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순수 귀신을 몰아내라”, 대중소설가를 선언한 김말봉
우리 문학의 독창적이고 ‘희귀한’ 자리, 박솔뫼
다른 시간,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작가가
접속하고, 깊이 연루되고, 함께 걸어나가다
우리 문학의 독창적이고 ‘희귀한’ 자리, 박솔뫼
다른 시간,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작가가
접속하고, 깊이 연루되고, 함께 걸어나가다
‘소설, 잇다’의 네 번째 책, 김말봉과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가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었다.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김명순이 데뷔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소설, 잇다’는 이 시점에서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백 년 시공을 뛰어넘는 만남을 통해 한국문학의 또 다른 근원과 현재를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그 첫 번째로 백신애와 최진영이 어우러진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를 출간했다. 두 번째로 지하련과 임솔아가 함께한 『제법 엄숙한 얼굴』을, 세 번째로 이선희와 천희란의 『백룸』을 펴냈다. 네 번째 작품은 김말봉과 김말봉 소설을 입체화한 박솔뫼의 소설을 담은 『기도를 위하여』이다.
김말봉은 1930년대 식민지 시기 독보적인 스타일로 혜성같이 등장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고 대답했던 그는 순수소설만을 인정하던 당시 문학계에서 스스로 ‘대중소설가’임을 당당히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흥미 본위의 통속소설에 함몰되기를 경계하고, 민족 해방과 여성 해방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위한 운동에 앞장서고, 글을 통해서는 애정 문제의 기저에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기독교적 박애정신을 담았다.
“전혀 새로운 눈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회적 모순과의 긴장을 잃지 않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으며(김형중 평론가), “희소하고 희박한, 보존되어야 할 어떤 삶과 가치를 일깨운다”(손정수 평론가)는 평가를 받은 박솔뫼는 『머리부터 천천히』부터 『미래 산책 연습』에 이르기까지 실험적 서사와 문체로 고유한 문학적 성취를 쌓아왔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시공간의 구분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사라진 지점에서 오히려 선명하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감지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기도를 위하여』에 실린 김말봉의 대표 단편 「망명녀」(1932), 「고행」(1935), 「편지」(1937)는 작가 특유의 통찰과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기생, 운동가, 아내, 애인 등 여성 인물들은 때로 나라를 위해 투신하거나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습의 폐단을 고발한다. 기생이었던 주인공 순애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변모하거나(「망명녀」), 불륜을 저지른 남성은 벽장 안에 갇혀 ‘수치’와 ‘굴욕’을 겪는다.(「고행」) 남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단 한 통의 편지로 여지없이 깨어져버리기도 한다.(「편지」) 세 편의 소설은 대중, 즉 민중들의 삶을 담백하고 명쾌하게 그려내면서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는 김말봉의 데뷔작 「망명녀」의 뒷이야기를 이어 쓴 소설이다. 「기도를 위하여」는 「망명녀」의 최순애와 윤정섭(윤)이 옥중 혼례를 치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혼례 후 윤숙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순애는 머지않아 목숨을 거둔다. 그러나 순애의 육신은 사라졌지만 그의 영혼은 여전히 두 사람과 함께인 채다. 또 다른 이야기 축은 김말봉의 주 본거지인 부산의 구도심을 산책하는 1인칭 화자의 서술이다. 이렇게 소설은 두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성을 취하는데, 이는 주인공 순애를 기억하는 동시에 작가 김말봉을 기억하는 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파편적으로 흩어졌던 것들을 다시 연결하면서, 현재 우리가 발 붙인 세계에 대한 감각을 “새로이 갱신”한다. 김말봉 작품을 통해 박솔뫼가 읽어낸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은 그렇게 우리로 하여금 “어딘가를 향해 계속 걷도록 만드는 동력”(박서양 평론가)이 된다.
소설은 또 하나의 지금 이 세상이다. ‘소설, 잇다’를 통해 근대와 현대의 여성 작가들이 무엇을 말하고 고뇌하며 삶을 탐구했는지, 또 백 년의 시간 동안 이들의 생각과 마음은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 우리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근간은 과연 변화될 수 있을지를 곰곰이 돌이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김명순이 데뷔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소설, 잇다’는 이 시점에서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백 년 시공을 뛰어넘는 만남을 통해 한국문학의 또 다른 근원과 현재를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그 첫 번째로 백신애와 최진영이 어우러진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를 출간했다. 두 번째로 지하련과 임솔아가 함께한 『제법 엄숙한 얼굴』을, 세 번째로 이선희와 천희란의 『백룸』을 펴냈다. 네 번째 작품은 김말봉과 김말봉 소설을 입체화한 박솔뫼의 소설을 담은 『기도를 위하여』이다.
김말봉은 1930년대 식민지 시기 독보적인 스타일로 혜성같이 등장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고 대답했던 그는 순수소설만을 인정하던 당시 문학계에서 스스로 ‘대중소설가’임을 당당히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흥미 본위의 통속소설에 함몰되기를 경계하고, 민족 해방과 여성 해방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를 위한 운동에 앞장서고, 글을 통해서는 애정 문제의 기저에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기독교적 박애정신을 담았다.
“전혀 새로운 눈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회적 모순과의 긴장을 잃지 않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으며(김형중 평론가), “희소하고 희박한, 보존되어야 할 어떤 삶과 가치를 일깨운다”(손정수 평론가)는 평가를 받은 박솔뫼는 『머리부터 천천히』부터 『미래 산책 연습』에 이르기까지 실험적 서사와 문체로 고유한 문학적 성취를 쌓아왔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시공간의 구분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사라진 지점에서 오히려 선명하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감지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기도를 위하여』에 실린 김말봉의 대표 단편 「망명녀」(1932), 「고행」(1935), 「편지」(1937)는 작가 특유의 통찰과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기생, 운동가, 아내, 애인 등 여성 인물들은 때로 나라를 위해 투신하거나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습의 폐단을 고발한다. 기생이었던 주인공 순애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변모하거나(「망명녀」), 불륜을 저지른 남성은 벽장 안에 갇혀 ‘수치’와 ‘굴욕’을 겪는다.(「고행」) 남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단 한 통의 편지로 여지없이 깨어져버리기도 한다.(「편지」) 세 편의 소설은 대중, 즉 민중들의 삶을 담백하고 명쾌하게 그려내면서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는 김말봉의 데뷔작 「망명녀」의 뒷이야기를 이어 쓴 소설이다. 「기도를 위하여」는 「망명녀」의 최순애와 윤정섭(윤)이 옥중 혼례를 치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혼례 후 윤숙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순애는 머지않아 목숨을 거둔다. 그러나 순애의 육신은 사라졌지만 그의 영혼은 여전히 두 사람과 함께인 채다. 또 다른 이야기 축은 김말봉의 주 본거지인 부산의 구도심을 산책하는 1인칭 화자의 서술이다. 이렇게 소설은 두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성을 취하는데, 이는 주인공 순애를 기억하는 동시에 작가 김말봉을 기억하는 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파편적으로 흩어졌던 것들을 다시 연결하면서, 현재 우리가 발 붙인 세계에 대한 감각을 “새로이 갱신”한다. 김말봉 작품을 통해 박솔뫼가 읽어낸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은 그렇게 우리로 하여금 “어딘가를 향해 계속 걷도록 만드는 동력”(박서양 평론가)이 된다.
소설은 또 하나의 지금 이 세상이다. ‘소설, 잇다’를 통해 근대와 현대의 여성 작가들이 무엇을 말하고 고뇌하며 삶을 탐구했는지, 또 백 년의 시간 동안 이들의 생각과 마음은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 우리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근간은 과연 변화될 수 있을지를 곰곰이 돌이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기도를 위하여 - 소설, 잇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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