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 (소피 워드 장편소설)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 (소피 워드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삶이란 그저 시간이라는 직물 속에
반짝이는 작은 빛일지도 모른다는 것.”

사랑과 죽음, 우주에 관한 우리의 모든 믿음을
뒤엎어버릴 기발하고도 놀라운 열 편의 사고실험
밀란 쿤데라, 베르나르 베르베르,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닮은 초현실적 상상력과 폭발하는 에너지로 고유한 철학적 SF의 세계를 선보이는 소피 워드의 첫 장편소설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왕립 아카데미 핀드롭 어워드에서 수상한 단편 「선베드」가 수록된 이번 작품은 부커상, 데스먼드 엘리엇 상, 폴라리상 후보에 올랐다. 죄수의 딜레마, 중국어 방, 테세우스의 배, 메리의 방, 통 속의 뇌, 파스칼의 내기 등 익숙한 철학적 사고실험을 테마로 하는 열 편의 연작소설은 가족 간의 사랑에서부터 평행우주의 존재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다룬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화자가 등장한다. 눈에 개미가 들어갔다고 믿는 여성부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현기증을 느끼는 중년 여성, 자신의 동성 연인이 레즈비언 부부와 키우는 아이를 잠시 돌보게 된 남성 과학자, 죽은 엄마가 우주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는 우주 비행사, 심지어는 개미까지. 각양각색의 캐릭터에게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 소피 워드의 능력은, 어쩌면 영화 〈피라미드의 공포〉, 드라마 〈제인 에어〉 등에서 연기자로 활약했던 그의 이력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온 것일지도 모른다.

철학적 사고실험 중 하나인 ‘박쥐 되기’ 이론에 따르면 박쥐가 되는 경험은 인간인 우리의 경험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에 쉽게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론을 제시한 토머스 네이글은 끝내 “나는 박쥐에게 박쥐 되기란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라고 쓴다. 박쥐에게 ‘박쥐 되기’라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완벽히 이해하는 일. 이것은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가지게 되는 근원적인 욕망과도 닮았다. 완전히 다른 출신의, 상황의, 세계의 타자가 되어보는 일.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활성화되지 않았던 뇌의 한 부분을 톡톡 건드리는, 내게 없던 세상의 틈을 파고드는 일. 어쩌면 ‘박쥐 되기’란, 소설을 읽는 행위란, 이미 그 자체로 ‘사고실험’이 아닐까? 소피 워드는 이 정교한 작품으로서 물음에 대한 가장 명쾌하고 아름다운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소피워드

저자:소피워드SophieWard
런던해머스미스에서나고자랐다.애나셰어시어터예술학교에서연기를공부했으며10살때부터배우로활동했다.영화〈피라미드의공포〉〈썸머스토리〉〈폭풍의언덕〉〈빌리지어페어〉〈북오브블러드〉,드라마〈제인에어〉등에출연했으며글래스고시티즌시어터의무대에올랐다.오픈대학교에서철학과문학을공부했고,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영문학과비교문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
첫장편소설『사랑그리고다른사고실험들』(2020)로부커상후보에올랐다.데스먼드엘리엇상,폴라리상후보에이름을올리며평단과독자의주목을받았다.이후두번째소설『교사Schoolhouse』(2022)를출간하며활발한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
『사랑그리고다른사고실험들』은우리에게익숙한철학적사고실험들을통해가족간의사랑에서부터평행우주의존재까지다채로운키워드를탐험하는,열편의연작소설로구성된지적이고아름다운작품이다.

역자:이수현
작가이자번역가로인류학을공부했다.어슐러K.르귄의『빼앗긴자들』로번역을시작하여SF와판타지를비롯한상상문학을많이옮겼다.이외에주요번역서로는『아메리카에어서오세요』『새들이모조리사라진다면』『아득한내일』『살인해드립니다』『처형6일전』『꿈꾸는앵거스』『킨』『블러드차일드』『이책이당신의인생을구할것이다』『노인의전쟁』『디임플로이』『화성에드리운그림자』,얼음과불의노래시리즈,사일로시리즈,수확자시리즈,엠피리언시리즈등이있으며『서울에수호신이있었을때』등을썼다.

목차

1.개미_13
2.게임체인저_51
3.선베드_83
4.아마이징_111
5.클레멘티눔_139
6.골딜록스존_163
7.아서리시스_193
8.스스로에게새로운_223
9.제우스_257
10.사랑_279

참고문헌_318
감사의말_325
옮긴이의말:기이하게이어진세상속에서_327

출판사 서평

밀란쿤데라,베르나르베르베르,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를닮은초현실적상상력과폭발하는에너지로고유한철학적SF의세계를선보이는소피워드의첫장편소설『사랑그리고다른사고실험들』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왕립아카데미핀드롭어워드에서수상한단편「선베드」가수록된이번작품은부커상,데스먼드엘리엇상,폴라리상후보에올랐다.죄수의딜레마,중국어방,테세우스의배,메리의방,통속의뇌,파스칼의내기등익숙한철학적사고실험을테마로하는열편의연작소설은가족간의사랑에서부터평행우주의존재까지다채로운주제를다룬다.

작품속에는다양한화자가등장한다.눈에개미가들어갔다고믿는여성부터빠르게변하는세상에현기증을느끼는중년여성,자신의동성연인이레즈비언부부와키우는아이를잠시돌보게된남성과학자,죽은엄마가우주어딘가에살아있을지도모른다고믿는우주비행사,심지어는개미까지.각양각색의캐릭터에게순식간에몰입하게만드는작가소피워드의능력은,어쩌면영화〈피라미드의공포〉,드라마〈제인에어〉등에서연기자로활약했던그의이력에서부터자연스럽게이어져온것일지도모른다.

철학적사고실험중하나인‘박쥐되기’이론에따르면박쥐가되는경험은인간인우리의경험과너무나동떨어져있기에쉽게상상할수없다.하지만이론을제시한토머스네이글은끝내“나는박쥐에게박쥐되기란어떤것인지알고싶다”라고쓴다.박쥐에게‘박쥐되기’라는상태가어떤것인지를완벽히이해하는일.이것은소설을읽을때우리가가지게되는근원적인욕망과도닮았다.완전히다른출신의,상황의,세계의타자가되어보는일.익숙한사고의틀에서벗어나활성화되지않았던뇌의한부분을톡톡건드리는,내게없던세상의틈을파고드는일.어쩌면‘박쥐되기’란,소설을읽는행위란,이미그자체로‘사고실험’이아닐까?소피워드는이정교한작품으로서물음에대한가장명쾌하고아름다운답변을제시하고있다.

삶과죽음,그리고다시삶
그우연과운명의굴레속에서

합리성을중시하는과학자일라이자에게레이철은때론철없고비현실적이지만사랑스러운연인이다.두사람은아이를낳는문제에대한의견차이로다투기도하지만대체로평온한나날을보내고있었다.개미가나타나기전까지는.레이철은집에나타난개미때문에심한공포를느끼고,어느날밤급기야개미가자신의눈에들어갔다고확신하게된다.일라이자는그말을믿을수없지만레이철이그런태도에상처받자믿는다고거짓말을한다.개미사건이후더욱굳건해진두사람은게이친구인할의정자를받아아기를낳고,아들아서가태어난다.그러나운명의장난처럼레이철은아서를낳고얼마지나지않아발병한뇌종양으로인해세상을떠나게된다.

남겨진일라이자와할,그리고할의연인인그레그는레이철의빈자리를채우기위해부단히노력하며아서를함께키운다.죽음을이해하지못하는어린나이에엄마와이별한아서는사라진레이철을계속해서그리워한다.기계진동학기술자인그레그가학교에아서를데리러온날,그와이야기를나누던아서는조건만맞는다면인간이우주에서살수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그렇다면이곳을떠난엄마레이철도,우주어딘가에는살고있지않을까?모든게딱맞는어떤곳이라면말이다.그런믿음을품게된아서는레이철을만날수있을지도모른다는일념으로우주비행사를꿈꾸게된다.

하나이상의세계를향하여
우주를뛰어넘는사랑의힘

슬프지만아름다운가족서사는시공간을확장하며이야기의줄기를뻗어나간다.협력과배신중단기적으로는배신이유리해보이지만,장기적으로는협력이유리함을이야기하는사고실험‘죄수의딜레마’에서영감을얻은「게임체인저」는아서의할아버지가소년이던시절을다룬다.물에빠진친구의공을구하러뛰어들어간소년에게는세개의다른세계가기다리고있다.하나,친구와협력해살아남는다.둘,친구에게배신당했지만끝끝내살아남는다.그리고셋,홀로죽는다.이다른세가지결말은이어지는이야기에지대한영향을끼친다.한편「아마이징」과「제우스」의화자는개미다.이야기의시작점에서레이철의눈안으로들어간바로그개미.눈에개미가들어갔다는레이철의주장이사실이었다는점에놀랄새도없이,이야기는곧장인간의뇌에들어간개미가어디까지갈수있는지를보여준다.개미는레이철의뇌속에자라나는종양과지식을먹이삼아몸집을키워나간다.인간의정보를꼼꼼히흡수한개미는점차고도로발달한인공지능의모습을닮아간다.

소설『사랑그리고다른사고실험들』은철학과문학을결합해지적자극을주는SF소설이다.정교히구성된이야기를따라가며작가가곳곳에숨겨둔퍼즐조각을발견하는쾌감은이루말할수없을정도다.화려하고예측이불가하며형이상학적이라는말이잘어울리는특별한소설이지만,작품을제대로맛보기위해독자가잊지말아야할중요한키워드는단하나다.그것은제목이알려주고있듯,바로‘사랑’이라는우리에게가장익숙한사고실험이다.믿기어려운것을믿게하고,기꺼이비합리적인선택을하게하고,때론지구밖으로나아갈용기를주며심지어는하나의우주를뛰어넘을수도있게만드는힘.그런사랑의힘을알고있다면,알고싶다면이책을펼쳐보길권한다.사랑과다른사고실험들의놀라운결과를바로이책에서확인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