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곁에 라캉 : 라캉으로 현대 소비문화 읽기

바로 곁에 라캉 : 라캉으로 현대 소비문화 읽기

$9.11
Description
오이디푸스의 자해부터 코카콜라의 몰락까지, 단숨에 읽는 라캉과 지젝 해설서
욕망과 주이상스, ‘큰 타자’와 ‘오브제 프티 아(대상 a)’, 상상계·상징계·실재계…. 포스트구조주의 정신분석학자 라캉(Jacque Lacan, 1901~1981)의 핵심 이론, 그리고 그에 의거한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 1949~ )의 문화비평적 글쓰기를, 문학·예술 명작들과 손 가까운 현대 소비사회의 일상과 연결시켜 해설한 책.
저자

박정자

소비의문제,계급상승의문제,권력의문제,일상성의문제등을인문학적으로해석한일련의책들을썼다.저서로『빈센트의구두』『시선은권력이다』『이것은Apple이아니다』『마네그림에서찾은13개퍼즐조각』『시뮬라크르의시대』『잉여의미학』『눈과손,그리고햅틱』『이것은정치이야기가아니다』『우리가빵을먹을수있는건빵집주인의이기심덕분이다』(대만에서『在麵包店學資本主義:...

목차

1장
에드거앨런포·7
『도둑맞은편지』·8
거울이미지/세개의시선/기표가된편지
‘letter’의다양한의미·20
기표란무엇일까?은유와환유는?/권력으로서의기표/편지는여성의기표

2장
필요,요구,욕망·36
자크라캉(1901~1981)·36
라캉의욕망이론·38
큰타자·41
‘오브제프티아(대상a)’·45
발레리나/아갈마/맥거핀과김종인
부분대상·55
쥐스킨트의『향수』/플라톤의『향연』/셰익스피어의『베니스의상인』
시선곧대상a·63
욕망의시선/뒤라스의『롤베스타인의황홀』

3장
주이상스·69
「보헤미안랩소디」·69
jouissance대enjoyment·71
쾌락원칙너머/베르니니의조각상
주이상스는인간욕망의원형·74
상실된대상/현실태아닌잠재태

4장
남근·78
팔루스·78
상징적거세와권력/슈퍼맨의정체를알려고하지말아요
햄릿과남근·88
가장위대한작품이며비극의원형인『햄릿』/오필리어/종부성사없는죽음/오이디푸스와햄릿의차이점/거부된남근
애도와우울·99
『안티고네』,애도의정치학/애도와범죄
잠재성과권력·106
가능성이현실성보다강력하다/모든권력의자리는텅비어있다

5장
상상계,상징계,실재계·111
상상계·113
거울단계/포르트-다게임
상징계·119
아버지의이름/아들은어머니의남근/슈레버케이스
실재계·129
오르페우스/풍크툼과실재,그리고앤디워홀/여자의장신구/착시화/노자의항아리
욕망의대상은공허·142
사랑의불가능성/성관계는없다/여자는남자의증상/파르지팔

6장
판타지,허구·156
사회계약·156
두종류의허구/언어의속성또한허구/허구를포기하면현실자체가무너져
대상a와코카콜라·162
잉여가치-잉여쾌락-초자아/코크의몰락
화폐와주체·167
쓰고나서라캉과숭고미학·172

쓰고나서라캉과숭고미학

출판사 서평

이것만똑바로알아도

인문학자들이이따금신조어를만드는일이있긴해도,그들의용어는근본적으로일상언어와다르지않다.단지“이러이러한뜻으로쓰자”고엄정하게정의하고쓸뿐.본래의문맥을떠난인문학자들의용어는그래서오독과오용의위험을숙명처럼안고있다.에드워드사이드의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동양의가치를되찾자는주의’라고정반대로이해하고쓰는게단적인보기다.
라캉이야말로그런오독·오용의가장대표적인사상가중하나다.예를들어그의‘실재계(theReal)’가‘현실세계(thereal)’로오해되는식인데,기실실재계는현실너머의절대적공허,죽음의심연이다.오죽하면라캉자신‘주이상스(jouissance)’와‘오브제프티아(objetpetita,대상a)’만은번역하지말고그대로써달라고신신당부했을까.

“프랑스어주이상스에는(영어enjoyment와달리)절대적오르가슴으로해석될수있는완전한쾌락이들어있다.통렬한고통이나공포에서느낄수있는고도의성애적(性愛的)인죽음충동이다.”

“‘오브제프티아(objetpetita)’는직역하면‘작은타자인대상’정도가될것이다.그러나이작은타자는큰타자와대칭적인개념은아니다.어쩌면전혀다른영역의개념이다.대상a는우리가상실한,그리하여도저히다시도달할수없는욕망의대상을뜻한다.”

“상상계와상징계만이우리의현실을이루는구체적이며동시에추상적인세계다.상상계안에있던유아기의아이는언어를습득한이후평생동안상징계안에서살아간다.실재계는‘실재’라는말뜻과는달리우리의현실세계가아니라그것을뛰어넘는초월적세계또는죽음의세계라고까지말할수있다.”

지금우리의교수님들은,또는우리대학다닐때교수님들은왜이렇게차근차근풀어설명해주지않았을까억울하다고?지금당장이책을읽지않으면더억울할것이다.

라캉도예견할수없었던코크의몰락

박정자의다른책들이그렇듯이이책도‘욕망’과‘소비’의현대사회비평의연장선상에있다.
책은라캉이분석한애드거앨런포의단편「도둑맞은편지(PuloinedLetter)」를실마리로하여,라캉의30년공들인탑인『에크리(Ecrits)』(1966)의여러개념들로독자를안내한다.여행길곳곳에서라캉자신과라캉연구자들이보기로들거나주목한서양의문학·예술고전들은물론동양과한국의고전(『노자』)과설화(주몽등)를페이지마다만나게된다.히치콕과‘맥거핀’(그리고정치인김종인),앤디워홀,퀸과「보헤미안랩소디」같은더낯익은이름들도등장한다.그리고라캉도코카콜라를마셨을테지만결코예언하지못한,‘다이어트코크’의몰락.

카페인프리의다이어트콜라가나왔다.원래우리가음료를마시는것은세가지이유때문이다.갈증을해소해주거나,영양학적가치가있거나,맛이있거나.그런데카페인프리다이어트콜라의경우,애초부터영양학적가치는없었고,갈증을해소해주지도않으며,맛의주요요소였던카페인또한제거되었다.남아있는것은순전히겉모습뿐이고,결코물질화되지못한가공적약속일뿐이다.그러니까카페인프리다이어트콜라를마신다는것은‘실질적으로아무것도아닌’음료를마신다는것과같다.원래숭고한것이라고생각했던아우라가일시에몰락하면남는것은쓰레기뿐이다.타자로부터대상a가떠나버리면우리의욕망도마치김빠진콜라같아진다.

다음은‘숭고’다

평생동안상징계안에서살아가는우리는알지못하는사이에실재계의거대한그림자아래살아간다.거기있지만알수없고형언할수없고넘어설수없는라캉의실재계는칸트의‘물자체(thingitself)’나쇼펜하우어의‘의지(will)’와도닮았다.숭고(theSublime)다.

숭고한대상은기본적으로공허이고,‘기의(記意)저편의것’이다.아무것도아닌공허이지만,이공허가없다면아무런의미도발생하지않을것이다.이‘저너머’를의미하는대상들은그러니까무한하게매력적이고,두렵고,위압적이고,혹은그저단순히숭고하다.숭고의대상은허공(void)이라는라캉의기본개념은칸트의숭고미학이론을강하게떠올린다.숭고의대상은언어로재현할수없는비(非)상징적세계라는것역시칸트의연장선상에있다.(쓰고나서)

책의후기는자연스럽게다음책을예견한다.우리시대를대표하는우파인문학자박정자,그의‘현대사상도장깨기’는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