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여기가 저기다
우리가 사는 ‘여기’ 말고 더 좋은 곳, 행복한 곳, 이상적인 곳을 ‘저기’라 부르는 언어와 논리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가 사는 ‘여기’가 주는 고통, 불안, 모순, 불합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여기’는 끊임없이 ‘저기’와 비교 당하고 또 ‘저기’는 ‘여기’를 그동안 지도해 왔다. 즉 ‘저기’는 ‘여기’의 목적으로 군림해 왔다.
이강문 시인은 이런 인식에 균열을 내며 “여기가 저기다”고 말한다. 그동안 “저기가 저 멀리 높은 곳에 모셔져 있”었던 것은 “내가 나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한 “저기가 여기 너머 따로 있는 게” 된다. 그래서 ‘저기’는 숭배되고 ‘여기’는 폄하된다. 하지만 이강문 시인에게 ‘저기’는 “아침마다 눈뜨면 우렁우렁 도착하는”(이상 「너머의 너머」) 세계다. ‘너머의 너머’는, 즉 ‘저기’ 너머 ‘여기’라는 뜻이다. ‘여기’와 ‘저기’를 버리거나 부정하지 않은 채 함께 앉힌 ‘자리’는 여기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 사이다.
이강문 시인은 이런 인식에 균열을 내며 “여기가 저기다”고 말한다. 그동안 “저기가 저 멀리 높은 곳에 모셔져 있”었던 것은 “내가 나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한 “저기가 여기 너머 따로 있는 게” 된다. 그래서 ‘저기’는 숭배되고 ‘여기’는 폄하된다. 하지만 이강문 시인에게 ‘저기’는 “아침마다 눈뜨면 우렁우렁 도착하는”(이상 「너머의 너머」) 세계다. ‘너머의 너머’는, 즉 ‘저기’ 너머 ‘여기’라는 뜻이다. ‘여기’와 ‘저기’를 버리거나 부정하지 않은 채 함께 앉힌 ‘자리’는 여기에 존재하는 사물과 사건 사이다.
너머의 너머 - 삶창시선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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