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아이들 이선주 장편소설

창밖의 아이들 이선주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지치고 상처받은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제5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창밖의 아이들』. 집 안에 틀어박혀 텔레비전만 보는 아빠, 갈빗집에서 불판을 닦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허리 굽은 할머니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열여섯 소녀 란이의 쉽지 않은 삶을 조망한 작품이다. 란이의 삶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을 고루 비추며 자칫 영구임대아파트와 최고급 고층아파트, 사우스페이스와 몽클레어로 대비 되는 삶에 관한 상투적인 도식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을 진정성의 힘으로 넘어 보인다. 진실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저자는 스스로 창조한 소설 속 인물의 궤적을 밟아 간다.

행복구 낙원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란이는 옆 동네 해원동에 있는 중학교에 들어가며 가난의 민낯과 대면한다. 할머니가 하루 일당을 모두 주고 사 온 사우스페이스 패딩을 학교에는 입고 갈 수 없는 란이와 달리 최신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들고 오고,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등교하고, 겨울과 함께 시작된 패딩 전쟁을 이백만 원이 넘는 몽클레어로 평정한 뒤 ‘클레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예솔이 어느 날 불쑥 란이의 일상에 들어온다. 클레어는 란이에게 산부인과 의사인 자기 아빠의 불법 낙태 행위를 신고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자기를 딸로도, 사람으로도 보지 않는 아빠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클레어의 간절한 부탁을 란이는 거절할 수 없는데…….
수상내역
- 제5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저자

이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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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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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제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이선주의『창밖의아이들』
『창밖의아이들』은좋은질문을포함하고있다.주인공은첫생리를하기시작하면서부터자신은절대엄마가되지않을거라고결심한다.그리고그걸실현시키기위해돈을모으기도한다.주인공은남자가되고싶은것이아니다.그저여자가,그것도모성애를가진엄마가되고싶지않다.이소설은어머니의결핍을넘어서,즉어머니는나를왜버렸는지에대한질문하기를넘어서,나는어머니가되지않을거라고선언한다.나는이지점이흥미로웠다.그리고청소년소설...
제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이선주의『창밖의아이들』
『창밖의아이들』은좋은질문을포함하고있다.주인공은첫생리를하기시작하면서부터자신은절대엄마가되지않을거라고결심한다.그리고그걸실현시키기위해돈을모으기도한다.주인공은남자가되고싶은것이아니다.그저여자가,그것도모성애를가진엄마가되고싶지않다.이소설은어머니의결핍을넘어서,즉어머니는나를왜버렸는지에대한질문하기를넘어서,나는어머니가되지않을거라고선언한다.나는이지점이흥미로웠다.그리고청소년소설이라면이보다조금더노골적이고솔직해져도좋지않을까,하고생각했다._윤성희(소설가),심사평중에서
우리청소년문학의새길을모색해온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이5회를맞이했다.시인이자동화작가인김진경,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유영진,소설가윤성희,문학평론가차미령네심사위원이마음을붙들린올해의수상작은신예이선주의장편소설『창밖의아이들』이다.
이소설은집안에틀어박혀텔레비전만보는아빠,갈빗집에서불판을닦아생활비를마련하는허리굽은할머니와영구임대아파트에서살아가는열여섯소녀란이의쉽지않은삶을조망한다.란이의눈앞에놓인‘가난’은극복의대상도,문학적수사도아닌다양한면면을가진실체다.심사위원차미령은이소설속에“언뜻사람의얼굴과마주한것만같은순간들이있다.”고말했다.작가는진실하고차분한시선으로,스스로창조한소설속인물의궤적을밟아간다.
검붉은피로그려진지도였다.
더이상애들은사는형편이비슷하지않았다.비교대상이생기자가난은이빨을드러냈다.배고픔을느끼는게가난이아니었다.다들스마트폰을쓰는데자신만쓰지못하는것,그게가난이었다.(p.12)
행복구낙원동에서초등학교를다니던어린시절,란이는누구나동사무소에서주는쌀로밥을해먹는줄알았고누구나좁은집에사는줄알았다.그러나옆동네해원동에있는중학교에들어오면서란이는가난의민낯과대면한다.“발표주제를정하는건단톡방에서하자.”는조장의말에입을다물수밖에없고,단톡방에서오간이야기를문자메시지로전해준친구에게“미안해하지않아도돼.”라는말을들어야했다.할머니가하루일당을모두주고사온사우스페이스패딩을학교에는입고갈수없다.그러나해원동에사는애들도자기들이가난하다고느꼈다.최신스마트폰을가장먼저들고오고,기사가운전하는차를타고등교하는클레어때문이다.수치심과모멸감의폭탄돌리기에매분매초를잠식당하는크고작은사회를겪으며란이는여자가되고싶지않다고생각한다.아이를낳을수있는몸이된다는사실에대한근원적인공포가란이를집요하게따라다닌다.낳아놓은아이들에대한책임을무참히외면한저어른들처럼되고싶지않다.첫월경으로그려진검붉은지도를보며란이는앞에닥칠수많은날들을향해눈을질끈감는다.
도착해보면행운아파트였다.
클레어가패딩을벗고물잔으로손을뻗자소매가올라갔다.손목에시커먼멍자국이선명하게보였다.란이의놀란눈이클레어와마주쳤다.란이는못본척고개를돌렸다.클레어가소매를내리다한숨을내쉬었다.
“안보이는데는더해.”
그러고는아무렇지않게물을마셨다.란이는어떤말도할수가없었다.(p.96)
겨울과함께시작된패딩전쟁을이백만원이넘는‘몽클레어’로평정한뒤‘클레어’라는별명을얻은예솔은불쑥란이의일상에들어온다.클레어는란이에게산부인과의사인자기아빠의불법낙태행위를신고하는일을도와달라고부탁한다.자기를딸로도,사람으로도보지않는아빠에게복수하고싶다는클레어의간절한부탁을란이는거절할수없다.사회가사람을사람으로보지않는것,부모가자식을자식으로보지않는것,란이는그의미를잘알았다.
작가는이소설이자칫영구임대아파트와최고급고층아파트,사우스페이스와몽클레어로대비되는두삶에관한상투적인도식으로읽힐수있는지점을진정성의힘으로가뿐히넘어선다.심사위원김진경은이것이“소설의대상에대한충실한천착”의결과라고평했다.
작가는란이의삶을둘러싼여러인물을고루비춘다.갑작스런정리해고로가정의파탄을겪고텔레비전만보게된란이아빠의상처와,남자친구와의밝은미래를설계하다좌절하고아기를남겨둔채스스로목숨을버린정아언니의절망과,홀로억척스럽게딸을키우다이제는딸의아이를업고일해야하는옆집아줌마의삶의무게와,불법체류의신분으로숨어다니며엄마를위해끊임없이돈을벌어야하는조선족아이민성이의불안을작가는담담하면서도섬세한문장으로그려낸다.심사위원윤성희는저마다의고민을안은조연들의이야기에서작가의성숙한시선을믿게되었다고밝혔다.“이작가는십대아이들을소설속으로불러내외롭지않게만들어줄것”이라는선언은그믿음에기반한다.
할머니가낡은주전자를가스레인지에올렸다.
보글보글소리가거실까지들려왔다.밥이다되니,모두부엌으로모였다.밥을한술뜨려는찰나,현관문이열렸다.왜안오나했다.아줌마였다.
“밥좀남은거있니?”(p.183)
소설속인물들은저마다의삶과힘겹게다투다허기가질때마다란이네좁은식탁에모여앉는다.란이와할머니,아빠가앉으면가득차는식탁이지만베란다에서보조의자를가지고와앉든,낮은서랍장을끌어와앉든누구나고봉밥한그릇을받을수있다.할머니는언제나10인용밥통에가득차게밥을했고김치와달걀프라이,된장찌개만으로도식탁은푸짐하다.란이는식탁에앉아생각한다.
“누가이장면을본다면가족이라고오해할수도있을것만같다.홀어머니를모시고사는성실한부부,키는작지만속깊은장남에늘뾰로통해있지만애교많은둘째,그리고부부의식지않은애정의증거인막내까지.정말완벽하다.그러나현실은동화가아니다.현실은자살한딸을대신해빌딩청소를하며손자를키우는아줌마,엄마와생이별하고유령처럼사는민성이,다큰자식뒷바라지하느라몸성한곳이없는할머니,나이마흔에집에서텔레비전만보는남자,고작열여섯에벌써삶에지친란이가시어터진김치와묵은쌀로하루하루를연명하는것이다.미화될수없는삶의진실이었다.”
진실이그러할지언정란이네식탁에는따스한김이피어오르는밥한공기와배고픈삶이잠시앉아쉬어갈수있는의자가있다.삶이이어지는한그시간은계속될것이라는믿음을그식탁에서모두가공평하게나누어갖는다.
극단적으로양극화되어가는우리사회의아이들은과연무엇을아파하고있을까.무책임한어른들로인해모두‘고아’가되어버린아이들은어디에있을까.야만의목소리가인간성을짓밟는광경을매일같이목도해야하는이시기에소설이우리에게줄수있는것은최소한누구에게든,시시콜콜묻지않고내미는할머니의설탕물한컵만큼뜨듯한위로는되어주어야하지않을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이『창밖의아이들』에담아전하고싶은메시지이다.
*심사평
이소설에는언뜻사람의얼굴과마주한것만같은순간들이있다.그것은아마도소설의작가가자신이창조한인물의삶에가감없이다가가고자애썼기때문일것이다.돌이킬수없이심화된양극화사회를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