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폭풍의 언덕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17.38
Description
복수심이 휘몰아치는 황야의 한복판……
단 하나의 소설로 위대한 작가가 된 에밀리 브론테의 걸작
단 하나의 소설로 문학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긴 에밀리 브론테의 불멸의 걸작.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빗나간 사랑과 광기 어린 복수는, 그러나 그 비극의 이면으로 찾아올 무한한 평화의 순간을 귀중하게 감추고 있다. 행간을 박차고 나와 날카로운 음색으로 귓속을 긁어대는 인물들의 아우성을 인내심 있게 듣다보면, 1801년 ‘워더링 하이츠’의 문을 여는 에밀리 브론테와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 출간 당시 비도덕적이고 야만적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았던 작품은 반세기가 지나 서머싯 몸, 버지니아 울프 등의 극찬을 받으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현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적인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처음으로 에밀리의 언니이자 《제인 에어》의 작가이며 1850년판 《폭풍의 언덕》의 편집자이기도 한 샬럿 브론테의 ‘서문’을 실었다.

저자

에밀리브론테

19세기영국을대표하는소설가이자시인이다.1818년영국요크셔주손턴에서목사인패트릭브론테와마리아브랜웰사이에서여섯남매중다섯째로태어났다.그중셋째딸이『제인에어』로영국문학사에길이남은작품을쓴샬럿브론테다.아버지는목사였지만문학에조예가깊었고아버지의영향을받은남매들은10대초반부터산문과시로습작을한다.

목사였던아버지를따라하워스교구에서자라났는...

목차

제1권_007
제2권_265

부록
1850년판편집자서문_570

해설|폭풍의문장이지나간자리_578

출판사 서평

거칠고메마른어제를전하는
사려깊고섬세한오늘의목소리

세상의소란으로부터벗어나요크셔지방을찾은‘록우드’가워더링하이츠를방문하면서소설은시작된다.집안의기묘한분위기와집안사람들에호기심을느낀록우드는가정부‘넬리’를통해삼대에걸친이야기를전해듣는다.그이야기는이렇다.워더링하이츠의옛주인‘언쇼’는길거리에서고아인‘히스클리프’를데려와자신의아들딸인‘힌들리’,‘캐서린’과함께키운다.언쇼는히스클리프를자기자식처럼키우지만이내세상을떠나고,집의새로운주인이된친아들힌들리는히스클리프를못살게군다.히스클리프는곁을내주는캐서린에게의지하지만,그녀마저다른남자와결혼을약속하자워더링하이츠를떠난다.시간이흘러다시워더링하이츠를찾은히스클리프.그는가장먼저어린시절자신을괴롭힌힌들리를빈털터리로만들어워더링하이츠를차지한다.그다음캐서린과결혼한‘에드거린턴’의여동생‘이저벨라린턴’과결혼하고그녀를학대한다.히스클리프의무자비한복수는여기서그치지않고,에드거린턴과캐서린의딸‘캐시’와자신의아들을결혼시켜모든재산과후손을제손에넣고자하는데까지이른다.캐서린의죽음이후에도히스클리프는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잔인한복수를계속해나가지만,복수를목전에두고의지를상실하고만다.아이들의모습에서자신과캐서린의어릴적모습을발견한것이다.복수의의지가꺾이고얼마지나지않아히스클리프는원인을알수없는병으로목숨을잃고,마을에는히스클리프와캐서린의유령이함께떠돈다는이야기가돈다.

“같은바람을맞으며모든나무가휘고있는데,한나무만비뚤어지지않고자라날지어디한번두고보자꾸나!”(320쪽)

소설의제목이자히스클리프가사는집의이름인‘워더링하이츠’는‘폭풍이휘몰아치는언덕’이라는의미다.이름에걸맞게워더링하이츠에는내내거센바람이불고,그영향으로집주변의나무들은구부러져자란다.이러한특성은자연뿐만아니라거기사는인물들에게서도찾아볼수있다.히스클리프와캐서린을포함한거의모든등장인물은그야말로‘폭풍같은’성격을자랑하고,끊임없이서로부딪치며소음을일으킨다.이소음은워더링하이츠의이야기를듣는독자들에게도고스란히전해져마음을어지럽힌다.그러나에밀리브론테는이폭풍의끝에증오와복수심을무력화하는사랑을준비해두었다.“인생에서든문학에서든진짜정적을맛보려면반드시소란을통과해야하고,진짜평화에이르려면어쩔수없이모진싸움을치러야만한다”라는황유원번역가의말처럼,워더링하이츠를뒤흔든폭풍은비로소‘진짜’를알아보게한다.폭풍이한바탕휩쓸고간뒤에도여전히남아꽃을피우고향기를내뿜는히스와도같은,삶의귀중한가치들을말이다.

사랑으로불붙인복수에서
복수심을잠재우는사랑으로

《폭풍의언덕》은수차례영화화되고,연극,드라마,오페라등으로재생산되며그거칠지만섬세한이야기의생명력을증명해왔다.그러나대부분이‘복수’보다는‘비극적인사랑’에방점을찍어소개되었다.히스클리프는잔인하지만불쌍하고거칠지만첫사랑밖에모르는남자로,그의행동은폭력적이지만그마저도사랑에서기인한것이라고포장되곤했다.휴머니스트세계문학은‘질투와복수’라는테마로《폭풍의언덕》을소개한다.증오와원망,분노가가득한이작품에사랑이있다면,진정한의미의그것은복수의출발이아닌끝에있음을알게될것이다.
번역가이자사물의이면을즐겨들여다볼줄아는시인이기도한황유원은이소설의실질적인주인공이바로“잡초와히스로뒤덮인고지대의황야”라고말한다.“‘히스클리프’라는이름이자성도‘히스(heath)’와‘절벽(cliff)’이합쳐진형태로,실은이황야를달리부르는명칭이나마찬가지”라는것이다.이런독창적이고세심한접근덕분에틈만나면황야로뛰쳐나가는등장인물들에게도쉬이고개가주억거려진다(나아가《리어왕》,《모비딕》과함께‘영문학3대비극’이라는오해와진실에대해말하는해설도흥미롭다).마찬가지로국내에온전히처음소개되는언니샬럿의‘1850년판편집자서문’도에밀리가어린시절을보낸황야의메마르고고립된풍광이어떻게《폭풍의언덕》의괴이하고독자적인인물들을탄생시켰는지되새기게한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새로운번역으로출간되는이《폭풍의언덕》은,가장섬세하고낯선방식으로1801년워더링하이츠의문을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