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앞에서 (박종국 시집)

무한 앞에서 (박종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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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종국 시인의 시집 『무한 앞에서』가 시작시인선 0501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집으로 가는 길』 『하염없이 붉은 말』 『새하얀 거짓말』 『누가 흔들고 있을까』 『숨비소리』가 있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박종국의 시를 가리켜, “생명의 아름다움을 따라가면서 감각적으로는 만날 수 없는 부재의 중심을 향하고 있다”며, “언어 자체가 사라진 심연에서 그 기원과 궁극이 펼쳐지고 있”음에 주목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로 말해질 수 있는 것과 말해질 수 없는 것을 구분함으로써, 삶을 사변적인 것으로 대상화하려는 철학적 태도를 비판했다. 박종국 시인은 말할 수 없는 ‘무한’에 대해 ‘침묵’ 대신, 삶의 구체성을 정직하게 보여 준다. “무한 앞에서” 한 인간은 “세월에 속아 사는 엄마의 그늘”을 느끼고, “목 매인 송아지처럼 오도 가도 못”한 채 닿을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 그리움을 품은 시인의 그림자는 “머물 수 없는 오솔길 바깥의 오솔길”을 향해 걸으며, 언어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풍경과 조우한다.
저자

박종국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집으로 가는 길』 『하염없이 붉은 말』 『새하얀 거짓말』 『누가 흔들고 있을까』 출간.
2015년 조지훈 문학상, 시작 문학상 수상.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진달래 지고 철쭉 피다 13
봄의 얼굴 16
봄기운 18
진달래 19
웅덩이 20
가을비 22
낙엽 24
겨울 하늘 초승달 25
고요를 바라보면서 29
겨울 들판 30
산그늘 32
무한 앞에서 34
오솔길 36

제2부

정오 41
소녀상 42
오일장 장거리 44
노점상 할머니 46
애인 47
서울역 48
세월 49
아름다움 50
그곳 52
도시의 애수 54
도심의 밤길에는 56
소문 같은 바람 소리 58

제3부

간다, 61
삶의 뿌리 64
그날 66
발자국 68
가로등 불빛 70
깊은 밤 도시는 71
노을 74
굽은 길 76
연민은 78
기다림을 기다리는 80
낯선 거리 82
이름 없는 것들 84
삶은 86

제4부

오고 가는 말 속에는 91
병실에서 2 92
폐가에서 95
그림자처럼 100
그 말 한마디 103
그리움 106
고목의 그늘에 앉아 108
문상 110
시간 113
녹턴 4 114
막걸리 한 사발에 116
눈물 골짜기 118
해 질 녘이다 120

해설
유성호 가늠할 수 없는 무한의 슬픈 눈 122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노루꼬리만큼남아있던해는어느덧꼬리를감추고
강물에노을이밀려들고있는

해질녘과밤사이

모든존재에몸과마음을바친듯풀어놓고는
무엇인가를기다리고있는

2024년봄날
박종국

책속에서

그리움이봄풀같은외로움
산다는것에대한목마름이한없는
쓸쓸한빛이꿈을꾸고있는
깊이모를슬픔이흔들리지않는호수같이
감동없는눈빛
겨울하늘처럼차갑고삭막하지만
모든존재에몸과마음을바친듯풀어놓고는
무엇인가를기다리고있는
찌들고주름진속에영롱한구슬을안고
세월에속아사는엄마의그늘같아서
나직나직불러보지만끝내나타나질않는
가늠할수없는무한의슬픈눈을바라보는
눈앞에숨은듯숨지않은듯
세상바깥에서익혀가고싶은것들이
너무많은말들이세상을촉촉하게적시는
호수같아빠지면죽을것같아서
목매인송아지처럼오도가도못하고
한눈을파는눈에는아무것도보이질않고
바람한점햇살한점을받아먹는삶만이
귀청이덜덜떨리는현실이라는생바람견디느라
끔벅끔벅한눈슬픈눈
우리들눈아래그늘속에앉아
유장하게담배한대를피우는
저무한앞에
세계관인생관하고소리질러보아야
엄마를부르는송아지울음만이나할까
---「무한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