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귀 문구 - 상상초과

화원귀 문구 - 상상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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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콘텐츠진흥원 신진 스토리작가 공모전 당선,
김유정신인문학상 등단 작가 소향 첫 장편소설

“귀신이라면서, 문구점에서 알바를 하겠다고요?”

한국 고등학생과 조선 화원의 시대를 초월한 힐링 프로젝트!
세진고등학교 신입생 표단비는 새 학기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아빠가 덜컥 계약한 무인 문구점을 도맡아 운영하게 됐으니까. 아무리 ‘무인’이래도 학교에 학원에 동아리 활동까지 해야 하는 단비에게 문구점을 관리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부와 일에 치일 때마다 단비는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가 일 년 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실생활 노하우가 가득한 ‘단비 다이어리’를 남겨둔 덕에 단비는 가까스로 버틴다.
그런 단비 앞에 생전에 도화서 화원이었다는 조선시대 귀신 허현이 나타난다. 별안간 문구점에서 일하겠다는 현.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못다 그린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만 머물겠다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마침 알바가 필요했던 단비는 현과 알바 계약을 맺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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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향

과학과역사,예술이어우러지는글을쓰고자하며다양한장르의글을쓴다.2022년김유정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고같은해한국콘텐츠진흥원신진스토리작가공모전에선정되어첫장편소설〈화원귀문구〉를출간했다.〈항체의딜레마〉,〈이달의장르소설4〉,〈올해1학년3반은달랐다〉,〈시험이사라진학교〉,〈100년후학교〉와제4회국립생태원생태동화공모전수상작품집〈맹꽁이의집을찾아주세요〉...

목차

프롤로그

1세진고신입생표단비
2낡은화구통
3내신전쟁
4문구점을사수하라
5생전에도화서화원이었소
6귀신알바생
7최강동아리레드크로스
8떠오르지않는기억
9첫번째기억
10무임승차
11의도된실수
12길은하나가아니다
13뒤바뀐화구통
14말할수없는기억
15그림자화원
16이별의다른이름
17녹원아집도(綠?雅集圖)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죽지말아야할네가157년전이곳에묻혔다.그런너를구명하고자내가웃전에진정을올렸다.웃전에서네처분을고심할동안너는이승과저승,어디에도속하지못한채로잠들어있었지.허나이제조금은기뻐해도좋다.드디어처분이내려졌다.”
“기뻐해도좋다함은……다시살수있다는것입니까?”
저승사자가고개를가로저었다.
“한번죽은자는절대로다시살아날수없다.완전한죽음을잠시보류할뿐.”
현이고개를떨구었다.삶에대한미련조차어렴풋한처지였으나어쩐지심장이조여드는것만같은건어쩔수가없었다.
“누군가가깨우는날로부터너는백일의시간을얻을것이다.그시간동안스스로너의생을기억해내어라.그리고그기억으로그림을완성해라.그리하면모든한이풀릴것이다.이것이보류자의숙명이니.”
---pp.10~11

갑자기스티커가공중에붕뜨더니스티커조각이하나씩떨어져여기저기철썩붙기시작했다.단비는놀라서다시화면을돌려보았다.다시보아도똑같은장면이었다.계속이어서보았더니이번에는실내화가저절로몇발자국움직였고,필통이열렸고,색연필이저절로움직이며그림이그려졌다.얼음조각이주르륵미끄러져내리는것처럼단비의등줄기에차가운소름이돋았다.투명인간이라도다녀간걸까?아니면귀신?믿을수없는광경에단비는꽁꽁얼어붙고말았다.그때였다.어디선가누군가의말소리가들렸다.
“버린것이아니오.천년전은더욱아니고.”
단비가소리나는쪽을향해천천히고개를돌렸다.몸은고정한채고개만아주천천히.그러고는소리도지르지못하고그자리에서돌처럼굳어버렸다.희한한옷을입은어떤남자가화구통을들고창고에서나오는걸보았기때문이다.
남자는의아한표정을지으며단비에게물었다.
“그런데초딩이무엇이오?”
---pp.61~62

현이스케치북의맨마지막장을펴서그때기억을그린그림을다시바라보았다.두남자가마주보고서있었다.둘중한남자의오른손에서피가뚝뚝흘렀고,다른손으로는자신의눈을스스로찌르고있었다.너무나끔찍한장면이었다.기억이떠오를때들었던처절한비명이다시그림에서터져나오는것같았다.이사내가나일까?아니라면누구일까.도대체그옛날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현은자신의과거가두려워졌다.
---pp.112~113

“네인생도참.나만큼이나기구하구나.”
누구에게도말하지않았지만,단비가두려워하는것이있었다.그건이별이었다.엄마와의이별로단비는알아버렸다.이별은세상이통째로뒤집히는일이었다.사랑하는사람과함께하던세상이사랑하는사람이사라진세상으로바뀌는건겪어보기전엔가늠조차할수없었다.엄마와의이별은진도10.0의대지진처럼단비의세상을뒤흔들었다.강진과여진이반복되는삶은아프고고달팠다.단비는밤이무서웠다.자다가눈을뜨면코앞에서마주보이는어둠이무서웠다.어둠은네가세상에서가장사랑하는사람이사라졌다고쉬지않고속삭여댔다.뼛속까지차갑게.그무서움을알아버렸기에단비는이별의횟수를최대한줄이기로마음먹었다.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