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한시민단체의정직지수조사발표에따르면조사대상고등학생의57%가만일‘10억이생긴다면잘못을하고1년정도감옥에들어가도괜찮다’라는항목에‘그렇게하겠다’라고답변하였다.돈은삶에서중요하지만그럼에도죄를지어서라도돈을얻고자하는열망이고등학생들의사고에까지만연한상황은우리를우울하게만든다.청소년기는평생에걸친삶의태도가형성되고개인의선호가본격적으로결정되는시기인데이중요한시기를거치고있는우리아이들이배금주의의포로가되었다는사실은보통심각한일이아니다.우리사회는어쩌다이런지경에까지이르게되었을까
돈이나재산이우리삶에서중요하다는점은누구나인정하는바이다.만일돈이없다면우리는남이좋아하는일을위해자기시간을사용하여야한다.반면풍족한돈이있다면우리는자기가좋아하는일을위해자신의시간을사용할수있다.그러나설사돈이중요하다는점이인정된다해도돈을위해도덕을쉽게희생하는것은정당화될수없는노릇이다.개인의삶에서화폐한단위와맞교환될도덕의수준은어느정도인가아니,화폐와도덕간의소위적정희생률의계산그자체가비도덕적인사고의발로가아닌가경제학에서희생률(sacrificeratio)이란두변수간상충의정도를표현하는값이다.
그런데재산과도덕간의이러한상충관계는비단오늘날의문제만은아니었던듯하다.18세기스코틀랜드인들에게도이문제는절실하고중요한문제로간주되었다.그시기본격적으로개회된자본주의시장경제(스코틀랜드인들은이를상업사회라고명명하였다)는전례없는물질적풍요를약속하는대신도덕적가치의쇠퇴라는비용을치러야했다.이러한상황은19세기의한비판적관철자의눈에보다명확하게비추어졌다.
부르주아지는타고난상전들에사람을묶어넣고있던잡다한색깔의봉건적끈들을무자비하게끊어버렸으며,사람과사람사이의노골적인이해관계,냉혹한‘현금계산’이외에아무런끈도남겨놓지않았다.부르주아지는신앙적광신,기사적열정,속물적감성등의성스러운외경을이기적타산이라는차디찬얼음물속에집어넣어버렸다.부르주아지는인격적가치를교환가치로용해시켜버렸으며,문서로보장된혹은정당하게얻어진수많은자유들을단하나의파렴치한상업자유로바꾸어놓았다.(K.맑스,F.엥겔스,1991,402-403)
부와재산이증대할수록개인의미덕이나도덕은더욱위태로워질듯보이는이상황을우리는어떻게이해하고그해결책을찾을수있을까이러한질문에대한최초의진지하고체계적인답변이18세기사상가였던스코틀랜드인애덤스미스로부터주어졌다.특히그는자신의저서『도덕감정론』에서이문제를본격적으로검토하였다.
미국의정치철학자이며계몽사상연구자인라이언패트릭핸리에따르면재산과도덕간의상충문제에대한연구는그누구보다도스미스가적격이다.왜냐하면스미스는상업사회의경제원리를탐구했던정치경제학연구자인동시에고대스토아철학에도정통했던도덕철학연구자이기때문이다.그는이기심과경쟁,분업과축적이중요하다는사실을누구보다도더잘파악하고있으면서도동시에마음의평정이나삶에대한의연한태도역시참된행복의원천이라는점또한분명히깨닫고있었다.그는시장의교환가치를연구하였을뿐아니라올바른삶의가치또한추구하던사람이었다.그는세상사문제에대해깊이탐구하면서도동시에물적이해관계로부터초연한사람이었다.앞서제기한문제에대한답변자로서이런스미스를대신할사람은찾기어려운것이사실이다.이책,『애덤스미스『도덕감정론』읽기-상업사회탐구』는이문제에대한그의답변을요약하고평가하기위해쓰여졌다.
18세기의경우못지않게,아니그이상으로오늘날이문제는심각하다.지금현재만연한소비주의와물신주의,배금주의와화폐숭배는더이상인내하기어려운지경에까지우리사회를내몰고있다.이러한의미에서우리사회는전례없는도덕적위기에직면해있고이러한위기로부터스스로를보호하기위한우리는지적자원을필요로한다.스미스의저서는바로위기를극복하게해줄자원가운데하나가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