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 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

완장 : 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

$16.80
Description
한국인의 권력 욕망과 그 애환을 해학과 풍자의 거울로 본
한국 문단의 얼굴 윤흥길 작가의 『완장』 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
권력의 허구성을 풍자와 해학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가 윤흥길의 대표작 『완장』이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장정을 새롭게 하고 문장과 표현을 다듬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우리 문학의 해학적 전통을 계승하며 20세기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전형을 제시한 『완장』의 40주년 특별판은 세대를 거듭한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뜻깊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윤흥길은 초판 출간 후 40년 만에 다시 책을 펼쳐 손수 퇴고함으로써 『완장』의 새로운 ‘정본’을 완성했다. “출간한 지 40여 성상이 흐르도록 마치 늙은 호박을 밭에서 갓 거둔 맏물 수박처럼 줄곧 시원칠칠한 눈빛으로 대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호의에 감사의 염을 표하기 위함이다”라고 이번 특별판의 소회를 밝힌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향한 끝없는 애정과 열의가 느껴진다.
『완장』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사회에 팽배했던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억울한 삶을 조명하며,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암울한 역사와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짚어낸 작품이다. 특히 작가는 한국인의 권력의식을 ‘완장’이라는 상징물에 담아내고, 그와 얽혀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한국인의 권력 욕망과 그 애환이라는 심각하고 묵직한 문제의식을 해학과 더불어 남도 방언의 구수한 입말을 입혀 우리 문학의 저력을 보여준다.

“작가인 나를 일개 미물 같은 존재로 전락시킨 거대 권력에 효과적으로 보복하는 길은 역시 작가의 펜을 무기 삼아 권력 그 자체를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물건으로 희화화함으로써 실컷 야유하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 사실주의적 정공법으로는 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어려운 시국이었다. 야유의 수단으로 풍자와 해학을 동원함으로써 당국의 검열을 우회해야만 했다. 이것이 장편소설 『완장』의 출생 배경이다. 이 소설을 씀으로써 나는 비로소 실의와 자괴지심을 딛고 재기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이 소설이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렸던 나를 구원한 셈이다.” _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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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호남지방 야산개발 사업에 편승하여 벼락부자가 된 최 사장은 저수지 사용권을 따내어 양어장을 만들고 그 관리를 동네 건달 종술에게 맡긴다. 적은 급료였지만 완장을 차게 해준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여 종술은 관리인으로 취직한다. “종술은 노란 바탕의 파란 글씨를 세 개의 빨간 가로줄로 장식하고 싶었다. 그리고 기왕 고치는 김에 아예 글씨도 어쩐지 약한 느낌을 주는 ‘감시’보다는 좀 더 권위가 있어 보이는 ‘감독’으로 바꿀 생각이었다.” 노란 바탕에 파란 글씨가 새겨진 감시원 완장, 그 서푼어치의 권력을 찬 종술은 낚시질을 하는 젊은 남녀들에게 기합을 주기도 하고 고기를 잡던 초등학교 동창 부자를 폭행하기도 한다.
완장의 힘에 빠진 종술은 읍내에 나갈 때도 완장을 두르고 활보한다. 하지만 종술의 아버지는 종술과 같이 완장에 집착하다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었고, 종술의 어머니인 운암댁은 완장에 집착하는 종술을 두고 종술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완장에 미혹된 종술을 걱정한다. 완장의 힘을 과신한 종술은 급기야 자신을 고용한 사장 일행의 낚시질까지 막아서며 패악을 부리다 결국 관리인 자리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종술은 해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수지 주변을 맴돌며 봄 가뭄에 저수지 물을 빼려 하는 수리조합 직원, 경찰과 크게 부딪히게 되는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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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흥길

저자:윤흥길

1942년전북정읍에서태어나전주사범학교와원광대학교국문과를졸업했다.196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회색면류관의계절」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1995년부터2008년까지한서대문창과교수로재직했다.그의작품은절도있는문체로왜곡된역사현실과삶의부조리그리고그것을극복하려는인간의노력을묘사하고있다는평가를받고있다.독특한리얼리즘기법에의해시대의모순을드러내고,한국현대사에대한예리한통찰을보여주었으며,산업화와소외의문제에대한비판적시각도보여주었다.

1997년『아홉켤레의구두로남은사내』로제4회한국문학작가상,1983년『완장』으로제28회현대문학상,같은해『꿈꾸는자의나성』으로제15회한국창작문학상,2000년「산불」로제6회21세기문학상,『소라단가는길』로2004년제12회대산문학상과2010년제14회현대불교문학상을수상했으며,2020년에는제10회박경리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기도했다.이외에도소설집『황혼의집』『무지개는언제뜨는가』『쌀』『낙원?천사?』,장편소설『묵시의바다』『에미』『옛날의금잔디』『산에는눈들에는비』『백치의달』『낫』『빛가운데로걸어가면』(전2권)『문신』(전5권),산문집『텁석부리하나님』『윤흥길의전주이야기』등을썼다.현재대한민국예술원회원이다.

목차


출간40주년특별판(제5판)작가의말
제1판작가의말
제2판작가의말
제3판작가의말
제4판작가의말
완장

출판사 서평

“돈도완장이고,지체나명예도말짱다완장이여!”한국사회저변에깔린권력의식에대한예리한고발

땅투기로돈푼깨나만지게된졸부최사장은널금저수지의사용권을얻어양어장을만들게되고,저수지감시를이곡리의한량임종술에게맡긴다.감시원완장을두른종술은완장에홀리기라도한것처럼그날부로마을사람들위에안하무인으로군림하려고발버둥친다.작가는완장을두르면서나타나는종술이라는인물의변모를통해권력의속성과그에얽힌사람들의비루한삶을폭로한다.‘완장’의속성을통해권력을희화화하고,희화화된권력을취하기위해악전고투하는주인공을내세워권력을더욱풍자하는격이다.

“해학적인묘사를깔면서완장으로상징되는권위를조소하고,그러면서도그권위앞에서위축되는선량한‘졸때기’들에게따뜻한시선을보낸다.그것은오늘에그치는일이아니라,우리들의아버지나어머니에게까지거슬러올라간다”(신동욱)라는평으로1983년현대문학상을수상한『완장』은전통패관문학이담고있는해학과풍자를능수능란하게활용하고있다는점에서채만식작가의해학적전통을있는작품일뿐만아니라한국문학의정체성을대표한다.

평론가김병익은『완장』을“조지오웰의『동물농장』처럼현실의분명한알레고리”를가진작품이라고평하면서“한국사회에만연해있던정치상황을가늠하는잣대”로“제식훈련”을차용했던작가가“한국인의권력의식을진단하는도구”로‘완장’을차용하고있다고짚었다.또한이작품은“권력이란과연무엇인가,그것은우리에게어떤심리적반응과효과를요구해왔던가하는보다심각하고진지한반성들을이하잘것없는완장에얽힌숱한사건들을통해제기하고”있으며,한국사회가처해있는“권력의식의상황을가장첨예하게반영”하고있는작품이라고평가했다.

여기서더나아가평론가이보영은“윤흥길의중요한관심사는인간의근본적인문제인탄생과죽음,실존적인고독과절망및구원의문제”라보았는데,그도그럴것이작가는“완장을통해서나는한번쯤반드시짚고넘어가지않으면안될우리시대의한징후를다루고싶었다.하지만그보다더내가역점을두고자했던것은완장을둘러싼사람들을통한인간본능의탐구쪽이었다”라고밝히기도했다.

한편평론가황종연은『완장』을“한편으로미친듯이권세를쫓는남자들의어리석음과우스꽝스러움을폭로하고,다른한편으로폭력없는세상을갈망하는여성들의메시아적힘을상기시킨다”고진단하면서“현대한국의속어혁명을통해성장한장편소설중가장희극적인동시에가장진지한인간사회의우화”라고극찬했다.

과거의반성,현재의거울,미래의통찰이되어줄우리시대의고전
완장의시대를사는이들이꼭한번읽어야하는책!

196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회색면류관의계절」로등단한작가윤흥길은50여년이지난현재까지도꾸준히창작활동에임하고있는한국문단을대표하는원로작가다.윤흥길작가의작품은각종평론과논문으로많은논자들에의해꾸준히연구되고있으며,교과서수록작및교육기관추천작으로서선정되면서시대와세대,계층을넘나들며독자들과의접점을꾸준히확장해가고있다.특히문학작품의영상화가진귀했던1980년대에TV드라마로제작되면서전국민적인반향을불러일으키기도했고,여전히정치권이나각종언론매체의사설및칼럼등에서종종『완장』의내용이인용되곤한다.그만큼『완장』이우리한국문학사와사회문화전반에차지하는위상과영향력은상당하다.

윤흥길작가의『완장』을통해우리는우리사회를좀먹는권력의위선,권력을향한인간본성과욕망등을그뿌리부터찬찬히톺아볼수있고,미래를위한질문과통찰을얻을수있다.그렇기에이번40주년특별판출간은우리안에산재한여러갈등과모순의시원을직시할수있는‘환기’이며불행이반복되지않기를바라는‘다짐’이기도할것이다.

줄거리

호남지방야산개발사업에편승하여벼락부자가된최사장은저수지사용권을따내어양어장을만들고그관리를동네건달종술에게맡긴다.적은급료였지만완장을차게해준다는말에귀가번쩍뜨여종술은관리인으로취직한다.“종술은노란바탕의파란글씨를세개의빨간가로줄로장식하고싶었다.그리고기왕고치는김에아예글씨도어쩐지약한느낌을주는‘감시’보다는좀더권위가있어보이는‘감독’으로바꿀생각이었다.”노란바탕에파란글씨가새겨진감시원완장,그서푼어치의권력을찬종술은낚시질을하는젊은남녀들에게기합을주기도하고고기를잡던초등학교동창부자를폭행하기도한다.

완장의힘에빠진종술은읍내에나갈때도완장을두르고활보한다.하지만종술의아버지는종술과같이완장에집착하다비극적최후를맞이했었고,종술의어머니인운암댁은완장에집착하는종술을두고종술의아버지를떠올리면서완장에미혹된종술을걱정한다.완장의힘을과신한종술은급기야자신을고용한사장일행의낚시질까지막아서며패악을부리다결국관리인자리에서쫓겨난다.하지만종술은해고에도아랑곳하지않고저수지주변을맴돌며봄가뭄에저수지물을빼려하는수리조합직원,경찰과크게부딪히게되는데…….

작가의말

호박에줄긋는다고수박이되지않는이치쯤은알고있다.그러함에도불구하고호박에새퉁스럽게줄죽죽내리그어세상에다시내놓는까닭은결단코수박으로위장하기위함이아니다.출간한지40여성상이흐르도록마치늙은호박을밭에서갓거둔맏물수박처럼줄곧시원칠칠한눈빛으로대해주신독자여러분의호의에감사의염을표하기위함이다.

……그무렵나는시국사건의여파로본의아니게노고단밑심원마을에들어가한달여동안을세상과등진채혼자지내야했다.그곳에서자취로생활하는동안,태생부터잘못된독재정권이휘두르는폭압앞에벌레처럼무력한존재로움츠러든나자신이너무도불쌍하고처량해서한번도거울속을들여다보지않았다.심심산골에서오랫동안자학의시간을견디던끝에나는마침내유일한자구책을만나하산해서집으로돌아올수있었다.

작가인나를일개미물같은존재로전락시킨거대권력에효과적으로보복하는길은역시작가의펜을무기삼아권력그자체를우스꽝스럽기짝이없는물건으로희화화함으로써실컷야유하는그방법밖에없었다.사실주의적정공법으로는독재정권의검열을피하기어려운시국이었다.야유의수단으로풍자와해학을동원함으로써당국의검열을우회해야만했다.이것이장편소설『완장』의출생배경이다.이소설을씀으로써나는비로소실의와자괴지심을딛고재기할수있었다.이를테면이소설이절체절명의궁지에몰렸던나를구원한셈이다.-‘출간40주년기념특별판(제5판)작가의말’에서

그동안『완장』의내용이인용된사례들을대충훑어볼라치면한가지기현상이눈에띈다.여가야를,야가여를꾸짖고보수가진보를,진보가보수를비판하려는정치적의도하에내소설을임의로차용하는경우말이다.한편의해학소설을통해꾀죄죄한가짜권력의떠세하는행태를그려보임으로써진짜배기거대권력의무자비한속성을끄집어드러내고자했던내창작의도에서한참멀리벗어나때로는주객이전도되거나때로는아전인수로사용되는,웃지못할사례들이종종생겨나곤한다.만일지금까지칼인줄잘못알고남의깃털을무단히가져다아무렇게나휘두르신분들이계시다면,제발그보잘것없는물건을본래의자리로되돌려놓으실것을이자리를빌려간곡히당부드리는바다.-‘제4판작가의말’에서

나는『완장』을집필하면서많이행복해했다.권력이나를가지고노는게아니라내가권력을가지고놀고있다는착각이내가느끼는행복감의원천이었다.백성들위에군림하는권력을희화화의대상으로삼아마구꼬집고할퀴고옆구리와발바닥을간질임으로써우스꽝스런꼬락서니로짓뭉개놓았노라고생각했을때의그쾌감을지금도기억하고있다.-‘제3판작가의말’에서

말도많고탈도많은작금의우리정치현실을두고생각할때우리의주인공임종술과김부월이권력의지앞에서매우착종된태도를보였던저80년대적상황하고전혀다를게없기때문에매우불행한노릇이지만,이작품은여전히유효하다고생각한다.-‘제2판작가의말’에서

만약독자들가운데서이작품을읽고어느정도재미라는걸느낄수있게된다면,나는그것이작가의계산된의도에따르는재미라기보다는우리네시골사람들을통하여오늘날까지연면히이어져내려오는우리민족특유의해학성에서비롯되는재미일거라고말하고싶다.쓰는동안에내가줄곧의식했던것은바로그해학성이다.우리의고전문학속곳곳에서보배처럼빛나던,그러나채만식선생을마지막으로이제는거의끊기다시피한우리문학의해학적전통이지난해에나를내내사로잡고있었던셈이다.-‘제1판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