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 - 전상국 중단편소설 전집 7 (양장)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 - 전상국 중단편소설 전집 7 (양장)

$22.00
Description
전상국의 중·단편소설들을 모은 이 책에는 표제작이기도 한 작품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를 포함한 네 편의 중편과 「관심」을 포함한 두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 발표 시점을 보면, 「외딴길」(1981)과 「관심」(1984)을 뺀 대부분의 작품들은 1987년~1988년 사이에 발표된 것들이다.

그가 1968년 등단 이후 잠시 공백을 두었다가 1974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는 전기적 사실에 더하여 한국전쟁의 상흔을 그린, 명실공히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중편 「아베의 가족」이 발표된 때가 1979년이고 악의 탐구를 통한 알레고리적인 현실 비판의 작품인 「우상의 눈물」이 1980년 작임을 고려하면, 이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시기적으로 작가의 중기 소설들로 볼 수가 있겠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 내용 면에서 볼 때 「아베의 가족」의 연장선에 놓여 있으며, 또 그런 시각에서 이해해야만 작가의 문학적 탐구의 참모습을 분명히 확인할 수가 있다. 특정적으로는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가 그러한데, 시각을 조금 더 넓히면 이 작품 외의 다른 중편소설들 또한 「아베의 가족」의 자장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

전상국

저자:전상국

1940년강원도홍천에서태어나춘천고,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

1963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동행」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으로『바람난마을』『하늘아래그자리』『아베의가족』『우상의눈물』『우리들의날개』『외등』『형벌의집』『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사이코』『온생애의한순간』『남이섬』『굿』,장편소설로『늪에서는바람이』『불타는산』『길』『유정의사랑』이있다.

그밖의저서로『김유정』『당신도소설을쓸수있다(소설창작강좌)』『우리가보는마지막풍경』『물은스스로길을낸다』『길위에서만난사람들』『춘천山이야기』『춘천사는이야기』『작가의뜰』등과콩트집『식인의나라』『장난전화거는남자를골려준남자』『우리시대의온달』등이있다.

현대문학상(1977),한국문학작가상(1979),대한민국문학상(1980),동인문학상(1980),윤동주문학상(1988),김유정문학상(1990),한국문학상(1996),후광문학상(2000),이상문학상특별상(2003),현대불교문학상(2004),경희문학상(2014),이병주국제문학상(2015),강원도문화상(1990),동곡상(2013),서울문화투데이문화대상(2024)을수상했고,황조근정훈장(2005),보관문화훈장(2018)을수훈했다.

현재대한민국예술원회원,강원대학교명예교수.

목차


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
투석
썩지아니할씨
외딴길
관심
잃어버린잠

해설|전쟁의상처를바라보는전상국의소설적방법론|김경수
작가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그의작품은여울목차돌들이다.
여울에닦이고씻겨어떤것은차갑게매끄러운살결을,
어떤것은모나게딱딱한살결을드러내고있으나
정작손에쥐고보면그하나하나가아름답게조화를이룬
훈기있는그런차돌들이다.“
-황순원(소설가)

전상국의중·단편소설들을모은이책에는표제작이기도한작품「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를포함한네편의중편과「관심」을포함한두편의단편소설이수록되어있다.작품발표시점을보면,「외딴길」(1981)과「관심」(1984)을뺀대부분의작품들은1987년~1988년사이에발표된것들이다.그가1968년등단이후잠시공백을두었다가1974년부터본격적인작품활동을재개했다는전기적사실에더하여한국전쟁의상흔을그린,명실공히그의대표작이랄수있는중편「아베의가족」이발표된때가1979년이고악의탐구를통한알레고리적인현실비판의작품인「우상의눈물」이1980년작임을고려하면,이작품집에수록된작품들은시기적으로작가의중기소설들로볼수가있겠다.이책에수록된작품들은그내용면에서볼때「아베의가족」의연장선에놓여있으며,또그런시각에서이해해야만작가의문학적탐구의참모습을분명히확인할수가있다.특정적으로는「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가그러한데,시각을조금더넓히면이작품외의다른중편소설들또한「아베의가족」의자장에놓여있다고볼수있다.
「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는38선접경지역의마을로이제는수몰지구가되어버린춘천부근을배경으로한다.외국인과의사이에서아비가누구인지모를혼혈아를가진수지의엄마,그리고결국은아비가있는미국으로입양된혼혈아수지등,이소설은여러면에서「아베의가족」과닮아있다.그러나이작품은전작「아베의가족」의단순한재편이나연속이아니라차라리그것의역전내지는전도라고하는편이타당할것이다.전작「아베의가족」에서아베를선천적인기형으로설정해아예발언권을주지않았던작가는,이작품에서는아베의후신인혼혈아수지에게발언권을주어그녀의시각에서동포들로부터민족의순혈을더럽힌죄악의씨앗으로손가락질받았던어머니와자신의삶에대해당당한입장을피력하도록하고있다.미국에입양된이후수지는자기어미가자기에게보여주는종족보존본능이오히려자신에게그늘을덮어씌우고있었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고말한다.그리하여수지는자신의어미를사로잡고있는단일민족이라는환상이초래한운명을생각하고,바로그것이자식마저도그런그늘로끌어들이려는일종의광기로발현되는것이라고생각한다.그래서수지는지빠귀둥지에자신의알을낳아다른새로하여금자신의새끼를기르게하는뻐꾸기의생리에비유하여자신은“나는뻐꾸기새끼예요.비록흰배지빠귀둥지에서부화돼길러졌다해도그흰배지빠귀를어미로착각하는일로또다시그여자처럼자학의응달속에서살고싶진않아요”라고냉정하게자신의입장을정리하고어미와의관계에종지부를찍는다.성폭행으로태어난,그리고성장과정내내순혈주의의신화속에서혼혈을타자화하는한국의풍토에서자라난수지와같은인물이혈연은우연적일결과일뿐이라며자신의정체성을독립적으로인식하고,나아가자신의어미도그런혈연의굴레에사로잡혀살아야할필요가없다고주장하는것은당돌할만큼당당한자기인식이라고할수있다.
이책에수록된전상국의나머지중편소설들또한「아베의가족」과「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의연장선에놓여있다.「투석」과「썩지아니할씨」,그리고「외딴길」과같은세편의중편소설에서작가는「아베의가족」이나「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에나오는비운의여성들과는대척적인자리에놓이는일군의가해자들에초점을맞춰그들의삶을추적해들어간다.그들은전쟁시절빨갱이들을여럿죽인기억을가지고있는노인(「투석」)이라든가전쟁통에미친척연기를해살아남은뒤온집안을망가뜨린망나니와같은인물(「썩지아니할씨」),그리고일제때부터줄곧악의화신처럼행동하고급기야는죽으면서까지혈족들에게경제적인피해를떠안기는만주할아버지(「외딴길」)와같은인물들인데,인물설정면에서보자면외견상이런인물들의이야기는아베나수지의이야기와무관한것으로보일지모르나실상은그렇지않다.전쟁이여성들에게가할수있는최고의비인간적인악행이성폭행이라고본다면,전쟁과무관하게살아가던남성인물들을생존에급급한나머지그어떤그악스러운짓이라도해서살아남도록다그쳤던그광기를그들에게가해진전쟁의폭력으로볼여지는충분하기때문이다.이세편의중편소설에서다양하게변주되는문제적인물들의사악한행위는1980년대전상국소설의또하나의성취였던「우상의눈물」과도연결되는것으로보인다.가난과아이다운권력욕만으로는다설명할수없는기표라는인물의악마성에더해그보다한층위의통치욕에내재된악,그리고그것들을포괄하는사회적인악의존재를동시에문제삼고있는「우상의눈물」이선과악이라는인간삶에대한보편적탐구의일환임은분명하지만,그런상황또한전쟁이란부조리한상황의연장으로볼수있을공산또한부정할수는없을것이기때문이다.
전상국이탐구해들어간전쟁이야기의효용이며그가줄곧천착해간소설의자리는바로이런것이라고생각된다.그리고이런면모야말로분단의현실을살도록운명지어진이땅의작가들이회피할수없는소설의한특징일것도같다.전상국의이야기문법의이런특징이이책에수록된작품들외의다른작품들과맺는상관성속에서상세히해명된다면우리는그의소설의성취가갖는의미를보다풍부하게이해하게될것이다.

“1985년서울탈출,신들린듯고향산천구석구석을섭렵하는과정에만난,이시대를천형으로사는사람들이야기를나름의순도높은디테일로형상화한중편넷,단편둘등여섯편의작품을모았다.귀향,그때의그넘치는마음으로‘중단편소설전집7’을묶는다.

오래전발표한작품을다시읽으며두어군데서울컥했을정도의엷은감성톤으로빚은중편「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는실제인물을모델로한소설쓰기가작가의상상력을얼마나기죽이는가하는걸절감한작품이다.그골짝,그네의무덤앞에서발상한작품이라감회가각별하다.
중편「투석」은양구선사유적지에서우연히손에쥔돌멩이(찍개)하나를오래바라보는중에구상한작품으로독자의몫남기기,곧이야기추리의긴장을글쓰기의즐거움으로삼았던기억이새롭다.중편「썩지아니할씨」와「외딴길」등두편의중편역시대책이없는,그래서별나게살수밖에없는,그러한극한혐오캐릭터탐구로글쓰기의신명을찾았던작품들이다.
「관심」,「잃어버린잠」등두편의단편은그시대지식인의자기성찰모드로,소설은돌아봄,곧반성으로서의언어예술이란생각쪽에힘을모았던작품들이다.

때로소설은칼이다.흉하고불편한껍질을벗겨내그환부를파헤쳐도려내는그런것.그러나작가는그칼을쓰는사람이아니라독자의취향에맞는그런것을만들기위해기찬창의의신바람으로풀무질을하는도공일뿐이다.”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