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교는고통(괴로움)으로부터의해방을목표로한다.심리학역시마찬가지다.불교에서는고통의뿌리를탐진치삼독,즉인간의탐욕,분노,어리석음(무지)으로본다.게다가현대사회는인간의물질추구와경쟁을극도로강제하여괴로움의강도와크기를더욱증폭시키고있다.
서양심리학자들이불교에매료되는이유는,불교에는심리학에서다루는인간의몸과마음에대한정치하고뛰어난통찰에있기때문이다.불교에는인간의행동,정서,인지의형성과발달을해명하는원천이담겨있으며,이러한요소는실제로다양한심리학이론과실천으로수렴되고있다.
흔히동서양문화의중요한차이점중의하나로,동양의집단주의와서양의개인주의를꼽는다.그래서일까?불교수행에관한서구의문헌에서도상호존재(inter-being),상호의존적발생또는무한한연결을지닌인드라망에대한강조를찾아보기어렵다.또한불교수행의관계적결과,즉타인에대한관용,함양,연민적지향에대한관심도적다.이런문제의식에서이책은불교수행이상호관계의개선과밀접하게연결되어있다는것을보여주고자한다.
이책은불교수행을중심으로심리시스템을구축하는것을목표로한다.그런측면에서각장은경전에나타난심리학적요소를부각하며,아비달마기초심리학에근거한개념을사용하여불교심리학을심화시켜나간다.
2.
불교심리학은붓다를마법의기적을행하는전지전능한구세주로보지않는다.또한사후세계의낙원이나천국을약속하는갈망적투사(cravingprojections)도배제한다.
2,600년에걸친불교심리학의역사에서‘새로운’불교심리학은‘초월적진리’를폐기하고메타비전인사회적구성을포용하는,몸과말과마음이통합된사회-임상-신경심리학이라고하겠다.이것은불교가종교라는틀에서벗어난중요한움직임이며,21세기에올바른다르마(불법)를전파하기위한효율적수단으로심리학을포함하는패러다임의변화이다.
이를위해저자들은‘구’불교심리학과‘새로운’불교심리학사이의공통점과유사점,그리고차이점을확인하고,붓다의가르침에따라관계적방식으로일상의실존적괴로움을다루기위한포괄적인로드맵을제시한다.그리고그정점은‘관계불교’라고하는포스트모더니즘적해석이다.
저자들은‘중도’를통해마음의작동원리를설명하고,실존적고통인둑카에서벗어나는방법인사성제와팔정도,연기론등을‘관계적심리학’의관점에서해석한다.붓다의가르침을심리적통찰에기반한생활방식,또는심리학으로이해할수있다는것이다.
좀더구체적으로보면,이책은먼저불교의핵심개념과원리를통해불교심리학의기반을형성하고,현대심리학의이론과방법론을활용하여불교심리학을해석하면서이두분야의상호보완성을탐구한다.다음으로내면의평화와안정을찾을수있는명상과마음훈련을강조하고,이러한실천방법을자세히설명한다.또한자아개념의변화와자아의본질에대한고찰을다루며,이를통해개인의성장과변화를지원한다.마지막으로,불교심리학을일상생활에어떻게적용할수있는지에대한실제적인지침을제공한다.
이처럼이책은불교심리학의원칙과기술을현실에서적용하는방법을제시하여불교와심리학간의유익한교차점을탐구하고,개인의정신적인성장과평화를추구하는데도움을주는현대적인관점을제공한다.
저자들이주창하는사회구성주의메타심리학은‘비아(非我,not-self)’와‘공성(空性,emptiness)’을전제로‘관계적존재(RelationalBeing)’를지향하는심리이론이라할수있다.여기에서‘공’은목표자체가아니라자기를비우고조화롭게관계를맺기위한자비와보살피기,그래서유의미한행동가능성에대한리셋지점(reset-point)이다.따라서다르마는종교와형이상학의영역에서벗어나관계의심리학으로전환되며,불교심리학은현대응용심리학의하나로설명될수있게된다.
3.
불교와심리학의관계는이미수없이논의되고있는주제중하나로,특별히‘불교심리학’이라는학문분야가생길정도이다.이책은이런전통적인불교심리학을넘어새로운‘사회구성주의심리학’을말한다.그러면서도단순히붓다의가르침과심리학및사회학이론그리고포스트모더니즘의결합에머물지않는다.또다른측면에서이책의진정한의미는불교심리학의영역을뛰어넘어,즉기존의상좌부불교,대승불교,그리고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식의서구불교의영역을넘어서는새로운불교(Neoyana),즉대승을넘어선신승(新乘,새로운수레바퀴)불교를시도하고있다는점이다.
‘새로운’불교심리학은붓다의가르침과의학에서의증거기반개입,그리고사회구성주의메타심리학을체계적으로통합한다.이는종교라는불교의전통적인틀을벗어나,21세기에맞는올바른다르마(불법)를전파하기위한효율적인수단으로심리학을도입하여지속적패러다임변화를강조하는움직임이라고할수있다.그리고이책은불교가새로운방향으로가야한다고목소리만높여서주장하는것이아니라학문적인뒷받침과다양한이론과의결합으로불교심리학,나아가심리학분야에서새로운지평을보여주는의미있는저작이라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