를보았다는창문쪽을뚫어져라쳐다본다.이목격담이거짓말쟁이환희의또다른거짓말은아닐까?목격한다손치더라도유미와미리내가평소그러하듯우물쭈물하다가기회를놓쳐버리는건아닐까?의심과기대가뭉게뭉게피어나는어느오후의놀이터,세친구를향해한창문이반짝,하고빛을낸다.

“빼어난기계는사람을,빼어난사람은기계를닮는다.
그렇다면둘중더아름다운건무엇일까?
정답.보면안다.”

우리가무언가를보고아름답다고말할때,그말은학습된것일가능성이크다.한창자라나는아이들이어른들의말과행동을무작정따라하듯,큰눈과긴다리를바라보며아름답다말하게되는것역시언젠가어른들이하던말을보고배운것에불과할지도모른다.그러나‘천사의시대’의아이들은자라나며스스로자신만의아름다움을깨친다.수많은종류의‘천사’제품중하나를골라야하고,고른‘천사’를보다취향에맞게커스텀하기까지하는시대에는더이상주관없이는아름다움을논하기가어려워졌다.한편,완벽한아름다움을잘알게되면서,도저히그만큼은아름다워질수는없는스스로를향한증오도나날이깊어져간다.미와증오를동시에싹틔우며자라나는아이들은자신이완성해낸고유한아름다움에종속되며,이를지키는데생까지바칠준비가되어있다.

“저택을등지고서자이걸위해사는것도,
죽는것도가능할것같은광경이눈앞에펼쳐졌다.”

수많은‘천사’를손수만들어낸장인‘선우판석’.그의작업실은‘장미저택’이라는별칭에걸맞게장미넝쿨로만들어진미로를통과해야이를수있는고지대에위치해있다.천사의장인답게보안보다는낭만쪽을택한선우판석에게는명성만큼수많은루머가뒤따른다.후배의디자인을갈취했다는증언,아름다운소년들이모여드는장미저택의여름캠프에서저녁식사시간마다벌어진다는일에대한공공연한추문,저택출신소년들은반드시불운한결말을맺게된다는비극적인소문까지.루머가사실임을증명해보이겠다는증언자들이간혹직접매스컴에모습을드러내기도했으나선우판석의자리가내내굳건했던까닭은아름다움이라는미명하에많은것들이지워지거나가려진덕분이었다.그러나수면아래부글대는의혹들은언젠가끓어올라바깥으로넘쳐흐르는법.아름다움에종속돼일그러진아이들은언젠가이어둠이세상에낱낱이드러날날을기다린다.그때모든것을잃는것은어느쪽일까.그때에도여전히아름다움을아름다움이라부를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