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에 반대한다

해석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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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 평론가 중의 한 사람인 수잔 손택의 비평집. '해석에 반대한다' 등 대표적인 논문을 비롯하여 문학, 영화, 연극, 인물, 문화일반 등 여러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준다. 손택의 대표적인 비평집이라 볼 수 있으며 미학이나 문학비평 영역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글들이다.

 

저자

수전 손택

1933년 1월 28일 뉴욕에서 태어난 수전 손택은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뛰어난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다. 영국 유수의 신문 {가디언}이 짓궂게 소개한 대로, 손택은 15세가 되던 1948년 버클리의 캘리포니아에 입학해 일찍부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1955년 하버드 대학의 철학 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간 뒤 1957년 학위를 수여하고, 이듬해 파리 대학, 옥스퍼드 대학,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하며 다시 학계로 돌아 왔다. 이때 첫 번째 저서가 될 뻔한 {프로이트 Freud: The Mind of the Moralist}를 남편인 리프와 공저하나, 이 책은 얼마 뒤에 겪은 이혼으로 인해 상호합의 아래 리프의 단독 저서로 출간된다. 그 뒤 1959년부터 뉴욕시립대학, 사라 로렌스 대학,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철학 강의를 맡게 된 손택은 1960년부터 각종 신문과 잡지에 활발한 기고 활동을 펼치게 되는데, 이때 첫 번째 소설 {은인}(1963)을 발표하면서 서서히 문단과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64년에 발표한 [해석에 반대한다](19쪽)와 ['캠프'에 관한 단상](408쪽)은 {은인}을 쓰면서 체계화한 자신의 예술론을 자신 있게 드러낸 글이자, 자신을 1960년대 미국의 '새로운 지식인' 대열에 들게 한 중요한 글이었다. 그녀는 미국 펜클럽 회장(1987∼89)을 맡을 당시인 1988년에는 서울을 방문해 한국 정부에 구속문인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으며, 1993년에는 사라예보 내전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전쟁 중인 사라예보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한 바 있다. 최근 발생한 9 11 무역센터빌딩 폭파 사건 당시, 손택은 "미국의 공인들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대중들을 바보로 만들려고 한다" "우리 모두 슬퍼하자. 그러나 바보가 되지는 말자"라고 얘기하며 미국의 정치가, 지식인, 대중매체가 이슬람권에 보여준 반이성적인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옮긴이이민아전문번역가.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주로 영어와 중국어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창조자들}(민음사 2002), {허울뿐인 세계화}(따님 2000), {인공지능 이야기}(사이언스 북스 1999), {정자전쟁}(까치 1997) 등이 있다.



목차
  • 감사의 글...013


    해석에 반대한다...019
    스타일에 대해...036


    수난자의 본보기로서의 예술가...071
    시몬느 베이유...084
    카뮈의 『작가수첩』...088
    미셸 레리스의 『성년』...100
    영웅으로서의 인류학자...110
    게오르그 루카치의 문학 비평...129
    사르트르의 『성 주네』...144
    나탈리 사로트와 소설...153


    이오네스코...175
    『대리인』에 대해...189
    비극의 죽음...201
    연극 구경...213
    마라, 사드, 아르토...248


    로베르 브레송 영화의 영적 스타일...267
    고다르의 『그녀의 생을 살다』...293
    재앙의 상상력...312
    잭 스미스의 『불타는 족속들』...337
    레네의 『뮤리엘』...346
    소설과 영화에 관해 한마디...360


    내용 없는 신앙심...369
    정신분석학파과 노먼 브라운의 『죽음에 맞선 삶』...379
    해프닝, 급진적인 병치의 예술...390
    '캠프'에 관한 단상...408
    하나의 문화와 새로운 감수성...438


    본문에 실린 글들의 출전...455
    인명 찾아보기...456
    작품 찾아보기...464
출판사 서평

1. 대중문화 사회의 새로운 스타일과 감수성을 해석해주는 신선한 시각
"스타일은 일종의 장식이나 부속품이 아니다. 오히려 스타일은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의지 Will,' 즉 '세계를 대하는 주체의 태도'를 뜻한다"(58쪽). 다시 말해서, 스타일은 주체에 세계에 대해서 취하는 "거리의 멀고 가까운 정도와 그 처리 방식, 거리두기와 관련된 다양한 관례"이자 "단지 세계에서 떨어진 거리만이 아니라, 세계로 다가서기 위한 거리"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손택의 스타일 개념은 취향과 감수성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유행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가령, 우리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요새 유행하는 '보보스' 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기존의 이성과 도덕의 잣대로 다룰 수만은 없다.

이는 스타일 자체가 비이성적이고 비도덕적이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새로운 스타일을 또 다른 이성, 또 다른 도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왜 하필 그런 스타일이냐?"가 아니라, "왜 그런 스타일을 갖게 됐느냐"고, "왜 사람들이 세계를 그런 식으로 대하게 됐느냐" 그 원인을 물어봐야 한다. 손택이 스타일은 단지 예술작품만이 아니라, "어떤 경험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택을 소개한 글을 쓰기도 한 강준만 교수의 말처럼, 손택의 스타일 개념은 취향을 거시적인 자본주의 분석에까지 도입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개념과 서로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다([수전 손택과 '감수성의 문화'], {이미지와의 전쟁}, 139쪽).

2. 우리에게 잘 안 알려진 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풍부한 소개
손택은 다독 多讀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 책 {해석에 반대한다}는 그녀의 폭넓은 독서 범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저서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잘 안 알려진 여러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해주는 인문학적 참고서이기도 하다. 개별 작가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작가와 작품을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일반 독자들이 그럴 수 있는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은 경우에는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 참고서들이 가장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도 이 책은 폭넓은 독서를 원하는 국내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준다.

3.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수전 손택의 주저
손택은 그 지명도에 비해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작가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 에세이집 {사진이야기}(유경선 옮김/ 해뜸: 1992), 장편소설 {화산의 연인}(김기애 옮김/ 한나래, 1993)이 나와 있긴 하지만, 손택의 진면모를 보여주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손택은 "나는 지금까지도 {해석에 반대한다}에 담긴 주장에 기반해 내 모든 저서들을 써 왔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책 {해석에 반대한다}에 애착을 보인 바 있다. 이 점에서, 그녀의 첫 번째 저서이자 주저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손택의 사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