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작품세계
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냄으로써영원히함께갈수있다는마음가짐은사랑하는사람들에게쉬운일이아니다.그래서그의사랑은슬퍼도맑다.햇빛환한봄날,또다시필줄알고떨어지는꽃잎처럼.그흔한치장도없이,애걸복걸하지않고단아하면서도위안과위로를주는시들.무엇보다그의시가전해주는메시지는‘사랑의자세’였다.사랑때문에괴로워하고있는사람에게자신을비우고혼자서고요히안으로깊어지라고.매달리거나울지않고훌훌놓아줄줄아는것이사랑이라고.그절절함,그피맺힌이야기가고스란히시와산문에녹아있다.사랑은외롭고슬프지만우리가왜사랑을외면할수없는지,살아가는동안우리가가슴속에소중히간직해야할것이진정무엇인가를시인은낮은목소리로조근조근우리에게들려준다.
시를읽으면마음이고요해진다.시를읽으면무엇보다마음이촉촉해져오는것을느낄수있다.그하나면충분하지않을까?메말랐던마음에풀꽃하나가촉촉이피어나는그행복감하나면.때로삶이힘겹고지치는가?하지만그노력으로인해당신의삶이이만큼올수있었다는것을기억하라.그런때가있었어.그대가굳이나를사랑하지않아도그대를사랑하는것만으로도행복해하던때가.그대가내게손을내밀든말든내가그대를사랑하는것만으로도충분히가슴따뜻했던때가.
ㅡ작가의말중에서
한잔의술을마시고노래방에서목청이터져라노래를부르는것보다한편의시를읽는것이때로우리마음에더위안이된다.상처입은사람에게그어떤말로도위로가되지않을때한줄의시가큰위로가된다는것을.우리삶에는수백마디의말보다한편의시가절실한순간이있는것이다.육체의허기보다영혼의허기를채워줄한편의시.우리의가슴을아프게하기도하고,울게하기도한다.우리의마음을잔잔히다독여주고맑게정화시켜주는한편의시를통해거친인생의바다에서살아가는힘을얻게될것이다.
『너는눈부시지만나는눈물겹다』,『한사람을사랑했네』등의시집으로1990년대수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았던대표적서정시인이정하.간결한언어와감정의사치들이잘절제된,진솔함이돋보이는시들.그의시들이수많은독자들에게사랑받는이유가있다.무엇보다그의시는울림이있었다.담담히이야기하고있지만가슴을쿵하고울려주는것들.그것이사랑으로인해밤잠을설쳐본사람에게는어떤것보다큰위로가되는것이다.
낮은곳에있겠다는건/너를위해온전히나를비우겠다는뜻이다/나의존재마저너에게주고싶다는뜻이다/잠겨죽어도좋으니/너는물처럼내게밀려오라.
이번책에는새로쓴시여러편과그의시중에서그동안독자들사이에서가장많이회자되고있던시들이선별되어수록되어있다.시로다할수없는이야기,시속에감춰진작가의진솔한고백들이그만의독특한감성과문체로담겨있다.한편의시를읽고그시를쓸때의감정을느끼는것도의미있는일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