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일기 - 황금알 시인선 290 (양장)

별밤일기 - 황금알 시인선 290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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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옥경운 시인의 시편들은 소박하다. ‘소박한 것은 위대하다’라고 웅변한 19세기의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1868~1938)의 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는 시인 윤동주와 백석이 사랑한 시인이다. 프랑시스 잠은 사소한 무정물에도 ‘조그만 영혼들’이라 호명하며, 영혼을 심었다. 옥경운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소박하게 연결하여, 자연 속에서 인간의 심상과 기억을 호명하면서, 절제 있는 아름다움을 표상한다.
저자

옥경운

저자:옥경운
옥경운시인은1940년경남거제도에서태어나육군하사,일반하사,병기보급하사관만기제대를했다.민족통일중앙협의회와한일은행이공동주최한1996년‘통일문학’현상공모시부당선과함께,그해『자유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한국카톨릭문인협회,관악문학회부회장,거경문학회회장겸주간을역임하고,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회원이며,자유문학회감사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밤바래기』『사랑방카페』『묵혀둔길을열고』『그늘이되고싶다』등이있다.통일문학상,인산&죽염문학상대상을받았다.

목차

1부

물반지12
눈밭에하트그림13
하늘을바라봅니다14
내꽃16
호박17
오래된골목18
보물1호20
귀염둥이21
가족이란울타리22
손님23
빛바랜사진24
그만오라고25
미소짓고다가오는그대26
명자꽃27
먼그리움28
별밤일기29
함박눈이오시네30

2부

낙서벽32
장미꽃33
산친구34
겨울산의등불35
12송이산나리꽃36
외딴집37
대가꽃이피었다38
5―1번39
저녁놀40
눈꽃지는소리41
풀꽃과의만남42
바위섬43
해거름풍경하나44
개밥바라기별45
굄돌46
도라지꽃47

3부

말을많이한죄와벌50
여―암초51
한번불러보고싶다52
봄내53
첫눈이오는날54
생강나무꽃55
언제56
풀꽃57
소문58
백목련59
신바람60
어제는그만잊고61
입춘날62
눈맞춤63
해바라기꽃64
갯마을65
5월의숲길66

4부

유등68
잔설69
되게70
산딸나무꽃71
부시통72
겨울산사73
한발먼저온봄74
밤에온첫눈75
‘엄만’데76
겨울나무77
서로길이되어78
잎눈79
전화한통80
진달래참꽃81
보슬비가오는날82
아카시아꽃83

5부

해금강―명승2호86
소금강―명승1호87
용두암88
겨울한라산89
공곶이90
두마음92
북한산신동엽길93
바람의언덕94
눈쌓인산을오르며95
선재도목섬96
운악산미륵바위97
신선대98
용문산바윗길99
망산―천하일경100
녹색동행―빈자리102

발문|김영탁_현대시에담긴자연과기억의조화103

출판사 서평

현대시에담긴자연과기억의조화
-옥경운시집『별밤일기』
김영탁(시인·『문학청춘』주필)

옥경운시인의시편들은소박하다.‘소박한것은위대하다’라고웅변한19세기의프랑스시인프랑시스잠(1868~1938)의시가자연스럽게떠오른다.그는시인윤동주와백석이사랑한시인이다.프랑시스잠은사소한무정물에도‘조그만영혼들’이라호명하며,영혼을심었다.옥경운시인은자연과인간의삶을소박하게연결하여,자연속에서인간의심상과기억을호명하면서,절제있는아름다움을표상한다.

마을에서
한참떨어진
산밑,

외딴집에
널려있는빨래가
새물내를내며
깃발처럼팔랑거린다.

‘이집에
사람이살고있다’고
멍멍개가짖고
닭이운다,꼬끼오.
-「외딴집」전문

시「외딴집」은단순소박한정경을그리고있지만,산밑의외딴집에널려있는빨래가산뜻한물내를내뿜으며,‘사람이살고있다’라고깃발을흔든다.유치환의“소리없는아우성”(「깃발」)과결은다르지만,깃발(빨래)의공통점은바람을전제로한다.눈에보이지않은바람을먹으면서깃발은살아움직이는것이다.옥경운시인의따뜻한시선은작고여리고혼자인것에시선을던지면서무정물인빨래와개와닭까지새로운생명의기운을불러일으킨다.

넝쿨이별을달고
하늘을품더니만

탯줄에점지받은
자식들오순도순

세상을모나지않게
둥글둥글살구나.
_「호박」전문

「호박」시는호박을통하여생명의잉태와탄생을그리면서,“세상을모나지않게/둥글둥글”사는통찰로원융의세계를지향하고있으면서,자연과생명의순환을상징적으로그려내고있다.호박넝쿨이별을달고하늘을품는이미지는땅에서태어났지만,하늘까지넉넉하게품는품성은소박한듯하나광대무변하다.탯줄에점지받은자식들이둥글둥글살아가는모습은자연의조화와인간의생명을축복하고있다.이시는자연속에서의인간삶의화평과순환을강조하며,자연과인간의조화를시각적으로전달한다.

손을뻗어
별하나딸까,

지리산의밤하늘은
별세상이다.

이많은별들속에
네가사는별은
어느별이냐,

천왕봉에서
떨어지는별하나
가슴에안았다,

별을가슴에안고
별꿈을꾼다,

별이되어
별이된너를
만나보고싶다.
-「별밤일기」전문

시「별밤일기」는별을가슴에안고별꿈을꾸면서,별이되고별이된그리운이를만날수있는동화같은아름다운서정을노래하고있다.별을중심으로꿈과소망을그린시이다.지리산의밤하늘은별세상이되어화자에게무한한상상력을제공한다.별속에서사랑하는이를찾고,가슴에안은별을통해꿈을꾸는모습은시적상상력의극점을보여준다.
‘별밤일기’라는말자체도다양한재미를더한다.별밤에쓰는일기일수도있고,하늘의별밤자체가비밀이가득한일기장으로환치된다.가슴벅찬별밤이펼쳐진공간에서화자의꿈과소망이어떻게피어나는지를시적으로밤하늘에아름다운수(繡)를놓았다.

소박한옥경운시인의시편들은‘소박한것에관한위대함’을발견한프랑스시인프랑시스잠과연대하고있다.무정물과유정물의회통하는교감으로시인은자연을통해인간의삶을재조명하고,그속에서발견되는아름다움과생명력을소박하게그리면서,유감없이우리에게소중한것들을선물하고있다.이러한시적면모는독자들로하여금자연속에서자신의삶을다시금돌아보게하며,자연과의조화를생각하게한다.옥경운시인의시편들은한국현대시의자연주의와향토적감성을잘드러낸다.자연의아름다움과인간의기억과심상을결합하여독특한서정성을표현한다.이러한시적기법은독자들에게깊은감동을주며,일상속에서발견되는자연의의미와인간의감정을재조명하게한다.

옥경운시인은우리가지나치고외면했던,외롭고쓸쓸한공간에서대상들을호명하여노래함으로서,그공간은다시생명을얻어진경산수화(眞境山水?)한폭을메마른세상으로보내고있는건아닐까.그진경(眞境)들은전통적인서정의뿌리와함께,인간과자연의동일시를통해서소박하면서따듯하게그려내고있다는것이다.

시인의말

석양길을걸으며

다섯번째시집이다,
차일피일하다보니많이늦었다.
석양길을걸으며
동녘하늘을바라보니
지난날들이그립다,
먼저간친구들이보고싶고
내가오른산들이그립다.
이그리움들을가슴에안고
지는해를바라본다,
이번시집은
내가살아온날들의그리움이다.

여름날,관악산자락에서
옥경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