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말
지난3년여‘늙어감’과연관된시상詩想과시어詩語가밀려와내시세계를점령해버렸다.‘사람은누구나늙는다’라는,그동안건성으로대해왔던말이실감나게다가오는나이에내가이르렀기때문이리라.이런절박함에서지어진시를묶어『늙어가는일이란』이라는이름을가진,나의일곱번째시집을출간한다.
매일매일실감하는늙음의길에들어서보니늙어감은불편함과두려움을넘어서영혼을파괴하는일로여겨진다.이런맥락에서보면,사람에게는늙어갈수록시를짓고,시를읽는일이더필요한것같다.시는영혼을풍성하게하는영양제이자,병든영혼의치료제이기때문이다.
늙음은그누구도원치않는꺼림직한일이다.따라서시인으로늦깎이등단하려는어르신들이넘쳐나는이시대에도시인들은‘늙음’을주제로한시를짓거나,이를주제로한시집을출간하려하지않는다.늙음이라는주제아래쓰인시집으로서이땅에처음으로출간되는이책이멋지게늙고자하는사람들의건강하고가치있는삶에도움이되기를희망한다.
2024년6월목영해
추천사
목영해는일상의이면적진실을가능한기교는배제한채직설적으로드러내는시인이다.이시집에서그는누구나언젠가는거역할수없는일상으로받아들여야하는‘늙음’의실존적의미를시적으로갈무리하듯해부하였다.
―김유미(시인,수필가,문학박사)
책속에서
<나이먹는일2>
나이먹는일이두렵다지만
나이먹는일이
어린시절재래식화장실에가던일만큼무서우면
어두운밤길을혼자걷는것만큼겁이나면
고장난엘리베이터에갇히는일만큼공포스러우면
아직은늙은것이아니랍니다
―“늦가을밤9시뉴스입니다.
UN은80세이상의사람을‘노인’이라고규정하였습니다”
나이먹는일이
밥을물에말아먹는일같아질때에야
허리띠없이바지를입는일같아질때에야
이불을위아래모르고덮는일같아질때에야
늙었다할수있답니다
나는아직늙는것이무섭지만
우수리강강바람의전언에의하면
노인이된다는것은
나이를그렇게먹는사람이되는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