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길을 따라 - 불교 인문학 살롱

붓다의 길을 따라 - 불교 인문학 살롱

$18.00
Description
2023년 인기 연재로 화제를 모은 「불교 인문학 살롱」, 단행본 출간
인문학은 인간이 바로 서는 데 기본이 되는 지침(指針)의 학문이다. 인간의 가치와 도덕성이 상실된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물질주의를 극복하는가? 이 같은 과제를 앞에 두고 문학, 역사, 철학에 기반을 둔 스물네 분의 문자 반야(文字般若)가 모였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백거이, 잭 케루악, 게리 스나이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오노레 드 발자크 등 ‘불교로 물질주의에 경종을 울린 작가들’이 소개되고, 2부 ‘붓다와 서양 철학자’에서는 데이비드 흄과 카를 마르크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질 들뢰즈,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견해를 경청한다. 3부 ‘지혜 반야의 길’에서는 역사적인 인물 스즈키 다이세쓰, 향곡선사, 경허스님, 선각자 이탁오와 허균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4부 ‘마음에 녹아든 경전의 말씀’에서는 『반야경』, 『화엄경』, 『유마경』, 『승만경』, 『숫타니파타』의 말씀을 듣는다. 5부 ‘수필로 쓴 나의 구법기’에는 봉인사, 무량사, 부탄 등지에서 체험한 구법기(求法記)를 실었다.
저자

맹난자

저자:맹난자

이화여자대학교국문과와동국대학교불교철학과를수료했다.1969년부터10년동안월간『신행불교』편집장을지냈으며,1980년동양문화연구소장서정기선생에게주역을사사하고도계박재완선생과노석유충엽선생에게명리를공부했다.2002년부터5년동안수필전문지인『에세이문학』발행인과한국수필문학진흥회회장을역임하고,『월간문학』편집위원과지하철게시판『풍경소리』편집위원장을지냈다.저서로는수필집『빈배에가득한달빛』,『사유의뜰』,『라데팡스의불빛』,『나이대로좋다』,선집『탱고그관능의쓸쓸함에대하여』,『까마귀』가있으며,작가묘지기행『인생은아름다워라』,『그들앞에서면내영혼에불이켜진다』,『주역에게길을묻다』,『본래그자리』,『시간의강가에서』,한줄로읽는고전『하늘의피리소리』등이있다.

목차


책을열며:문자반야를뗏목으로

제1부불교로물질주의에경종을울린작가들
1.사나죽으나별반좋을것도나쁠것도없노라:백거이의삶과문학세계_유한근
2.전후미국의정신을바꾼작가:잭케루악과불교_김호주
3.시어로녹여낸선(禪)과생태주의:게리스나이더와불교_정약수
4.물질주의에경종을울리다:샐린저와선(禪)적인깨우침_박양근
5.탐욕에서벗어나라:발자크와불교_문윤정

제2부붓다와서양철학자들
6.우리의지식은인상의감정에불과하다:흄의해방과붓다의자유_김은중
7.삶의고통에서해방하라:마르크스주의와불교_지혜경
8.인도철학을서구에알리다:쇼펜하우어와『우파니샤드』_홍혜랑
9.부처의나무는그자체가리좀이된다:질들뢰즈의‘차이생성’과‘연기론’_송마나
10.중관(中觀)사상에나타난비트겐슈타인의언어관:비트겐슈타인과불교_맹난자

제3부지혜반야의길
11.서구에선불교를알리다:스즈키다이세쓰(鈴木大拙)의삶과학문_이광준
12.중이할것이라곤공부밖에없다:향곡선사(香谷禪師)일화_법념
13.무애행,대자비심의발로:경허스님의무애행_임길순
14.선각자는세상과불화할수밖에없다:이탁오와불교_노정숙
15.깨우치니삼라만상이모두공(空)이더라:허균과불교_맹난자

제4부마음에녹아든경전의말씀
16.현명한지도자와지혜의완성:『인왕경』_김태진
17.우리인생은개인몫만아니다:『화엄경』만난인연_황다연
18.불이법문(不二法門)을침묵으로설하다:내가만난『유마경』_성민선
19.불국토를지향한군주:『승만경』과진덕여왕_정진원
20.사시사철초목이보이는순환의진리:자연의시계와『숫타니파타』_박순태

제5부수필로쓴나의구법기
21.번뇌의불꽃일으키며:『화엄경』과소소일상_조정은
22.세상전체가‘나’임을알았다:나의간화선실참기_백경임
23.모든것은마음이만든허상이었다:봉인사(奉印寺)에서_김산옥
24.부탄에서환생을생각하다:연기법에대해_이명진
25.무량사에서만난매월당의시혼:김시습의불교와문학_김대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불교와문학이만나는자리를나는‘깨달음’의자리로인식한다.그자리로나아가기위한방편은다를수있지만,그궁극적인도달점은그곳이라는생각이그것이다.여기에서‘깨달음’을다른이름으로지혜라지칭할때,불교와문학의접점은자명해진다.불교의깨달음의길이여러길이있듯이문학의경우에도장르에따라그길이달라진다.시의경우에만보아도시의경향이다양한것처럼고대시의경우에도다르다고할수있을것이다.백거이시의경우에앞에서도언급되었지만,그의시의경향은이백의활달하고판타지적인시의경우와는달리두보시의경향에속하지만,리얼리티한현실적인시경향에유·불·선사상을수용하고있다는점에서두보와는변별적인모습을보여준다.그것은공리성을중시하는문학관때문인것으로보인다.
---p.18

1950년대의미국불교는미국사람들이사는풍경과문화를변형해왔고,아직도변형하고있다.비트들은그들이추구하고습득했던불교를통해서미국사회에중요한문화적유산뿐만아니라정신적유산도함께남겼다고할수있다.케루악은이과정에서적지않은역할을했다.그러한시도의흔적이최초로나타난작품이『길위에서』이며,이러한시도가『제라드의비전』으로연결되며,『달마행자들』에서그것이꽃을피운다고할수있다.그는미국선이토착화되는과정에서세작품을통하여많은사람들에게선이라는모티프를제공하여미국선을대중화한작가이다.이것은마치보리달마대사가중국선의초조(初祖)가되어육조혜능대사에와서중국선이완성되듯이,스즈키다이세쓰박사가미국선에이론을제공하여케루악이나게리스나이더(GarySnyder)를통해미국선이대중화되는기폭제가되었다고할수있다.그리하여미국선불교는일본의정통적선(禪)에서1950년대비트선,1960년대의히피선,1970년대의뉴에이지선그리고1980년대의사이버펑크선으로연결된다고하겠다.
---p.26

스나이더는그의생태주의와선불교사상을결합해서다양한시적이미지로표현하는작업을계속해왔다.그러므로그의시는진정한전이(轉移)의시로서동양과서양의가장유익한예술과철학을흡수하고통합하려는시도로볼수있으며,그의이러한방식은후세의시인들에게새로운길을열어주는새로운시작이라고볼수있을것이다.그가제시하는이미지중에서그의시론을가장잘표현하는것은‘쇄석(碎石)’이라고볼수있는데,‘쇄석’은산에서말이다니기에좋은길을만들기위해서미끄러운바위위에놓는자갈을가리킨다.그의첫시집의제목이『쇄석(Riprap)』이며,그시집에담긴시들은미국북서부지역의거친삼림지대를소재로하면서,그표현방식은선불교의직관적인표현과깨달음을위한수련방식을사용한다.그는시를정의하면서쇄석의이미지를사용하여“시는형이상학의미끄러운바위위에놓이는쇄석”이라고표현한바가있다.그는바위를부수어서쇄석을만들어미끄러운산길을가는말을도와주듯이시를통해서생태주의와선불교사상이란추상적인관념을시의구체적인언어를사용하여그의독자들을보다쉽게이해시키고자했던것이다.
---p.33

『호밀밭의파수꾼』(1951)을위시한그의장단편대부분은1940년대후반부터1950년중반까지약10년간에걸쳐집필되었다.이시기는샐린저가서구형의세속적인욕망과동양의경건하고종교적인삶사이에서방황하던때와일치한다.『호밀밭의파수꾼』의주인공홀든은그당시샐린저의분신이라고할만하다.그후에는소설(시와드라마를쓰기도함)보다는종교적삶에전념하였다.그는태생적으로완벽주의적이고선악의이분(二分)이분명했다.소설의익명성에자신을담았던후반기에는“선사상에심취하여명상과글쓰기를동등한것으로여겼고,자아를떨쳐내려고노력했다”는심중의고백처럼결국초연한삶을택하였다.
---p.40

원인과결과는관념의일정한연속일뿐그이상의의미는없다.“인과관계에대한지식은추론에의해서선험적으로얻어지는것이아니라,우리가어떤특정한대상들이서로지속적으로결합된다는것을발견할때얻어지는경험으로부터생긴다.”이것이흄의생각이다.자연의운행에서는유사한대상들이지속적으로서로연접해나타나며,정신은습관적으로하나를보고다른하나도출현할것이라고추리하도록결정되어있다.연접과추리,이두가지사실이우리가사물속에있다고생각하는그필연성전부를만들어낸다.“유사한대상들의지속적인연접이없다면,그리고연접을보고나서하나로부터다른하나로추리가이어지지않는다면,필연성이나연관성에대한개념은우리에게전혀생겨날수없다.”이런관점에서인간이알고있는진리는객관적이지않고주관적이며심리적이라고흄은생각한다.
---p.60

불교와다르게,마르크스주의는인간삶의고통의원인을‘자아’에대한잘못된인식이아닌외부의경제구조에서찾았다.인간은스스로이해하지도통제하지도못하는힘인생산력에종속되어살고있다.생산력이란생산수단과생산수단을작동시키는이의능력을말한다.예를들어돌절구로농작물을가공할때,돌절구와돌절구를사용하는인간의능력을합하여생산력이라고부른다.생산력에따라생산관계가만들어지고,이에따라사회구조가형성된다.생산력이달라지면,생산관계가변화하고사회구조또한변화하게된다.근대이전에는생산력이높지않았고,생산력에서인간의노동에대한기여도가컸기에소외문제가심각하게발생하지않았다.그러나근대에들어생산력이높아지면서잉여생산물이발생하였고,잉여생산물에대한권한이생산수단을사적으로소유한자본가(유산계급)에게주어지면서노동자들(무산계급)은자신의생산물과노동으로부터소외되었다.
---p.71

낱말들의의미는그것들이지칭하는대상이아니라‘낱말들의사용’이라는점이비트겐슈타인의주장이다.그에있어서언어의의미란어떤대상에붙어있는인식표시같은것이아니다.예를들면‘망치’란낱말은뒤의문장에따라흉기가될수도있고이로운도구가될수있듯이언어의의미는우리가낱말들이어떻게사용되는가를발견함으로써드러난다는것이다.즉우리는어떤낱말이사용되는언어-놀이내의어떤명제에적합하게들어맞는가를추적함으로써그낱말의의미를알수있다고한다.그러나우리는한기호를사용할때,마치한대상이그기호와더불어존재하기를기대한다.이렇게되는오류는우리가항상‘이름’들에대응하여실재하는대상을찾기때문이다.그러나낱말들이표상하는본질이란존재하지않는다고하는점이다.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