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 솔시선 36

동백 - 솔시선 36

$8.62
저자

육근상

저자:육근상
1960년대전광역시에서태어나1990년『삶의문학』에참여하면서시를발표했다.시집으로『절창』,『만개』,『우술필담』,『여우』등이있으며오장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제비꽃제비꽃…13
봄눈…14
동춘당…15
해나무팅이…16
화엄장작…18
이사…20
봄볕이찾아와…21
소만…22
꿀벌…24
오지않는시…26
동백…28
사랑…30

제2부
옛집에와서…33
씨앗달피었던자리…34
쾌청…35
천근벙어리샘…36
남겨둔말…37
금강에서…38
곶감…39
흐린날…41
서른살…42
유두절…45
백중…47
불길한저녁…48
마당읽는밤…49
백제미소…51
한식에…52

제3부
벽화…57
가을…58
적막…59
파수꾼…61
청춘잡아라내청춘도망간다…62
상강…64
유성동백…65
벌판…67
빈그늘…68
엄니냄새…70
뭔말잉고허니…71
지는노을…74
밥도둑…75
덧정…78

제4부
지금은깊은밤이네…81
늙은집이말을건다…82
찬별…84
나비란…86
난전에서…88
가래울자리…90
동지무렵…91
환한세상…93
날파리증…94
겨울의끝…96
해탈…97

跋|‘母心의모심’속에깃든地靈의노래_임우기

출판사 서평

‘母心의모심’속에깃든지령地靈의노래

“해나무팅이라는곳은다헐수웂는말빈마당휘돌먼천장내려온먹구렝이문지방넘어대숲아래똬리틀고있다는거다”

시인은삶에서발굴한목소리들을통해시세계를구축해왔다.이번시집은그중에서도특히어머니(엄니)의목소리를조명하는데,“나름으로깊은수심정기의세월끝에얻은‘엄니’라는방언으로유비되는모심母心”을투영한시편들이주목할만하다.「해나무팅이」에서“새벽밥준비허던엄니/투거리들고장뜨러나왔다/아덜아오짠일여언능들어가자/아니다아니다정짓간들어가/주먹밥쥐어주며잽히먼안된다/엄니는암시랑토않응게호따고니넘어가그라/지푸재새앙바위뜬그믐달인거다”라는구절이나오는데,이는‘엄니’의생생한목소리가등장하는대목이다.

어머니는모종의이유로고향집‘해나무팅이’를몰래들어선아들과갑작스럽게마주치지만,이내“아니다아니다”하며아들에게아무것도묻지않는다.또아들이엄니와의짧은만남을뒤로하고다시해나무팅이를떠나오는광경에화자는“숨죽이고핀꽃들펀던달려나갔겠는가”라고말한다.“숨죽이고핀꽃들”은아들이무사히귀환하기를바라는엄니의“간절한기운”을표현하는데,이표현은“시인의시심속의지령이조화의기운과접함을통해드러난표현”이라고말할수있다.

지난한삶을버텨낸토착민들의수난과그속에자리한깊은어머니의마음이표면적으로드러난시의이야기라면,도저한진실은고향집에서린모심母心은시인의마음속지령으로함께존재한다는사실이다.

시가그릴수있는해학의지점
서정과능청스러운입담의절묘함

“해나무팅이삼얕집아줌니어디가시나궂은날탱자나무걸린비닐봉지걷어쓰고소쿠리는끼고개울물토닥토닥어딜그렇게고요히가시나”

토속적인것에대한그립고정겨운심상이란현대인에게희미해져가는가치중하나다.하지만그와중에도시가다할수있는의무를지니고가치를지켜내는시인은그만의고유한언어로어떤경계도없이표준어주의속에번지고스며들어우리에게잊고있던심상을불러일으킨다.

또한시인은삶의자리를관찰하고표현해내는특유의시선과입말로시가그릴수있는해학의고유지점에다다랐다고말할수있다.충청지방토착어에익숙하지않은사람이어도자연스레읽히는시어들은정겨움과각기자리한‘모어’에대한그리움을불러오는동시에기분좋은웃음을만들어준다.

“벙거지쓴아이들몰려와
지그린문두드린다

이것은빠꾸손자
조것은개터래기손녀
요것이여울네두지런가
베름빡달라붙어봄바람타고
손내밀어문고리잡아당기고
성황당자리맴돌다솟아오른다

요놈들
요놈들
마당한바퀴돌아
흩날린다”

시인은“땅개”,“개터래기”,“삐깽이”,“똥지개이”등을소환해“‘판’벌였다”고말하는데,「봄눈」에서이같은‘동무’들의손자,손녀등이등장한다.자손을이루고황혼을바라보는나이에도여전히서로를‘빠꾸’,‘개터래기’등으로부르는화자와동무들의모습에서다정하면서도유쾌한분위기가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