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2-241 - 반올림 57

오로라 2-241 - 반올림 57

$14.00
Description
2023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선정작
미래의 기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SF 작품이다. 날씨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을 거머쥔 토르, 그리고 토르사가 지구 밖에 건설한 토르월드.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지나지 않은 미래에 지구는 기후가 완전히 망가져 황폐해진 상태이고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토르 월드에서 살아간다.
토르사관학교 입학을 앞둔 버드는 부모님 몰래 지구로 자축 여행을 떠났다가 타임스크류에 휘말리는 바람에 단비네 사과 농장에 불시착한다. 농장에서는 단비와 단비 엄마, 이주 노동자인 알마와 메이가 단란하게, 그러나 고단하게 사과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비행 슈트의 추진단추를 잃어버린 버드는 어쩔 수 없이 사과 농장에 머무르는 동안 고된 노동을 경험하고 함께 일하는 즐거움과 사과를 키워내는 보람을 느낀다.
토르월드에서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토르 전기를 줄줄 읊고 토르사의 날씨 판매가 인류 번영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믿는 버드는 사과 자체를 처음 보는 데다 날씨 조작 없이 농사를 짓는 일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연하게도 버드와 단비는 70년의 실제 시차와 세계관의 차이를 두고 서로에 대해 반감을 갖기도 하지만 이윽고 서서히 친해지는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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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수영

전북임실에서태어났다.2002년단편소설「나비」로중앙일보신인문학상을,2004년장편「공허의1/4」로오늘의작가상을받았다.그동안펴낸책으로소설집『그녀의나무핑궈리』,장편소설『플루토의지붕』,『조의두번째지도』가있다.

목차

토르월드7
2023년화양27
다시,토르월드251
다시,화양271
작가의말276

출판사 서평

최후의사과나무‘오로라2-241’
우리손에는여전히사과씨앗이남겨져있다

버드와단비의시점이교차되며전개되는이야기에서중심에놓이는것은사과농사다.사과농장을한다는것은그냥나무에열리는열매를수확하는정도로간단한일이아니다.가지를치고잎을따주고물을대주는등사과를제대로키워내려면쉴틈이없다.사과꽃이너무일찍피어도,바람이너무불어도,한밤중열대야가극심해도문제가생긴다.매일매일이힘겨운노동과근심걱정으로채워진다.문제는날씨가사람들뜻대로되지않는다는것.토르월드에서날아온버드로서는답답할뿐이지만단비네식구들에게는달리방법이없다.진인사대천명.그저기다리고간절히바라고문제가생기면수습한다.하지만겨울이짧아봄이일찍오고이르게피어난사과꽃은난데없이내리는눈에맞아얼어버린다.2023년대한민국에서날씨는사람들편이아닌것같다.

지구온난화로사과를키울수있는지역이점점북상하고있다는것은널리알려진사실이다.날씨에전전긍긍하는단비네식구들은안타까울수밖에없다.기후변화란너무거대한일이고사과나무를키우는사람들로서는어찌할수없는문제이기때문이다.더욱이미래에서날아온버드는먼홋날극지방의얼음이모두녹아버리고사과가멸종된다는사실을알고있다.어른들은토르월드에대한버드의말을믿지않지만단비는믿는다.믿으면서도믿고싶지않아서버드가거짓말쟁이이기를,버드가찾는비행슈트의추진단추가영영발견되지않기를바란다.사과를더이상키워낼수없다는것은단순히사과가사라지는데머무르지않고단비네사과농장같은단란한공동체역시존재할수없다는것을의미하기때문이다.

토르사에서날씨를파는일은국지적인영역에머무를뿐이고,결국날씨를사고파는일은지구에서일어나는기후재앙에대한안간힘정도에지나지않는다.하지만버드가믿고있는대로토르는인류를구원하는영웅일까?세상에어떤변화가일어나든누군가는자신의욕심을채우려고더많은고통과슬픔을초래한다.그리고다른누군가는불가능한일에도전하거나안될줄알면서도지금할수있는일에최선을다한다.그것말고는다른방법이없어서이다.단비농장에서241일동안이나머무르다가토르월드로돌아온버드는이제과거가되어버린단비의이야기를듣는다.‘오로라2-241’은지구최후의사과품종이었고,그사과를키워낸전설적인농부가바로오단비였다는사실.단비가괴물이되어버린날씨에서도살아남는품종을만들기위해평생을바쳤다는이야기를들은버드는농장에서가져온사과씨앗을들고다시지구로향한다.

『오로라2-241』는미래사회의놀라운기술발전과사회상을보여주기보다는2023년사과농장의현실을보여주는데집중한다.미래에서날아온버드가함께하기때문에사과농장사람들의고군분투는눈물겹고서글프다.그러나그렇기때문에더더욱단비엄마를비롯한알마이모,메이이모,단비가최선을다해사과를키워내는모습을응원하게된다.비록실패가예정되어있더라도할수있는일을하는것은중요하다.내일지구가멸망하더라도사과나무를심겠다는말에는인간이지닌불굴의의지가담겨있는것이다.게다가모두가알다시피미래는아직오지않았다!인류가제손으로가져온재앙때문에머지않아비참한종말에이르게될것이라는비관론이대세인듯하다.기후과학자들이울부짖으며탄소배출을줄이자고외치고공포에질린채사태추이를지켜보는사람들도많다.결국우리는우리가할수있는일을하는수밖에없다.이소박하고아름다운SF를읽으면저절로주위를돌아보게되는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