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연애할 때(큰글자도서) (작가 임경선의 엄마 딸 나의 이야기)

엄마와 연애할 때(큰글자도서) (작가 임경선의 엄마 딸 나의 이야기)

$34.00
Description
어느 대단하지 않은, 그러나 소신 있는 엄마의 기록
“나는 이런 엄마였고 여자였고 사람이었어”
칼럼니스트로 매일 독자를 찾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상담 메일을 받는 임경선. 이 시대 기혼 여성의 통례를 살짝 벗어난 이미지의 그녀라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남다르지 않을까? 임경선의 글맛, 인간적인 매력은 무엇보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솔직한 데 있다. 싱글 여성들이라면 ‘나도 결혼하고 아이 낳을 수 있겠구나’ 하고 용기를 낼 이야기, 20~40대의 대한민국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그러나 누구도 솔직하게 말하기를 주저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엄마와 연애할 때』는 아이와의 삶에서 배우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자, 결혼과 육아를 통해 세상을, 삶을, 사랑을, 인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발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이 자신의 딸이 아이를 낳은 뒤에 볼 책이라고 위트 있게 말한다. ‘너는 이런 아이였다’라기보다 ‘나는 이런 엄마였고 여자였고 사람이었어’라고 말해주는 책이라고. 그러니까 육아 이야기의 방점이 저자인 엄마에 찍힌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다섯 살까지의 경험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지만, 육아의 주체인 엄마의 그때 삶도 무엇에 비할 수 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딸과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고, 때론 실수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 삼아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솔직하려는 그녀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나는 아이에게 ‘너는 이런 아이였단다’라며 기억하지 못하는 유아기나 유년기의 일들을 알려주기보다는 ‘나는 이런 엄마였고 여자였고 사람이었어’라며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여러모로 불완전했지만 그것이 너를 낳은 사람이고, 너를 낳고 키우는 일은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즐겁게 하려고 했다고. 덕분에 꽤 행복했다고.
-「에필로그」에서
저자

임경선

12년간의직장생활후,2005년부터전업작가로글을쓰기시작했다.소설『호텔이야기』,『가만히부르는이름』,『곁에남아있는사람』,『나의남자』,『기억해줘』,『어떤날그녀들이』,산문『평범한결혼생활』,『여자로살아가는우리들에게』,『다정한구원』,『태도에관하여』,『교토에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것』,『어디까지나개인적인』,『나라는여자』,『엄마와연애할때』등을썼다.

목차

책을내면서

날것의육아
내성적인유전자
딸엄마
내곁에머물러줄아이
짐승의본능
딜레마
슬픈젖가슴
달덩이
그땐그랬지
나를안아줘
너때문에글발후져졌어

불완전하게,있는그대로
원더풀투나잇
익숙한것과의이별
친절한금자씨
아가들은안다
미아
라디오천국의아빠들
괴물
엄마의죄의식
옛연인을찾아가는여정

달콤한항복
눈부시게아름다운열일곱
어린이집가는길
소풍과도시락
남의남편들
이태원프리덤
우리둘이서
네가무리하는건싫어
크리스마스이브대작전
아이와함께여행하기
친구사귀는건참어려운일이야
너의미래에두근거려

매일매일이별하기
그녀의뒷모습
냉철한엄마들
평범한아이는싫어
한남동에서생긴일
꿈꾸는엄마
바깥놀이
왜자꾸자꾸안웃어?
어둠속의대화
결혼생활의슬픔과기쁨

에필로그천천히안녕
사진첩·윤서의여섯살인생

출판사 서평

이기적인그녀의엄마-딸-나의이야기
“누가뭐래도아이에겐내엄마가가장완전한엄마다”

저자임경선은만난지삼주만에청혼을받았다.이른바‘육식남’을만나서른을눈앞에두고결혼했다.그해갑상선암이세번째재발해수술을받았고,어느새노산의나이에접어들었다.처음시도한인공수정으로쌍둥이를가졌지만두아이모두잃고말았다.그리고이듬해,서른일곱의나이에윤서를낳았다.
어렵게낳은딸아이지만,힘든상황에직면하면모성애는어디론가증발해버렸다.아이를계속안아주느라허리는성할날이없었고,식사한번제대로하기가힘들었다.“쾌적한거리감각”따위는무시하는아이의일방적인애정공세에도망치고싶은적이한두번이아니었다.

엄마들은때때로애를내동댕이치고싶지만상상으로만그럴뿐이고그런생각을품었다는자체만으로도죄책감을느끼는데나는실제그런행동을했던것이다.눈가에여전히눈물이고인채로잠든구슬픈모습에나는감정이북받쳐‘딸아미안해’이러면서참회의눈물이라도흘릴줄알았는데,울음은커녕열받은가슴은아직진정될기미조차안보였다.그러다가이내나도까무룩잠이들었던모양이다.
아침에우리는거의동시에눈을떴던것같다.윤서는조금부은눈으로첫날밤을같이보낸애인을쳐다보듯,배시시미소를지었다.그제야눈시울이뜨거워졌다.
-96쪽,「괴물」에서

하지만그녀도엄마였다.아이와의스킨십에대한집착으로삼십개월이다되도록기저귀를떼지못했고,윤서를꽉안아도충분히가깝지않다는느낌에“윤서야,다시한번너를낳고싶다고생각해”같은말을내뱉기도했다.
『엄마와연애할때』는단순히딸아이와의추억을담은책이아니다.윤서를낳고키우면서비로소자신의엄마를돌아보게된이야기이자,딸과자신의관계를통해엄마와의관계를돌아보는,‘엄마’로서의나와‘딸’로서의내가교차하는일종의타임머신과도같은책이다.엄마와같은공간에서지낸시간은십칠년남짓,엄마에게사랑을갈구하기도했고그만큼서운하기도했다.일례로갑상선암수술을받고퇴원한바로다음날,엄마가첫아이를낳은네살터울의언니를만나러가버리자상실감에큰상처를받는다.하지만훗날엄마가암에걸렸을때비로소자신에게사과를했고,더불어그상처는아문다.
저자는이런후일담을털어놓는다.“문득우리엄마는나를외롭고독립적인사람으로키우는데성공하고떠나버린것같은생각이든다.분명아이와의소소한삶을담아내려고쓰기시작한책인데다쓰고보니돌아가신엄마와화해하기위해무의식중에써내려간것같다.살아계실때는그어떤속얘기도못털어놓다가이제야…….”
남편과의이야기도빼놓을수없다.살면서자신의감정을다쏟아부었을때한발짝도뒷걸음치지않고고스란히받아준유일한남자,결혼후암수술과엄마장례식등힘든일이있을때돌봐준남자.그녀는말한다.남편은“바다같은남자”라고.자신이“결혼생활을하면서실망을느끼는것은결코남편이아니라결혼생활”이라고.

내가남편을가장‘내가족’이라는운명공동체로의식했던것은결혼식장이아닌엄마의장례식장에서였다.얼마전까지도우리는남남이었지만이제서로에게소속되어있음을깊이느꼈다.멍하니장례식장입구에서돈봉투를받으며사위처신을하던그와,시뻘건육개장그릇을나르다가눈이마주쳤을때나는우리두사람중누군가는상대의죽음을지켜보고책임지는역할을하리라는것을알았다.죽음이우리를갈라놓을때까지사랑하겠노라고맹세하는것은상대의삶과죽음을좋든싫든‘관리’해야하는것을의미했다.
-208쪽,「결혼생활의슬픔과기쁨」에서


어깨힘빼고딸과같은속도로걸어간다
“너의미래에두근거려”

저자는담담하게말한다.“서른일곱의나이에엄마의인생을있는그대로의모습을맞이했고지금은하나도대단하지않은,그러나충족된엄마로살아가고있다”라고.
그녀는아이낳는거아플까봐제왕절개를했고,모유수유는육개월밖에하지않았다.또잠꼬대하며자신에게다리를척올리는아이를사정없이밀쳐내기도했고,글을쓰기위해아이가걷기시작하자십오개월때부터어린이집에보냈다.
그럼에도그녀역시죄의식에서벗어날수없었다.아이를문화센터에데리고가지않아미안했고,아이에게비디오를보여주며방치했다는생각에때로죄책감에시달리기도했다.하지만이내마음을다잡고이렇게생각하기로했다.

서른일곱살에‘엄마’로첫걸음을내딛기시작하면서줄곧내안에서는이기심과죄의식이맞부딪치며갈등을일으켰다.나는그둘다에서약간멀리서있기로했다.그것은어차피나의느낌이었다.이때만큼은초점을아이의마음에맞춰보자고생각을바꿨다.무게중심을내가아닌아이에게두니그때그때의판단이훨씬더명료해졌다.물론제3자의간섭어린소음으로부터는완전히벗어나기로마음먹었다.
-99쪽,「엄마의죄의식」에서

이러한그녀의솔직한고백은미혼여성들에게는결혼과육아에대한용기를주고,아이를키우고있는여성들에게는‘이런엄마라도괜찮다’라고안도하게한다.무엇보다엄마들이어렴풋이느끼지만차마말못한것을끄집어내서,엄마들에게과도하게부과되는죄의식을거부한다.
더불어그녀가아이를키울때원칙은이렇다.아이의감정에공감하고,세상의어둠과밝음을모두보여주고,무리해서스스로를눌러가면서까지상대에게인정받으려고애쓰지않도록하며,나르시시스트로살더라도자기인생의주인공으로사는것.이원칙들을보면그녀가타인의시선에휘둘리기보다자기답게최선을다하는모습을엿볼수있다.

나는유능한엄마보다충족된엄마,남들만큼하는엄마보다남들과는다를수있는엄마인것이좋았다.엄마노릇은나름최선을다해열심히해보겠다만,이기적인나는엄마이기전에여자이자한인간으로서스스로를존중하고싶었다.(…)어쩌면엄마라는존재는생각만큼그리대단하지도,대단할필요가없을지도모른다.나는어깨힘을빼고자유롭고자연스럽게아이와함께호흡하며걸어나갈것이다.
-「책을내면서」에서


있는그대로,나답게
“그녀답다.반교훈적,반가족주의적에세이라니”

이책은임경선이라는인물의인생을정리한,가장임경선다운이야기다.그녀의입담은이책에서도여지없이발휘된다.출산보다더한모유수유의고통을생생하게전해주고,재택근무프리랜서가일도하면서아이도키워야하는애환에대해절절하게토로한다.하지만여전히그녀는“여러모습의사랑을관조”하고,감정의결을예민하게읽어내는칼럼니스트이자한여자다.지금도꿈을잃지않고자신의목표를향해한걸음씩나아가는‘꿈꾸는엄마’다.
그녀의출산백일후부터삼년반이라는시간을지켜본뮤지션유희열은이렇게말한다.

그녀답다.반교훈적,반가족주의적에세이라니.언제나위험한정답만을말하는상담자가아니어서좋고자신을잔인하게직시할줄아는소녀같은어른이어서좋고작은움직임까지섬세하게관찰하는따뜻한여자여서좋다.어찌되었건그녀는자기포장하는얘기를원체싫어하는인간이니까.
나중에윤서가컸을때를감안해내가대신좋은엄마,아빠가면을씌워본다.언젠가그녀는이런말을했다.
“모든아이들에게가장좋은엄마는바로자기엄마다.세상모든사람들이나쁜엄마라손가락질한다해도.”
-추천사에서

엄마노릇하면서‘나’를기억할수있는책,죄책감을씻어주고바람직한모녀관계,아이와의관계를몸소보여주는책.『엄마와연애할때』는‘엄마’이기전에‘여자’,‘여자’이기전에한행복한인간이중요하다는사실을새삼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