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가 만난 지구

케플러가 만난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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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초대형 혜성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전염병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어느 봄날 새벽, 우주선 천마호를 타고 온 호세가 간월산 정상에 나타난다. 우주인들의 지령을 받은 그는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세 개의 열쇠를 구해 21일 만에 떠나야 한다.
호세의 열쇠 찾기 행로에는 수정마을에 사는 한별이를 비롯해 인디 가수이자 환경운동가인 곡두, 고택을 복원하는 데 모든 것을 건 재우, 금줄개구리 지킴이 지우 스님, 철학관 주인 부산댁, 비단벌레 지킴이 손씨가 함께한다.
손씨가 발견한 수로를 통해 동해 수중왕릉으로 들어간 호세와 한별이는 해룡이 된 문무왕을 만나고 옥룡 목걸이를 얻는다. 이어서 호세는 참새와 여왕개미들의 공조 작전으로 천전리 각석 절벽 밑에 있는, 공룡 화석을 손에 넣는다. 그리고 마침내 구형왕릉에서 지우 스님과 부산댁이 구해온 운석을 건네받는 것으로 세 개의 열쇠 찾기 임무를 완수한다.
한편, 역할을 완수한 호세는 날이 어두워지자 천마호를 타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서는데….

『케플러가 만난 지구』는 신라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흐름 속에서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의 메시지를 곳곳에 심은 장편소설이자, 산문집과 소설집을 주로 펴낸 70대 여성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첫 SF 소설이다.

저자

고금란

부산영도출생.1994년계간지《문단》겨울호에단편소설『포구사람들』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이듬해농민신문에농촌소설『그들의행진』이당선되었다.1995년첫창작집『바다표범은왜시추선으로올라갔는가』이후『빛이강하면그늘도깊다』,『저기,사람이지나가네』등의소설집을출간했으며산문집으로는『그대힘겨운가요오늘이』를펴냈다.2011년『소키우는여자』로16회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고현재부산소설가협회회장으로있다.

목차

1외계에서온아이│2천년왕국│3첫경험│4대책회의│5인연│6가족│7왕과노는남자│8회상│9운석│10만남1│11천전리각석│12합방│13순정│14독백│15초록평화│16비단벌레│17승리자│18변명│19리앙쿠르대왕│20열쇠│21만남2│22해룡│23궁금증│24수용│25해후│26누명│27발각│28숨은지배자│29마지막질주│30바다소│31적응│32승천│33기적│34약속│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지구환경과인류의생활방식에대한고민과
천전리각석에새겨진화랑의이름이
운명처럼소설속에서만나다

고금란작가는20년전어느가을,지구생태계를주제로공부하면서지구환경과인류의생활에대해깊이고민했다.그리고『우리문명의마지막시간들』을쓴톰하트만의‘인간이삶의방식을바꾸지않는다면21세기말쯤지구는사람이살수없는행성이될지도모른다’라는말에깊은경각심을가졌다.시간이흐르고그의지적들이하나둘현실이되는것을목격하면서이를소재로집필해야겠다고생각하던차에,울산에있는암각화와천전리각석에새겨진‘호세,수품’이라는두화랑의이름을보고비로소소설의내용을구상한다.

계단을내려가자기하학적인문양과그림들로가득한각석이나타났다.큰바위중앙에세로로새겨진낯익은이름이호세의눈에들어왔다.
好世
水品
그는자신과수품의이름에눈길을주면서아득한기억속으로빠져들었다.
-본문중에서

작가는“소위성공했다고하는SF소설이나영화는대부분선과악의대립을다루거나내용과표현이비현실적이고흥미위주로전개되는경우가많다.”라고말한다.그래서이책에서는일상에서크게벗어나지않고담담하게메시지를전하는데집중했다.
그런의미에서케플러가만난‘지구’는행성자체이자한별이를비롯해등장하는인물들이요,이땅위의모든생명곧우리모두이다.내용가운데외계에서온인물이나왕국탄생프로젝트의배경을빼면평범한이웃들의모험담이떠오르는것도같은맥락이다.
이와함께역사서처럼사실의궤적을훑지않아도,환경칼럼처럼직설적인문제를제시하지않아도,소설을읽다보면자연그런일에또는그런일을하는사람들에게고마운마음을갖게된다.

순일하면서도다정한노작가의첫SF소설이
뜨거운순정으로세상에남겨지기를

호세가제일처음지구에도착해서만난공주개미가인간보다더강한척,하는모습은얼핏유치하면서도미워하려야미워할수없는『어린왕자』속장미를생각나게한다.
저먼북극성에서온호세의이름을들은부산댁이자기남편과같이좋을호에세상세자를쓰냐고묻자그렇다고대답하는장면이나,지구밖의세계인외계(外界)에서온호세가신라시대때처음지구를방문한이야기에서신라때의군대였던외계(外?)가떠오르는것은새삼스러우면서도흥미롭다.

많은것을이야기하지만순일하고,낯선등장인물을배치하면서도다정함을잃지않는『케플러가만난지구』는―오랜활동을하면서도처음작품이나사람을만날때처럼한결같은―작가의평소모습과도퍽닮았다.자연재해나생태계파괴등으로인한인류의위기를보면서초고를쓰던마음과,생명의본질이나만물의상호연관성을빠르게잃어가는사회의모습을대하면서원고를마무리하던마음이하나였던것처럼.
그래서인지작가가귀하게여기는순정이라는단어는열정보다더뜨겁다.
오래갈고닦아세상에내놓는,조금은낯설고서툰,노작가의첫SF소설이역사와환경과자신의자리를사랑하며지켜나가는사람들에게뜨거운순정이되리라믿는다.