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빌라의 여름방학 : 2021 독일청소년문학상 수상작 - 청소년 북카페 3

바퀴 빌라의 여름방학 : 2021 독일청소년문학상 수상작 - 청소년 북카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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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리안네카우린

1974년에태어났고노르웨이어린이책연구소에서공부했다.2012년데뷔작『거의가을』로노르웨이아동청소년문학상,미국시드니테일러도서상등을받고노르웨이문화부장관상을수상했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은2021년레드엘리펀트상,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라이프치히도서전청소년도서상등을받았으며여러나라에서번역출간되었다.가족과오슬로에서살고있다.

출판사 서평

2021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아동문학대상
2021독일일간지[디차이트]아동청소년문학상
2021레드엘리펀트상
2021라이프치히도서전청소년도서선정

방학이싫은아이들
-어디에나있는가난한아이들

“진실을인정하기가너무부끄러울때는거짓말을조금덧붙이면한결기분이나아진다.
지금껏내가그래온것처럼.”(p.64)

늦잠을즐기며가족들과여행을떠나는시간.많은아이들에게당연하고도평범한여름방학의즐거움을어떤아이들은누리지못한다.2021년굿네이버스아동권리연구소가한국의아동·청소년식사실태를조사해봤더니,코로나로가정학습기간이길어지자“식사를챙겨줄사람이없어서”밥을굶는아동·청소년이7~7.6%,“집에먹을음식이마땅치않아서”끼니를거르는아동·청소년은1.6~2.2%였다.여름방학때도이들10%가까운아동·청소년들은집에서따뜻한돌봄을받지못하고외로운방학을보내리라는추측이가능하다.

복지강국유럽에서도경제적격차로방학이힘든아이들이있다.영국은아동·청소년의5분의1이월세와식비를걱정하는빈곤가정에서살고있는것으로집계된다.독일은매년조금씩다르지만5~7%의아동·청소년이절대적빈곤선에있는것으로파악된다.

사람은빵만으로자라지않기때문에이들가난한가정의아이들이겪는기회부족으로인한결핍감,고립과수치심등정서적문제도더없이중요한문제다.복지국가의아이들은최소한밥을굶지는않는다고하더라도주변과자신을비교해일상적인소외감이나자존감하락을겪어야한다.노르웨이에서쓰여져독일등유럽으로전해진어린이·청소년소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은이런문제의식을담고있다.

복지국가의그늘에서
-지금,여기청소년들의삶과꿈

“나는엄마한테남들도다그렇다고말하고싶었다.정상적인어른이라면다일을한다.(…)다른엄마들은딱달라붙는바지를입고머리를단정히모아서묶고자기아이반친구이름도다안다.”(p.49)

자존심강하고똑똑한소녀이나는전학온첫날부터아이들이바퀴빌라라고부르는낡고오래된주택단지에산다는이유로웃음거리가된다.무슨이유에선지초등학교6학년인이나는여지껏5번이나전학을다니느라친구를만들수가없었고우울증과씨름하는엄마는무기력해서자신도잘돌보지못하는상황이다.이나는집에오면늘침대에누워있고기운이없다고하는엄마에게익숙해져있다.친구도없고돌봐주는어른도없는집에서종일인터넷을검색하거나슬라임을만지작거리는것밖에는할수있는일이없다.

그러나레드엘리펀트상심사위원단은소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을2021년의아동소설로선정하면서“이소설의강점중하나는폭력,알코올중독,우울증등(우울한어른들의세계에)초점을맞추지않는다는것”이라고했다.소설에서어른들의사정은짐작할수있지만구체적으로다뤄지지않는다.그래서독자는무거운가정상황에얽매이지않고거짓말과판타지의힘을빌려서현실을다르게보려고하는,이나와빌메르가자율성을발휘할수있는세계로함께들어가게된다.

아이들이어두운현실을밝은색판타지로칠하는『바퀴빌라의여름방학』은지금청소년소설의흐름에가장가까운이야기다.2020년개봉한영화[플로리다프로젝트]에서는미국디즈니월드인근모텔인‘매직캐슬’에서엄마헬리와사는6살무니의이야기를그려냈다.빈곤한현실을놀이터삼아쏘다니는아이들의모습을그려내면서많은공감을얻었다.한국영화[남매의여름밤]은해체되기직전가족이보내는여름방학을아이들의시선으로묘사했다.소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은독일에서는연극으로각색돼공연중이다.

소나기처럼찾아온첫사랑
-세상이달라보이는놀라운경험

“남쪽은고요하고아름다웠다.빌메르는이불에서손을꺼내더니내손에올렸다.우리의손가락들이서로얽혔다.”(p.155)

이나는빌메르와친해지고나니갑자기우중충하고후줄근하며남보기에부끄러웠던바퀴빌라가정답고따뜻한공간으로보이기시작하는놀라운경험을한다.바퀴빌라는아이들의‘핑크빛첫사랑’으로새롭게칠해진다.첫작품『거의가을』에서부터섬세한심리묘사로많은찬사를받은마리안네카우린작가는처음사랑에눈뜨고다른사람과신체적접촉을가져보는이나의두근거리는마음을아름답게전한다.

어른들은모르겠지만아이들은다한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조사에따르면한국아이들39.6%가초등학생때첫사랑을한다.소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이바다를건너한국아이들의공감을얻을수있는이유다.
어제까지관심도없었던저남자애가왜갑자기저리도귀여워보일까?사귀는애들은다키스를할까?내가누구를사랑하는지아닌지는어떻게알수있을까?이나의머릿속은한국아이들과똑같이사랑에대한사춘기소녀다운호기심으로가득하다.그리고이번여름방학은그호기심을하나하나해결해나가는과정이다.

아이들은첫사랑을하며훌쩍큰다.빌메르를만나기전이나는부자고인싸인마르쿠스를짝사랑한다고생각하고매일마르쿠스의등만쳐다보면서살았다.그런데서로의처지를너무나잘이해하는빌메르를만나면서사랑은구체적이고,역동적이고,늘새롭다는것을알게된다.거기에비하면‘사랑과우정은나를인싸의세계로끌어올려줄사다리’로생각했던옛날의자신이부끄럽고재미도없었다는것을느낀다.

아이들은또우연히오래전일어났던사랑이야기를듣게된다.나이든사람에게젊은시절의사랑과우정이무슨의미인지들을수있는기회를갖게된다.

모두가지나온그시절
-사춘기,그시절을무사히건널수있도록돕는책

“미안하다고해야해.사과하는것과안하는건천지차이란다.(…)너한테는아직기회가있잖니.”(p.213)

이나와빌메르는버려진지하실을‘남쪽’의리조트로꾸미면서오래전사랑이야기를발견한다.빌메르와의약속을저버린뒤괴로운이나는혼자서50여년전사랑이야기를마무리하기위해낡은시수첩과부치지못한편지를들고그여주인공을찾아간다.할머니가된주인공프리다는젊은시절의경험과회한을들려주고이나의이야기에진심어린조언을한다.

이나는더이상어린이는아니지만엄마와함께있고싶다.이나는생각한다.친구는필요하지만굳이찾으러다니지는않겠다,나는정상일까,나는우주에서가장나쁜인간이다,나는여기있고싶지않다,나는인싸가되고싶다…….이러한이나의질문,이나의갈등,이나의소원은모두우리가언젠가는품었던질문들이다.

독일아마존사이트에서한독자는소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을두고“이시절을겪었거나이미지나온사람들을위한가장아름다운이야기”라는리뷰를남겼다.또독자사이트굿리즈닷컴에서는한독자가“6학년에서중1까지는여자아이들한테가장힘든시간이다.이책을읽고화장실옆칸에서친구들이내흉을보던날을,그때얼마나마음이아팠는지를떠올렸다”며자신의경험을털어놓기도했다.

아이들이폭풍처럼자랄때어른들이할수있는일은그저지켜봐주는것일뿐,별로거들수있는일이없을지도모른다.그러나소설은다르다.『바퀴빌라의여름방학』은공감의힘으로아이들이그시절을무사히건널수있도록돕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